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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배워야 산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10 조회수798 추천수14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제 28 주간 월요일 - 기적을 요구하는 악한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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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광주 대교구 최창무 주교님께서 나주 율리아의 모든 것들이 거짓된 것임을 교령으로 반포하셨습니다.

나주 율리아를 제가 처음 접했을 땐 저도 매우 신기했었습니다. 성체가 입 안에서 피로 변하였다가 다시 성체로 변하는 모습 등을 비디오를 통해 보았을 땐 정말 믿음이 더 깊어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차차 하늘에서 성체가 떨어진 것은 자신이 쥐고 있던 제병을 던진 것이라는 증언과 자료를 보고, 또 입에서 성체가 피로 변하는 것은 입 안에 나 있는 상처를 터뜨려 피가 나오게 했다는 것을 들었고, 몸에서 향기가 났다는 것도 그녀가 묵고 간 곳에서 향수병이 발견됨으로써 거짓이었다는 것 등을 듣고 나서는 그녀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특히나 그녀가 미장원을 할 때부터 많은 거짓말을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또 그녀의 소변을 신성한 것으로 생각하여 사람들이 나누어 마시는 것 등을 보았을 때는 그런 기적들에 제 믿음의 바탕을 두지 않았던 것에 크게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또 얼마 전엔 수원 교구 최덕기 주교님께서 미리내 상주 데레사의 모든 것들도 거짓임을 교령으로 발표하셨습니다.

제가 본당에 있을 때에도 수녀님들에 의해 그 계시 받아 그린 그림들을 보고 글을 읽어보며 신기해했었습니다. 역시나 그런 것들로 믿음이 커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신학을 배우며 그 때 보았던 많은 것들이 신학적으로 오류가 크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그것들이 마귀에게 속았거나 거짓으로 꾸며 낸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한 예를 들면 미리내 중앙에 있는 삼위일체상도 계시를 통해 보고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간단히만 말하면 예수님은 인성을 취하셨기 때문에 인간의 모양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모양으로 보인다는 것은 신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시간과 공간을 지으신 분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은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뜻인데 하느님께서 무엇에 제약을 받으신다면 더 이상 하느님이 아니시기 때문입니다. 또 성경에서도 하느님은 영(靈)이시고 (요한 4,24) 아들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본 이가 없다고 하고 (요한 1,18: 6,46) 교회의 가르침도 아버지는 볼 수 없는 분이라고 가르치는데 아버지를 보았다고 한다면 스스로 그리스도와 동급이 되려는 것이고 하느님을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저도 믿음이 이런 신기한 기적 같은 현상들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면 교회에서 그것들이 거짓이라는 발표를 할 때 믿음도 동시에 흔들렸을 것입니다. 다행히 저의 믿음이 그런 신기한 현상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인 고찰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신기한 경험이 있고 없고는 저의 신앙에 커다란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오늘도 어떤 분이 오랜 시간 동안 당신이 살아오면서 신앙을 가지게 된 계기가 몇 차례의 놀라운 기적 같은 경험이 있어서였다고 마치 신앙 간증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설사 그렇더라도 저는 그 분의 신앙이 그런 경험에서 이성적이고 영적인 과정을 통해 성숙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보았습니다.

 

예수님은 기적을 요구하는 세대를 이렇게 나무라십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요나의 기적이란 요나가 삼 일간 물고기 뱃속에 있다 나왔던 것처럼 예수님도 죽임을 당하여 땅 속에 있다가 삼 일째 되는 날 부활하리라는 예언입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수많은 표징들을 믿지 않았던 이들은 예수님의 마지막 부활의 표징도 믿지 못합니다.

예수님은 믿음의 바탕이 당신을 깨닫고 알려고 하는 지성의 작용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 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먼 아프리카에서 솔로몬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오랜 여행을 했던 남방 여왕이 솔로몬보다 훨씬 크시고 성경과 교회를 통하여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리스도를 알려고도 하지 않고 기적만 바라는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란 의미입니다. 남방 여왕은 바로 이성적인 지혜를 갈구하여 오랜 여행도 마다 않았던 신앙인의 표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남방 여왕처럼 눈으로 보이는 신기한 기적들이 아니라 이성으로 깨닫는 진리를 더욱 추구해야 합니다.

 

성경 안에는 모든 진리가 들어있고 그것으로 조금만 진리를 깨달으려는 의지만 있어도 믿음이 솟아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사람들이 배우려 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삶을 바꾸기를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니네베 사람들이 요나의 말을 믿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들의 삶을 회개하고 변화시킬 의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나보다 더 큰 그리스도를 믿으려고 하지 않는 이유는 그분의 가르침대로 살기를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기적이 아니라 가르침을 추구해야 하고 가르침대로 실천할 마음도 지녀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신기한 현상이 아니라 바로 이성적인 가르침에 기초를 두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바티칸 성당에 가면 4명의 교부들이 베드로의 교황좌 의자를 바치고 있는 작품을 제대 뒤편으로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기적이 아니라 신학의 바탕과 성령님의 감도 안에 굳건히 서 있는 것입니다.

