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01 조회수974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10월 1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대축일
 
 
 
Amen, I say to you, unless you turn and become like children,
you will not enter the kingdom of heaven.
(Mt.18.3) 
 
제1독서 이사야 66,10-14ㄷ
제2독서 1코린토 7,25-35
복음 마태오 18,1-5
 
지난 수요일, 군인신학생 피정에 다녀왔습니다. 전국의 군인신학생들이 의정부교구의 한마음 수련장에 모여서 피정을 했지요. 저는 성소국장으로서 인천교구의 군인신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군인신학생들 뿐만이 아니라, 이 군인신학생들의 친구들도 참여하고 있더군요. 즉, 공익근무를 하고 있는 신학생 그리고 면제 판정을 받고 군대에 가지 않은 신학생들도 자기 동창들을 만나기 위해 피정에 함께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즉, 이들이 군인신학생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분명 신학교에서 함께 살았던 친구였는데도 말이지요.

왜 그럴까요? 바로 공통주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군대’라는 주제에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에, 함께 공부를 했던 친구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오랫동안 말을 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군인신학생은 군인신학생 끼리만 어울리는 경우를 많이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어떤 자매님께서 제게 상담했던 내용이 떠올려졌습니다. 그 자매님께서는 제게 이러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신부님, 정말로 잘 기도가 안 되어요. 나름대로 기도를 하려고 해도 집중이 되지 않고, 딴 생각만 많이 나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기도를 집중해서 할 수 있죠?”

기도가 안 되는 이유. 바로 신학생들 안에서 공통주제를 맞추지 못해서 서로 함께하지 못하는 것처럼, 주님과의 공통주제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주님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를 해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것에 우리들이 집중하면서 대화한다면, 우리들은 주님과 깊은 나눔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다른 것들이, 즉 주님께서 별 관심을 두지 않거나 싫어하는 것들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주님과 함께 대화를 나눌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오늘은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대축일입니다. 데레사 성녀는 끊임없이 주님과 대화를 나누신 분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과 사랑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저것에 관심을 두는 어른들과는 달리, 순수하고 단순한 어린이와 같은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갔기에 그녀는 주님과 가장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주님과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서 대화를 나누고 있을까요?

주님의 주관심사는 사랑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우리 역시 사랑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주님과 대화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주님과 함께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 주님의 공통주제인 사랑에 주목하도록 합시다. 그래야 우리 역시 데레사 성녀와 같이 복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성장의 본질은 타인의 삶에 나를 비추어 보고 내 마음을 빗질하는 데에 있다(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호기심을 잃어버렸다는 것(김태훈, ‘김태훈의 랜덤 위크’ 중에서)

직업적인 글쓰기와 방송 출연에 허덕거리는 요즈음, 언젠가부터 음악과 영화, 책 읽기의 순수한 즐거움을 잃어버린 듯하다. ‘쿵푸 팬더’를 보면서도 주제곡이 어떤 시점에서 나올지 신경 쓰다 보니 잭 블랙의 익살 넘치는 목소리 연기와 귀여운 판다의 재롱도 백 퍼센트 즐기지 못했다. 성석제의 ‘유쾌한 발견’을 읽는 동안도 이 화려한 상식의 세계를 어떤 프로그램에서 써먹으면 좋을까 고민하느라 정작 책을 다 읽었을 때는 그런 책을 읽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한 지경이었다.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언젠가 주말 라디오 프로그램을 녹음 중인 배철수 선배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디지털 장비가 갖추어져 멘트만 따고 음악은 파일로 붙여도 되지만, 배철수 선배는 모든 녹음을 실시간으로 음악을 들으며 진행 중이셨다.

“멘트만 녹음하시면 녹음 시간이 절반으로 줄 텐데 왜 음악을 다 듣고 계세요? 더구나 다 아시는 노래들을요.”

배철수 선배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씀하셨다.

“DJ가 듣지도 않는 음악을 누구에게 들려준다는 거냐?”

생각해 보면 잉그리드 버그만이나 율 부리너의 이름은 엄마 몰래 보던 흑백 TV에서 알게 되었고, 존 콜트레인의 음악은 클럽과 재즈 페스티벌을 돌아다니며 세례 받았다. 그곳엔 순수한 쾌락이 있었다. 밥 먹고 살기와는 전혀 무관했기에 행복할 수 있었고, 행복했기에 보이고 들리고 기억되었던 것이다.
 
 
 
 
 
Straight From My Heart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