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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개신교 영성, 천주교 영성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02 조회수929 추천수16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제 27 주일 - 개신교 영성, 천주교 영성


 

개신교에서 가장 유명한 목사님을 뽑으라고 한다면 누가 뭐래도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조용기 목사일 것입니다. 그는 설교는 물론이고 치유와 효율적인 목회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에서 겨자씨만한 믿음만 있어도 산을 옮길 수 있다고 하였는데 어찌 보면 조용기 목사는 산보다 더 큰 것을 옮겼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조용기 목사의 한 마디면 산하나 옮겨지는 것은 식은 죽 먹기입니다. 75만의 신도들이 힘을 합치면 우리나라에서 하지 못할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 분은 꿈이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큰 교회를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일이 잘 풀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몸도 허약했고 교회를 시작했던 곳도 매우 가난한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꿈을 꾸었고 꿈이 실현될 것을 믿었습니다. 여의도에 땅을 얻게 되었고 지금 돈으로는 이천 억이 넘는 교회를 단돈 몇 백만 원 가지고 짓기 시작하였고 결국 이루어냈습니다. 만 명 정도의 신도만 있다면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큰 교회입니다. 한 교회에 75만이라는 숫자는 세계 1위를 넘어서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입니다. 천주교 신자는 성당 나오는 퍼센테이지가 30%에 불과하고 십일조도 내지 않는 것에 비한다면 이 한 교회의 위력은 어쩌면 한국 천주교를 다 합친 것보다 클 수도 있습니다. 조용기 목사는 산을 옮길 수 있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위대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 서울에 있는 매우 큰 교회를 지을 때 이야기입니다. 그 목사님은 매우 조용하시고 카리스마가 없게 보였지만, 어느 날 교회를 크게 짓기로 결심하고 모든 신도들에게 “우리 모두 내일부터 한 달 동안만 살 돈을 남겨놓고 나머지는 모두 건축헌금으로 봉헌합시다. 그리고 그런 믿음이 있는 사람들만 이 교회에 다니기로 합시다.”라고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목사가 미쳤다고 하면서 떠나갔고 남은 사람들은 한 달 살 돈만 남겨놓고 모두 교회에 봉헌하였습니다. 그래서 누구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교회가 완성되었고 그 때 남았던 가족들은 지금 모두 300대 기업 안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 일화는 믿음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현세의 축복도 받는다는 좋은 예로 남아있습니다.

이런 것이 개신교의 영성입니다. 개신교에서 성공했다고 한다면 커지고 유명해지고 풍족해지는 것입니다. 위에 있는 목사들이 개인적으로 벌어들이는 돈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리고 다른 개척교회 목사들은 성공한 여러 케이스의 목사들의 믿음을 본받아 더 많이 전교해 더 큰 교회를 만들려는 꿈에 부풀어있습니다. 믿음으로 산도 옮길 수 있는 영성, 이것이 개신교가 지향하는 영성입니다.

 

산을 옮기는 믿음에 대해 말씀하시고 예수님은 곧 이어 착한 종의 비유말씀을 들려주십니다. 이 종은 낮 동안 밖에 나가서 등골이 휘게 일을 합니다.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하여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고 다 주인에게 가는 것을 알면서도 자기 것인 양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보니 주인은 누워서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자신의 저녁상을 차리라고 합니다. 종은 자신이 왜 종으로 태어나서 이런 고생을 하느냐며 한탄도 할 법 한데 아무 불평 없이 당연히 종으로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되어 주인의 식탁을 차리고 주인이 먹는 동안 배가 고픔에도 불구하고 시중을 듭니다. 주인이 미안하고 기특한 마음이 들어 칭찬을 해 주었더니 종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는 보잘 것 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이것이 천주교 영성입니다.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신 예수님의 모범을 본받아 자신을 끊임없이 낮추어 가장 작은 사람이 되는 것이 천주교에서는 성당을 백 개 짓는 것보다 하느님을 더 기쁘게 해 드린다고 가르칩니다.

예수님께서 72제자를 파견하실 때 그들의 노력으로 마귀들이 쫓겨나고 수많은 사람들이 하느님께 돌아왔습니다. 제자들이 이 사실을 기쁜 마음으로 보고할 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악령들이 복종한다고 기뻐하기보다도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기적을 하고 전교를 하고 하는 것들이 곧 구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기뻐해야 하는 이유는 자신이 구원받을 사람이기 때문이지 그런 능력들을 발휘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수많은 기적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회개시켰다고 해서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 날 하느님께서 나를 심판하실 때, 내가 살아있는 동안 무엇을 했느냐로 심판하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이냐’로 심판하실 것입니다. 다시 말해 내가 한 일로 심판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천사처럼 되어있다면 천사로 심판받을 것이고 마귀처럼 되어있다면 마귀처럼 심판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천주교의 영성은 무엇을 하는 외적인 일이 아니라 거룩하게 되는 내적 본질입니다.

