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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10일 연중 제28주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10 조회수746 추천수11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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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연중 제28주일 - 루카 17,11-19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네 눈물이 곧 내 눈물>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보여주신 모습가운데 가장 제 마음에 와 닿는 모습은 아무래도 자비하신 모습입니다. 복음서 곳곳은 예수님의 우리를 향한 연민의 마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공생활 기간 내내 예수님께서는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고통 속에 신음하는 백성들 머리 위로 당신 자비의 팔을 펼치셨습니다.

 

    매일 미사 시작 예식 때 마다 우리는 하느님 자비를 청합니다. ‘하느님 자비’라는 말, 생각만 해도 큰 위로가 됩니다. 자비(慈悲)란 너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긴다는 말입니다. 네 고통을 내 고통으로 삼겠다는 말입니다. 네 눈물이 곧 내 눈물이란 뜻입니다. 네가 잠 못 이루며 힘들어 할 때 나도 네 옆에서 깨어있겠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하느님께서 바로 그러하십니다. 하느님을 단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자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멀리서가 아니라 내 가까이서, 내 위에서가 아니라 바로 내 곁에서, 나와 그분이 따로가 아니라 하나가 되어, 한 마음이 되어 아픔과 고통을 함께 겪는 하느님이십니다.

 

    오늘 복음 등장하는 나병환자들은 하느님께서 자비의 하느님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보고 이렇게 외쳤습니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우리의 아픔이 당신의 아픔, 우리의 상처가 당신의 상처, 우리의 울부짖음이 당신의 울부짖음이었던 예수님께서 그들의 외침을 절대로 외면하실 수 없었습니다. 걸음을 멈추십니다. 그들이 겪는 죽음과도 같은 고통과 슬픔을 보십니다. 마음 가득히 차오르는 연민의 정에 어찌할 바를 모르십니다. 당신도 모르게 그들에게 자비의 손길을 펼치십니다.

 

    토마스 머튼은 자비를 ‘서로가 서로의 일부이고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 사이의 상호의존성에 대한 명철한 의식’으로 정의를 내렸습니다.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매 순간 살아있고, 매 순간 숨 쉬고 있는 우리입니다. 끊임없이 우리를 향해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바가 한 가지 있습니다. 우리 역시 또 다른 존재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입니다. 자비의 실천으로 또 다른 하느님의 얼굴을 그들에게 드러내는 것입니다.

 

    자비야말로 가장 ‘하느님스러운’ 것입니다. 자비는 가장 충만한 신적 속성입니다. 자비가 자랄 때 우리 내면에서 신성(神性)도 자라납니다. 자비를 왜곡하거나 죽이는 것은 바로 하느님을 왜곡하거나 죽이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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