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속과 우등고속>

일 년 전쯤일까,

서울 가려고 줄을 지어서

버스표를 사는데

나는 우등고속 표를 샀다.

내 뒤에 서신 수녀님이

일반고속 표를 달라고 하신다.

나는 속으로 좀 찔끔 했다.

얼마 전에 나상기 동지가

자기는 서울 오갈 때

일반고속을 타고 다닌다 했다.

시간도 우등고속과 똑같이 걸리고

의자가 좀 넓고 좁다는 차이뿐

조금도 불편하지 않다고 했다.

일반고속버스가 우등고속버스보다

손님을 배로 태우니까

그렇게 다니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했다.

그 말을 듣고서

나도 얼마 전부터

일반고속으로 서울을 간다.

새벽에 출발할 때 보면

우등고속은 자리가 삼분의 일쯤

비어서 출발하는데 일반고속은

가득 차서 출발한다.

일반고속이라도 

의자도 좁지 않고 알맞고 편하다.

아예 우등고속이 없고

일반고속만 있어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다.

텔레비전에서 보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일반고속만 해도

최고 호화롭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