 

우리 믿음이 기적이나 신기한 이적과 같은 모래 위에 세워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성으로 당신께 다가오도록 인간에게 지성을 주셨습니다. 다만 그리스도를 알기를 원하고 그래서 우리 삶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마음만 있다면 주님께서 친히 우리 믿음을 굳건한 바위 위에 세워 흔들림이 없도록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잘 믿지 못하여 신기한 기적들을 찾아다니는 이유가 우리 스스로가 거짓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믿지 못할 사람들이 되어있지는 않은지 반성도 해 보아야 합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하느님도 사람도 믿지 못하게 됩니다.

나타나엘이 쉽게 그리스도를 믿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그 사람 안에 거짓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그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고만 말씀하셨는데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믿고 고백합니다. 어린이와 같이 단순하고 깨끗한 사람은 그만큼 더 쉽게 믿을 수 있게 됩니다. 깨끗하지 못한 사람들이 더 큰 기적을 요구하는 것이고 그래서 기적을 요구하는 세대를 악한 세대라고 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기적만 요구하고 찾아다니는 악한 세대가 되지 않기 위해 먼저 거짓이 없는 깨끗한 사람이 되고 또 그래서 주님의 가르침을 듣고 이성적으로 믿어야 하는 타당성을 찾아가는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 주님은 인간에게 지성을 주셨고 그 지성은 하느님께로 나아가는데 쓰여야 합니다.

 

 

배워야 산다

 

제 삶에 가장 영향을 준 책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하느님이시오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우연한 기회로 대학 1학년 때부터 읽기 시작하여 다 읽을 즈음 그동안의 인생 목표를 바꾸어 사제가 되기로 결심을 하게 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10권짜리 책을 5년 걸려 1번 다 읽고 신학교에 들어갔고, 신학교에서 한 번 다 읽을 즈음에 유학 나가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물론 신학교에서 읽을 때는 몰래 읽어야했습니다. 이 책을 안 좋아하는 교수님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로마 나와서도 이태리어로 한 번을 다 읽고 한국에 돌아가 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년이 넘도록 거의 매일 읽고 묵상하는 책입니다. 제 성경 해석은 거의 이 책에 나와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합니다.

신학생 때는 성경 석사를 마쳤고, 사제가 되어서는 교의 석사를 하고 지금은 박사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정통적인 이야기만 해야 하는 로마 문화 안에서 9년째 공부를 하고 있지만 그 책이 교회의 정통적인 가르침과 어긋나는 것을 찾아내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제 묵상에서도 교회의 가르침과 어긋나는 것은 찾아내기 힘들 것입니다. 만약 그런 내용이 있다면 꼭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이 책이 처음 금서가 될 때, 그 이유가 예수님이 너무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것 등이었습니다. 즉, 성서학자들과 교의, 고고학 학자들이 이 10권의 책을 자세히 조사하였지만 어떤 신학적, 고고학적 오류도 발견해내지 못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바티칸 라디오에서도 한 신부님이 이 책을 한 시간씩 해석해주고도 있듯이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읽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책을 사려해도 책을 파는 수녀님들은 이런 책을 왜 사냐고 거부감을 표현합니다. 그렇게 안 좋다면 안 팔면 될 텐데 팔면서 그런 소리를 합니다. 저는 이 책에 대해 거부감을 일으키는 사람들에게 적어도 열 권 중 단 한 권만이라도 읽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이야기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물론 저도 아무에게나 이 책을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추천해서 끝까지 다 읽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예수님을 더 알아간다는 생각에 이것보다 더 좋은 책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신앙심이 깊다는 사람들도 왠지 읽다가 중도에 포기합니다. 여러분 중 누구라도 단 한 번이라도 끝까지 읽어보시면 예수님을 더 많이 사랑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으실 것입니다.

‘이 사람 정도면 예수님을 더 많이 사랑하려고 할 테니까 당연히 다 읽겠지!’했던 사람 중 누구도 끝까지 읽지 못하는 것을 보고, ‘어쩌면,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많이 예수님을 알려고 하지는 않는가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신자들은 신앙에 대해서도 더 배우려고 하는 마음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인터넷에 글도 올리기 전, 아무도 저를 잘 모르는 보좌 때, 본당에서 성경강의를 한다고 신청을 받았습니다. 주임 신부님은 한 50명쯤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강당에서 하기로 결정하였으나 신청을 받아보니 400명이 넘게 신청을 한 것입니다. 서울에서 내려와 듣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교구청에서 그리 유명하지도 않은 한 보좌신부인 제가 성경 특강을 했는데, 1500명 이상이 신청을 했었습니다. 저는 신앙에 대해 더 알려고 하고 배우려고 하는 교육열도 우리나라가 세계 제일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보니, 오늘 복음에서처럼 솔로몬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먼 길을 온 남방 여왕처럼 느껴집니다. 칭찬 받아 당연하고 다른 일이 바빠 배우려하지 않는 사람들의 귀감이 될 것입니다.

파도바의 안토니오 성인은 처음 설교를 할 때 아무도 듣지 않으려 해서 물고기들에게 설교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물고기들이 성인의 말씀을 들으려 모여들었습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그 때 사람들은 이 물고기들보다도 못한 사람들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내가 한 사람을 처음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해서 더 알아가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는 것이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을 예수님에 대해서 가질 수는 없을까요?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 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 그대를 향한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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