마태오 복음 24장을 보면, 마지막 날 두 여자가 똑 같이 맷돌을 돌리고 있다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남겨둘 것이라고 하고, 둘이 밭을 갈고 있다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남겨둘 것이라고 합니다. 이 의미는 똑 같은 일을 하더라도 한 사람은 천사일 수 있고 한 사람은 천사의 흉내를 내는 마귀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천주교 영성은 활동에 있지 않고 존재의 본질에 있습니다.

마르타가 예수님을 위해서 이리저리 뛰어다닐 때 그녀의 동생 마리아는 일도 하지 않고 예수님의 말씀만 듣고 있습니다. 마르타가 예수님께 동생을 나무라라고 청했지만 결국 자신이 나무람을 당합니다. 예수님은 필요한 것은 하나밖에 없는데 마리아는 그 몫을 택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외적으로 커지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내적으로 거룩해지는 것입니다.

 

개신교의 영성이 제자들을 파견하여 많은 이들을 회개시키는 장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천주교의 영성의 초점은 골고타 언덕입니다. 그렇게 마귀까지 쫓아내며 예수님을 위해 일했던 제자들 중에 유일하게 요한만이 골고타 언덕까지 올라왔습니다. 나머지들은 영광이 있는 자리에는 있을 줄 알았지만 모욕과 멸시와 고통이 있는 곳에는 머물려 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옆구리가 찔리셨을 때 성전의 지성소 휘장도 동시에 찢어졌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 계신 곳은 더 이상 예루살렘 성전이 아니고 골고타 언덕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골고타 언덕에서 용서의 피와 은총의 물이 흘러 넘쳤기 때문에 그 곳이 새로운 하느님의 집이 된 것입니다. 누구든 골고타 언덕에 오른 사람만이 하느님과 함께 머물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 오르지 못한 이들이 이루어놓은 업적은 그것이 무엇이건 가치를 잃게 됩니다. 오직 골고타 언덕에 올라 고통의 십자가 밑에 있는 사람만이 그가 한 일까지 인정을 받게 됩니다.

성모님께서 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설교를 하고 기적을 행하신 적이 있습니까? 다만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는 마음으로 평생을 사셨을 뿐입니다. 외적으로 남겨놓은 업적은 하나도 없고 그 흔하게 하던 기적조차도 행하신 기록이 없습니다. 그냥 조용히 살다 가셨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개신교에서는 성모님을 격하시킵니다. 눈에 보이는 위대한 목사님들과 같은 큰 업적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큰 교회를 세운 인물이라도 성모님의 발톱만큼도 하느님께로부터 인정받지 못했음을 말입니다.

제가 수지에서 견진교리를 할 때 열심히 나오시는 한 형제님이 있었습니다. 직장을 마치고 한 번도 빠지시지 않고 열심히 나오셨습니다. 어떤 젊은 자매님의 종부성사를 주러 갔더니 남편으로 그 집에 있었습니다.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는데 대단하신 분이시라 생각했습니다. 아내는 죽음을 준비하며 친정에서 병원비를 얻어다 썼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남편과 아기 단 둘만 남기고 떠나는 마음에 살고 있던 아파트를 팔아 병원비를 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였던 것입니다. 그 자매님은 돌아가셨고 그 형제님은 장례를 치루는 동안 한 번 교리를 받지 못한 것을 제외하곤 그 이후에도 빠지신 적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성당에서 견진까지 받으려고 하는데 이렇게 안 좋은 일을 일어나게 하셨느냐고 하느님께 불만도 갖는 것이 당연할 텐데 이 형제님은 아내가 떠나는 대신 받는 선물이 견진성사인 양 기쁘게 성사를 받았습니다.

이것이 천주교의 영성입니다. 골고타 언덕은 삶이 힘들 때를 의미합니다. 그 때 조차도 하느님께 성실 할 수 있다면 여의도 순복음 교회를 세우는 것보다 하느님의 눈에는 더 크게 보인다는 것이고 그렇게 심판 받게 될 것입니다.

 

요즘 천주교 안에서도 개신교와 같은 숫자 위주의 신앙이 강요받기도 하는데 진정한 영성은 그것이 아닙니다. 프란치스코 사베리오는 평생 세상을 돌아다니며 선교를 했지만 소화 데리사는 몇 년을 그저 선교를 지향하며 수도원 생활을 잘 해 내었습니다. 결국 대축일로 기념되고 있는 전교의 수호자는 소화 데레사입니다. 이것이 천주교의 영성입니다.

고통 중에 예수님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높은 영성에 도달 해 있는 것입니다. 또 예수님은 그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 높은 영성에 도달한 사람에게 고통도 주실 것입니다. 모든 것을 영웅적으로 참아내고, 모든 것에 감사하고, 한 인생을 끝마칠 때, 눈을 감으며 이렇게 기도합시다.

“저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 내 발을 씻기신 예수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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