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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기문제 보기 [도반 홍성남 마태오 신부]
작성자조현탁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17 조회수519 추천수5 반대(0) 신고

 

 

자기문제 보기 

                        -홍성남(마태오)신부-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인생을 좀 맘 편하게 살고 싶은데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왜 이렇게 속상한 일이 자꾸 생기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고 푸념하십니다.

얼마나 살기가 힘드시면 그런 푸념을 할까 싶은데

세상을 마음 편하게 사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첫 번째 답은 세상사람 중에 문제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생은 문제의 연속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힘들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내 인생에 아무 문제도 없었으면 좋겠다는 무의식적인 바램을

너무나도 간절하게 가지고 있어서 더 힘이 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바램을 가지고 살다보면 편안해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늘 좌불안석인 심정이 되고, 작은 일에도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이 가톨릭으로 입문하게 된 계기를 얘기한 적이 있는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자기가 사람을 죽이고 오랜 형을 치루고 난 후 출소하면서

착하게 살기로 마음을 먹고 교회에 찾아가서 목사님께 “제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했답니다.

목사님이 안색이 파래지면서 “그렇게 큰일을 저질렀었냐?” 하고는

즉시 신도들을 불러 모아 자기를 위해 매일같이 주여, 주여 부르면서 기도해주더랍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위로가 되었는데 시간이 가면서

묘하게 안됐다는 눈으로 쳐다보는 것이 영 거슬려서 나가는 걸 그만두었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이 성당인데,

성당신부를 찾았더니 자기보다 더 험상궂은 쌍판을 한 아저씨가 나오면서

“날 왜 찾소?” 하더랍니다.

“제가 예전에 사람을 죽였는데 이런 제가 신앙인이 될 수 있을까요?” 하니

본당신부 왈 “몇 사람이나 죽였소?” “한 사람입니다.”

“어쩌다 죽였소?” “제가 길을 가는데 강도짓을 하려고해서 저항하다가 실수로 죽였습니다.”

“그 강도가 죽을 짓을 했네. 잘 했소.” 하더랍니다.

그래서 가톨릭에 입문하게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세상을 편하게 살려면 그 본당신부처럼

웬만한 것은 문제도 아닌 것처럼 여기며 사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 주임으로 나간 신부가 첫 본당을 마치고 주교님께 보고했습니다.

“본당신자들이 이렇게 시끄럽게 싸우는 곳은 처음 보았습니다.

저를 좀 조용한 곳으로 보내주십시오.” 했더니

주교님께서 교도소 사목으로 발령을 내셨습니다.

“아니 본당에 보내주시지 교도소가 웬말입니까?” 항의하니

“니가 있던 본당이 우리 교구에서 가장 조용한 본당이었느니라.” 하셨답니다.


제 경험으로 보아도 신자들끼리 오로지 한 마음으로 서로 헐뜯지 않고

늘 방긋방긋 웃으면서 손잡고 기도 생활하는 본당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어디에나 다 문제가 있기 마련인데,

문제가 없기를 바라면 그때부터 속이 상하는 것이고

그러려니 하면 속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정신과의사인 스캇 펙 박사가 “인생은 문제의 연속이다”라고 말한 것은

평범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는 명언입니다. 


인생을 맘 편하게 살기 위한 두 번째 방법.

남의 문제를 보지 말고 자기 문제를 보아야 합니다.

답은 간단한데 이것을 실행하는 것은 너무너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기 문제를 보는 것보다

남의 문제 보는 것을 더 쉽고 편안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고해성사 보는 것과 남의 험담하는 것과 어느 편이 쉬운지 생각해보시면 아실 겁니다.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분들 중 열분 중에 여덟, 아홉 분은 자기 문제가 아니라

배우자나 자식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오십니다.

“우리 남편이 문제가 많아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요." "게을러요."

"우리 애도 문제가 많아요." "애가 공부는 안하고 컴퓨터게임에만 빠져있어요."

"저러다가 앞으로 지 앞가림이나 하고 살지 걱정되다 못해 불안해서 잠을 못 자겠어요."

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물론 속상한 심정이야 이해가 되지만

아무리 가족이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문제를 가지고 와서 상담해달라고 하는 것은

애가 몸이 아픈데 엄마 혼자 병원에 가서 애를 고쳐달라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엄마들은 자기 시각, 자신의 주관적 잣대로 판단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판단착오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경우 다시 묻습니다.

“남편이 술 취해서 기분 안 좋은 얼굴로 들어옵니까?”

“아니요. 헤롱헤롱 기분 좋게 들어와서 더 속상해요.”

“그럼 남편 분은 행복하신 거고 자매님은 불행하신 거네요?” “그런가요?”

“그럼 문제가 생긴 게 남편입니까? 자매님입니까?”

“애가 컴퓨터게임을 한다고 하는데 애가 그걸 하면서 슬퍼하거나 괴로워하는가요?”

“아니요. 공부는 안하고 그 짓거리하는 걸 보는 제가 속이 터지지요.”

“그럼 애는 행복한 거고 자매님이 불행한 거네요.

