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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보를 집에 가지고 가세요
작성자지요하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11 조회수518 추천수4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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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살이 풍경 (28)




                                       주보를 집에 가지고 가세요






토요일 저녁 특전미사와 주일 아침미사, 또 교중미사 후에 성당을 나가며 주보를 성당 현관에 놓고 가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어지럽게 놓인 주보들을 정리하는 수고도 크기 마련이지요. 주보를 ‘반환’하시는 분들의 의도는 아마 주보를 아끼려는 뜻일 겁니다. 주보가 부족하여 다음 미사에 오시는 분들 중에 주보를 보지 못하는 이들이 생기지 않게 하려는 뜻일 겁니다. 하지만 주보는 반환을 해야 하는 물품이 아닙니다. 비용과 많은 사람의 공력이 들어가는 ‘하느님의 홍보물’이므로 신자들의 손에 최대한 오래 머물러야 하는 것이지요.

미사 후에 주보를 반환하시는 분들을 볼 적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 형제님은 성당에 일찍 오셔서 미사 전에 주보를 다 읽으신 것일까?” “저 자매님은 신부님 강론 시간에 강론은 듣지 않고 주보를 읽으신 거 아닐까?”

노친께서 주보를 세심하게 읽으시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아침마다 촛불 켜고 기도를 하고 나서 돋보기를 쓴 눈으로 주보나 교회잡지를 읽으시는 노인네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오랫동안 큰 병고를 치르신 87세 노인네가 아무 불편 없이 의욕적으로 인쇄물들을 읽으시는 모습은 내게 각별한 감동을 줍니다.

모든 형제자매님들이 주일미사 후에 주보를 반환하거나 버리지 않고 집으로 가져가서 틈틈이 세심히 읽는다면, 그것을 보는 가족들, 특히 어린 자녀나 손주들에게 좋은 인상과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또 주보를 그냥 버리지 말고, ‘재활용’을 하면 어떨까요? 가까운 이웃에게 주보를 건네주는 일, 별로 어렵지 않은 해볼 만한 일이 아닐까요?

오래 전부터 매주 남는 주보들을 최대한 챙겨 가지고 아파트 현관에서 만나는 이웃 주민들에게 드리기도 하고, 군청이나 은행, 우체국 등을 갈 때마다 비신자 직원들에게 나누어 드리기도 했습니다. 그분들 중에는 내게 감사를 표하면서 천주교의 주보를 관심 어린 눈으로 읽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오늘 당장 전교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그분들 중에 언젠가는 꼭 하느님을 찾게 되는 이들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주보는 하느님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하느님 홍보물’이므로, 우리 스스로 날개를 달아서 그 필요 가치를 최대한 키워야 합니다. 주보를 한번 잠깐 훑어보고 곧바로 반환을 하거나 버리지 않고, 세심하게 다 읽으신 다음 그것을 주변의 친지나 이웃에게 전해주는 일도 신앙생활의 한 가지 좋은 모습일 것 같고, 의미 있는 선교 방식도 될 것 같습니다.


*2010년 10월 10일(연중 제28주일) 천주교 대전교구 <대전주보> 제2051호 |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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