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필요한 것은 야쿠르트 하나 정도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05 조회수390 추천수4 반대(0) 신고

필요한 것은 야쿠르트 하나 정도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다.”

        주님의 대부분의 말씀이 그러하지만 이 말씀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지당하신 말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전에는
        아무리 하느님과 일치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하신 말씀이라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래서 기도 못지않게 마르타처럼
        주님을 위한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때는

        주님 사업에 소극적인 형제들에 대해
        열성이 없다고까지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하느님 사업에

        열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이 소극적이면

        열성을 더 내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나 요즘 와서는

        할 수 있으면 열심히 하자는 것이지
        꼭 그래야 하고 누구든지

        그래야 된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실상 많은 일들이 꼭 해야 할 일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해야 한다는 그 강박적 생각이 만들어낸 일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는 동안

        하느님이 소외되고 사람이 소외됩니다.
        일이 많을수록 더 그러 합니다.
        사람들은 일의 협력자이거나 도구입니다.

        며칠 전, 지난 토요일 갑자기

        장례 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웃 본당 신부님이 안 계신데

        갑자기 장례가 난 것입니다.
        한우리 젊은이들과

        임진각과 땅굴 순례가 잡혀 있었지만
        이 미사를 주례하고 합류하였습니다.
        저의 어머니 나이에 돌아가셨는데

        40년 이상을 홀로 사셨습니다.
        한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분이셨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된 것은 야쿠르트입니다.
        당신 집에 온 사람들을 절대 그냥 돌려보내지 않고
        한 결 같이 야쿠르트를 꼭 대접하셨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모르지만

        할머니에게 야쿠르트는
        가히 성체와 성혈의 성사와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진실하게

        만나게 한 것이어서일 것입니다.

        저를 반성했습니다.
        저는 참으로 많은 일을 도모하고
        따라서 많은 사람을 만나며

        많은 사람과 함께 일을 합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회의를 같이 하는 사람들입니다.
        일이 아니고 사람 대 사람으로만 만나는 것은 드뭅니다.
        그래서 우리 형제들이 농담 삼아 가끔 얘기하듯
        회의(會議)에 회의적(懷疑的)이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일을 하더라도
        하느님과 사람을 위한

        일이 되게 해야겠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 사람을 위한 일이 아니라
        하느님과 사람을 아무 것 없어도 만나는 것입니다.
        굳이 뭐가 필요하다면

        야쿠르트 하나 정도만 있어도 되지 않을까요?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