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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범사에 감사하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10 조회수936 추천수13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제 28 주일 - 범사에 감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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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축구를 잘 하는 편입니다. 보좌 신부로 부임했더니 그 본당에 어른들 축구팀이 있었습니다. 저도 함께 할 수 있었고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내었습니다. 하는 경기마다 거의 승리를 하였고 거기엔 저의 공도 컸습니다.

한 경기에 한, 두 골은 넣을 수 있었는데 어는 순간엔가 골을 넣으면 유명한 축구 선수들처럼 성호를 그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경기에 몰입하다 한 골을 넣으면 기분이 너무 좋은 나머지 성호를 긋는 것을 잊어버리곤 하였습니다.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잘 해서 골을 넣었다.’라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성호를 그었다 말았다 하는 모습이 싫어서 다시 아예 긋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스트라이커로서의 책임의식이 더해갔고 경기마다 골을 넣어 이기려는 마음에 무리하게 되고 거칠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급기야는 유학 나오기 전 서울 우승 팀과 경기를 할 때 야심의 슛을 날려 한국에서의 마지막 골을 넣었지만 무릎 인대가 늘어나서 한 6개월가량은 볼을 찰 수 없는 것은 물론이요 양반다리도 제대로 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정말 기쁘고 행복한 순간에 하느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고 결국 감사하지 못하면 교만에 휩싸여 자신이 망하고 만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로부터 치유를 받은 것은 열 명이지만 돌아와 감사를 드린 사람은 이방인 한 사람이었고 오직 그 사람만이 구원을 받았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이 말씀은 치유 받은 나머지 아홉은 치유를 받았지만 믿음도 없었고 그래서 구원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적을 체험했다고 자신이 믿음이 있어서 그랬다고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 좋은 체험을 하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릴 때에야 믿음도 증명되고 구원도 완성되는 것입니다.

 

로마에서 제가 학교에 가려면 바티칸을 지나쳐야하는데 그 곳에는 많은 거지들이 항상 앉아서 구걸을 합니다. 모든 이들을 다 도와줄 수 없어서 저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우선 조금 돈을 주어보고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에게 돈을 더 주도록 해야겠다.’

실제로 구걸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각자 달랐는데 어떤 사람은 단돈 백 원에도 감사하고 기도해 주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장난 하냐는 듯이 쳐다보고 쫓아오며 돈을 더 내어놓으라고 달라붙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작은 돈을 받고도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돈을 더 많이 주고 싶은 마음이 솟아나지만 돈을 받고 찡그리는 사람에게는 이미 주었던 작은 것마저 다시 빼앗아서 감사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는 돈도 나의 돈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왕 주는 것이면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에게 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하느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에게 더 주고 싶은 마음일 것이고 그래서 결국 가장 귀한 구원의 은총은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았던 그 이방인만이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집이 망하여 거지가 되어도 감사할 수 있을까요? 가족이 갑자기 죽어도 감사할 수 있을까요? 남편이 바람을 펴도 감사할 수 있을까요? 바오로사도는 “모든 일에 감사하라.”고 합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그것이 좋든 나쁘든, 항상 감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귀가 잘 들리는 것에 대해 감사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 쪽 귀가 잘 안 들리고부터는 다른 한 쪽이 잘 들리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귀가 두 쪽인 것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두 개 다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니 하나를 가져가신다 한 들 우리가 무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우리가 모르는 하느님의 깊은 뜻이 있겠고 우리는 그저 감사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옛날에 중국 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노인이 아끼는 한 말이 있었는데 어느 날 그 말이 오랑캐가 사는 나라로 달아나 버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노인을 위로하려 했지만 노인은 “혹시 아오? 이 일이 복(福)이 될는지?” 정말로 세월이 조금 흘러 그 말은 오랑캐 나라에서 짝을 찾아 준마 할 필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이에 사람들이 그 노인을 축하해주자 노인은 역시 같은 표정으로 “혹시 아오? 이 일이 화(禍)가 될는지?” 그 노인의 아들은 말 타기를 좋아했는데 역시나 말을 타다 떨어져 절름발이가 되었고 다시는 제대로 걷고 뛸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노인을 위로하였으나 노인은 태연하게 “혹시 아오? 이 일이 복(福)이 될는지?” 1년이 지나 북방 오랑캐가 쳐들어오자 그 마을 젊은이들은 군인으로 징집되어 싸우다 모두 전사하였지만 그 노인의 아들만 불구라는 이유로 그 마을의 유일한 총각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새옹지마(塞翁之馬), 즉 ‘변방 할아버지의 말’이라는 사자성어 이야기입니다.

 

귀가 안 좋아져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한 분은 자신에게 닥치는 고통이 너무 커서 신앙을 잃었다가 이번엔 수술을 하면서 하느님께 기도하고 수술을 잘 받고 나서는 다시 신앙을 찾아 돌아갔습니다. 퇴원하기 직전에 기분을 물어보았더니 매우 만족한다고 하였고 역시 한 일에 있어서도 완전히 나쁘거나 완전히 좋은 일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지금 좋은 일 같이 보일지라도 나쁜 일의 시작이 될 수도 있고 지금 나쁜 일이지만 결국 좋은 결말을 위한 시작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선진국들은 돈을 많이 가지게 되면서 신앙을 잃고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좋은 일 같이 보였지만 결국 구원을 잃고 마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치유를 받은 아홉 사람은 그것이 좋은 일 같이 보였으나 구원을 받지 못하는 결과를 나았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누구를 사랑하게 되고 결혼하게 되어 성당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달콤한 사랑으로 신앙을 버리게 된 것입니다. 신앙을 버리면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도 그들과 멀어지기 때문에 결국 그들의 결혼 생활도 안 좋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훌륭한 신부님이나 수도자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좋은 때건 고통스러운 때건 하느님께 감사해야합니다. 그 이유는 하느님께서 우리의 아버지이시라는 믿음에서 비롯됩니다.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나쁜 것을 주실 수가 있으시겠습니까? 지금 우리가 받는 모든 것들은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총입니다. 그것이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고통처럼 보일지라도 다 뜻이 있어서 그런 것까지 주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잊지 말고 감사해야 할 유일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리가 받은 가장 큰 것이 무엇일까요? 생명? 그냥 생명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입니다. 이 영원한 생명은 그리스도의 무수한 고통으로 우리에게 다시 주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희생으로 영원한 행복을 다시 얻게 되었으니 그것에 대해 감사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오늘 사마리아 사람은 육체의 병이 고쳐진 것으로 그리스도를 찾아와 감사를 드렸습니다. 하물며 영혼의 병을 고쳐주신 하느님께 얼마나 큰 감사를 드려야겠습니까?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는 우리를 위해서 자상하게 그리스도께서 감사하는 방법도 남겨놓고 가셨습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미사입니다. 미사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하며 기억하고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구원의 도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사에 나오지도 않고 나왔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미사를 드리지 않는다면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그 귀한 것을 우리에게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그것조차 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준 것조차 얄미워 빼앗고 싶으실 것입니다.

따라서 미사는 감사입니다. 예수님도 오천 명 앞에서 빵 다섯 개, 물고기 두 마리를 들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것이 미사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미사에 나왔더라도 감사와 찬미가 없었다면 미사를 한 것이 아닙니다. 감사의 미사는 은총을 불어나게 하는 가장 귀한 열쇠입니다. 될 수 있으면 매일미사에 참례하며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생활을 하도록 결심합시다.

 

 

 

<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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