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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04 조회수863 추천수12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제 27 주간 월요일 -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


 

제가 신학생 때 이태리 한 본당에서 여름을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한 번은 장례미사를 하는데 신자들이 그렇게 많이 미사에 참례한 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보통 주일 교중미사보다 두 배는 더 온 것 같았습니다. 자리가 없어 서서 미사 하는 사람이 더 많았고 뙤약볕이 내리쬐는 밖에도 들어오지 못한 신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때 돌아가신 자매는 나이가 50대 전후이고 암으로 돌아가신 평범한 가정주부였습니다. 물론 평상시에도 신앙이 깊으셨지만 암 선고를 받고나서는 더욱 열심히 사셨습니다. 갑자기 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것은 2-3년 전이었고 최대 3개월을 살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자매님은 병원에 있는 것을 거부하고 3개월이라도 최선을 다 해 살아보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성당에서 교리교사를 하면서 봉사하였고 다른 자원봉사 단체에도 가입하여 남들을 위해 일하였습니다. 3개월도 못 산다고 했지만 거의 3년을 사셨고 남편의 말에 의하면 마지막으로 쓰러질 때까지 3년 동안 아픈 기색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 자매님은 그 분이 모든 사람들의 이웃이었다고 합니다. 길거리에서 아는 사람을 보면 멀리서도 달려와 인사하고 안부를 물어주었다고 하시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렇게 모든 이들에게 이웃이 되어 주셨기에 그 장례식장에는 시장을 비롯한 정치인들부터 당신이 가르쳤던 아이들까지 수많은 그 자매님의 이웃들이 오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율법교사가 하느님나라에 들어가는 방법을 묻습니다. 예수님은 그 사람에게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으십니다. 본인이 찾아내려 하지 않기 때문이지 사실 모든 사람 안에는 이미 해답이 다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하였습니다.”라고 대답하고 예수님은 그럼 아는 대로 실천하라고 하십니다.

사실 아는 것만 실천할 수 있어도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스갯소리로 사제들은 입만 천당 가고 수녀들은 귀만 천당 간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 율법교사는 그러면 누가 자신의 이웃이냐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그것의 대답으로 유명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말씀을 들려주십니다.

사마리아인은 유다인들에게 벌레취급을 당하는 사람이었지만 한 유다인이 쓰러져있는데 다른 유다인들이 건들려고 하지도 않는 그를 정성껏 치료해줍니다.

그 사람은 예루살렘에서 예리고로 내려가는 길이었습니다. 예리고는 본래 레위지파, 즉 성전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이나 사제들이 사는 동네였습니다. 그러나 그 길을 오가던 사제와 레위지파 사람은 그를 건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피가 흐르는 그를 건드렸다가는 부정하게 되어서 성전에서 봉사를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성전에서 봉사하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뒷전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성전에 부정하다고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마리아 사람이 그에게 사랑을 실천한 것입니다.

이 사마리아 사람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가가기를 거부하던 창녀나 세리, 죄인들, 사마리아인들 할 것 없이 모든 이들의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율법학자의 질문과 대답이 진정 일치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율법교사는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라고 물어보았지만 예수님은 ‘네가 사마리아인과 같이 이웃이 되어 주어라.’라고 답하고 계십니다.

믿는 사람에게는 ‘누가 나의 이웃인가?’라는 질문은 있을 수 없습니다. 누가 나의 이웃이고 내가 잘 해 주어야 하는 사람인가를 따지기 이전에 내가 진정 다른 이들에게 이웃이 되어주고 있는지를 먼저 살피라는 말씀입니다. 사람을 가려가며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가리지 말고 다가가 이웃이 되어주고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아니, 어쩌면 다른 이들이 다가가려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나에게 잘 해 주는 사람들만 가려 그들에게 잘 해 준다면 칭찬 받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마리아인이나 위의 자매처럼 누구를 막론하고 사랑을 실천해주는 이웃이 되라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누가 나의 이웃인가?

율법학자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제 몸같이 사랑하는 것이 구원에 이르는 길임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누가 이웃이냐고 질문함으로써 아직은 참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내가 도와주어야 할 이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이웃이 되어주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는 우리가 당신의 이웃이라 십자가에 달리신 것이 아니라 당신이 먼저 이웃이 되어주시기 위해 죽으신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 성인들 중에서 보잘 것 없는 이들의 이웃이 되어주신 몇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성녀 엘리사벳입니다. 엘리사벳은 헝가리 왕의 딸이었고 열세 살에 결혼하여 열여섯에 어머니가 되고 스무 살에 남편이 죽고 스물넷에 세상을 떠납니다.

그녀는 왕비였지만 항상 궁궐에 있는 것들을 빼내어 가난한 이들을 도왔습니다. 한 번은 먹을 것을 망토에 싸서 성을 나가는데 사냥에서 돌아오던 왕과 마주쳤습니다. 왕은 이상하게 여겨 망토를 풀어보았는데, 망토에는 장미송이들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이 기적을 목격한 왕은 그 중 가장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골라 죽기 전까지 간직하였습니다.

왕실의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말에 엘리사벳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심판날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오. 그날에 예수님은 내가 당신을 위하여 한 일을 물으실 텐데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이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드렸고 당신이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드렸으며, 헐벗었을 때 입을 것을 드렸고, 병들었을 때 찾아갔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푼 것은 모두 주님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의 남편이 죽자 엘리사벳은 궁전에서 쫓겨나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거리를 헤매며 굶주림과 추위에 떨어야 했습니다. 헝가리의 왕에게 이 소식이 알려질까 봐 몹시 걱정을 하며 성녀는 모든 고통을 혼자서 달게 참았습니다. 그럴 때에도 여전히 가난한 이들의 어머니로서 자선을 베풀었으며 그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였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성인이 되신 분은 페루의 수도 리마의 로사성녀입니다. 스페인의 약탈과 살육이 자행될 때 같은 스페인 사람으로서 로사는 가난한 사람들 편에 섰습니다. 집에 오두막을 짓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자고 함께 먹었습니다. 그러다 8월 24일 한겨울에 (페루는 남미이기 때문에 계절이 우리와 반대입니다) 가난한 이들 가운데서 동사 하였다고 전해집니다. 그 때 나이 서른한 살이었습니다. 지금도 로사 성녀의 축일만 되면 멀쩡하던 날씨가 추워지고 비바람이 분다고 합니다.

마더 데레사는 수녀로서 교직 생활을 하다가 자신의 길이 아닌 것 같아 고민하던 중 한 행려자의 ‘목마르다.’란 말을 듣고 가장 보잘 것 없는 형제가 바로 그리스도임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평생을 보잘 것 없는 이들 중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게 됩니다. 그녀의 소원은 하늘나라를 가난한 사람들로 가득 채우는 것이었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나병환자들을 매우 싫어하였습니다. 그들이 자신에게 잘못해서 싫은 것이 아니라 그들의 끔찍한 모습을 보기를 꺼려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온 전신이 멀쩡하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자신에겐 하나의 질타처럼 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느 날 성당 십자가에 달려계신 예수님의 고통과 나병환자의 고통이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는 달려가 나병환자를 안으며 용서를 청합니다. 그동안 알아보지 못해 미안했던 것입니다.

나의 이웃이 누구냐고 묻는 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내가 누구의 이웃이 되어주었는가만이 마지막 날에 구원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 나의 하느님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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