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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스도 안에서" - 10.1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15 조회수390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2010.10.14 연중 제28주간 목요일

에페1,1-10 루카11,47-54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온갖 영적 축복을 주시고자

이 생명의 미사잔치에 초대해 주셨습니다.

저는 오늘 복음에서 역사의 예수님을,

독서에서는 신앙의 그리스도님을 묵상했습니다.

현실과 이상, 노동과 기도의 균형과 일치를 말하듯,

역사의 예수와 신앙의 그리스도와 균형과 일치도 절대적입니다.

 

예수님이나 사도 바오로는

치열한 활동가 이전에 치열한 기도의 사람들이었고,

하여 관상의 기도에서 흘러나온 활동이었음을 봅니다.

역사의 예수님처럼 예언자적 삶에 충실할 뿐 아니라

신앙의 그리스도와 깊은 친교의 삶을 누려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실재입니다.

하여 예수 없는 그리스도는 공허하고,

그리스도 없는 예수는 맹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의 예수님을 생각할 때는 신앙의 그리스도를 염두에 두어야 하고,

신앙의 그리스도를 생각할 때는 꼭 역사의 예수님을 상기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역사적 현실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예언자적 면모가 여실히 들어나고 있습니다.

더불어 초대교회 신자들이 겪었던

바리사이를 비롯한 유대교와의 갈등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사의 예수님처럼 박해와 순교가 다반사였던 초대교회 신자들이었습니다.

오늘 바리사이들에 대한 주님의 예언자적 질책은

그대로 오늘의 우리 교회에도 경종이 됩니다.

 

“너희는 불행하여라!

  바로 너희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너희가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너희 조상들은 예언자들을 죽이고,

  너희는 그들의 무덤을 만들고 있으니,

  조상들이 저지른 소행을 너희가 증언하고 또 동조하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꾸미면서 예언자들을,

초대교회 신자들을 박해하는 유대인들에 대한 준열한 꾸짖음입니다.

예언자들을 기리면서 교회 안팎의 예언자들의 말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이들을 음양으로 박해하는 오늘의 교회는 아닌지 반성하게 하는 말씀입니다.

 

“세상 창조 이래 쏟아진 모든 예언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하느님의 종교가 그 예언자의 책무를 소홀히 했을 때,

무죄한 예언자들을 박해했을 때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는 주님의 결연한 말씀입니다.

율법학자들 역시 주님의 지탄 대상입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 교사들아!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향한 활짝 열린 길이 되어야 할 교회가,

성직자들 수도자들이

오히려 걸림돌의 장애물로 작용하지는 않는지 성찰케 하는 말씀입니다.

예언자적 기능이 전부도 아니며 비판만이 능사도 아닙니다.

기도에서 나오는 활동이어야 하듯

그리스도와의 깊은 일치에서 나오는 예언자적 활동일 때

안전하고 항구하며 힘이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가 이의 모범입니다.

평생 박해를 받으면서 순교로 마감한 사도 바오로 삶은

철저히 그리스도 중심의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이었습니다.

하여 자신의 신원을

‘하느님의 뜻에 따라 그리스도 예수님의 사도가 된 바오로’라 정의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를 통하여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았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미리 세우신 선의에 따라

  우리에게 당신 뜻의 신비를 알려 주셨습니다.

  그것은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한데 모으는 계획입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의 통로입니다.

그리스도 안을 벗어난 사도 바오로를 생각할 수 없듯이,

그리스도 안을 벗어난 우리 역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의 깊은 일치의 삶에서 샘솟는 예언자적 활동일 때

풍성한 열매를 맺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충만히 내리기를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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