그러니까 문제가 생긴 건 남편도 아니고 애도 아니고 자매님 자신이란 겁니다.

그러니 이제는 자매님 문제만 고치면서 자매님 인생이나 살아가세요.”

 


여기까지 설명해주었을 때 보이는 반응은 대개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아, 그렇군요. 하긴 속상한 건 제자신이지요.

이제는 제 문제만 고치면서 제 인생을 살아야겠네요.” 하는 분들...

심리적으로 상당히 성숙한 분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이후 다른 사람의 문제에 빠졌더라도

다시금 자기 문제로 돌아와서 자기 인생을 만드는 방법을 익힙니다.

그리고 이렇게 삶의 초점을 바꾸면 신기하게도 주위사람들도 변화를 보입니다. 


그런데 설명을 해주어도 “아니 남편이나 애를 고쳐달라고 하는데

왜 저를 가지고 뭐라 하시는 거예요.” 하며 대들거나

혹은 “그러다가 남편이나 애들이 망가지면 어떡해요.” 하면서

달기 똥 같은 눈물을 흘리거나 심지어는, “신부님은 결혼을 안해봐서 잘 모르시는 거예요.” 하면서

노총각 가슴에 대못을 박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요?

얼핏 들으면 열녀이고 현모양처라고 생각될지 몰라도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머릿속에 늘 다른 사람 인생을 담아두고 살아야 속이 편한 의존적 성격장애자이거나,

배우자나 자식을 자기 뜻대로 만들려는 자기애 적 성격장애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밖으로 드러나는 양태는 정반대이지만

양쪽 다 정신적으로 미성숙하다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이 두 가지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내 인생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도구이기 때문에

속상해하거나 지나치게 근심 걱정하는 것을 절대로 내려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살다보면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람들이 다 떠나고 홀로 남았을 때

자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고

지루하게 하루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기 안의 문제를 보았을 때 비로소 마음의 자유로움을 느끼는 존재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Mea Culpa Mea Culpa Mea Maxima Culpa”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큰 탓이로소이다 라고 기도하는 것은

바로 자기 문제를 보는 순간이 영신수련이 시작되는 순간이고

마음의 자유로움을 얻는 순간이고

자기 인생을 사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내 문제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내 문제를 보기 위한 방법으로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사용하는 빈 의자기법을 권장합니다.

소위 역할 바꾸기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들은 거의 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해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따라서 가끔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문제의 절반은 해결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수많은 성인들을 공경하고 있고

성인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분들이라고들 생각하십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성인과 성인이 아닌 사람의 차이는 지혜로움의 차이입니다.

성인들은 자신들이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을 뿐 아니라

노력해서 고칠 수 있는 문제와 아무리 노력해도 고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식별하고,

고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 고쳐보고

고칠 수 없는 것은 자신의 십자가로 여기고 데리고 살았던 분들이십니다.

그래서 주님 안에서 마음의 평안함을 가지고 사셨던 것입니다.


주님께서 어느 날 제자단을 소집하셨습니다.

천당이 생긴 이래 본당신부들은 한 사람도 못 들어오고 수도자들만 천당에 드글드글하니,

사람들은 착한데 천당에서 건물을 신축하거나 무슨 행사를 할 때

도맡아서 나설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특별전형으로 본당신부 한 사람을 천당자문위원으로 뽑는다고 공지를 붙였더니

내노라 하는 본당신부들이 구름같이 몰려왔습니다.

주님께서 앞에 나서서 말씀하셨습니다.

“본당이 활성화가 안 되는 근본문제는 무엇인가?”

난다 긴다 하는 수많은 신부들이 주님께 와서

주교님이 뭘 안 해줘서, 신자들이 게을러서 등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데

주님께서는 그냥 시큰둥하셨습니다.

그러다가 별로 이름도 없는 본당신부 하나가 주님께 가서 뭐라 뭐라 하니 반색하시며

“니가 내 탓이요 의 의미를 아는구나. 합격.” 하셨습니다.

평소에 별볼일없어보이던 신부가 특채합격하자

다른 신부들이 너무나 궁금해서 “도대체 뭐라고 대답했냐?” 하고 채근했습니다.

“난 그냥 본당이 활성화가 안 되는 근본문제는

주교님이나 신자가 아니라 본당신부한테 문제가 있는 것이니

나만 잘하면 다 잘될 거라고 말씀드린 것뿐이야.”


이것은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 안에 문제가 생겼는데 해결점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다면

마음은 지글지글 연옥 살이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정말 편하게 살고 싶다면 자기 문제부터 보는 훈련을 하시기 바랍니다.

 

*홍성남(마태오)신부: 가톨릭 1급 영성 심리 상담가

                              평화 방송, 평화 신문 영성 심리 상담

                              서울 대교구 가좌동 주임

                            저서; 너나 잘해1,2,3

                                   쉬다 가소, 힘드시죠

                                   달리다꿈,  에파타  등 다수

 

상담카페; 도반모임  htt//cafe.daum.net/withdo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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