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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혹이란 무엇인가? -홍성남 신부-
작성자조현탁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28 조회수995 추천수6 반대(0) 신고
 

 


유혹이란 무엇인가?   -홍성남 신부-

광야에서 유혹을 겪으신 사건 - 일명 유혹사화입니다.

예수님도 우리와 똑같이 세상이 주는 유혹에 죽을 때까지 시달리셨다는 것은

예수님과 우리 사이의 거리감을 좁혀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유혹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유혹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사람을 건강하지 못한 삶으로 끌어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개념 지을 수 있겠습니다.

유혹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담배, 술과 같이 몸의 건강을 해치는 유혹과

죄를 지어서 마음의 건강을 잃게 하는 정신적인 유혹, 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어쨌건 이 두 가지가 모두 사람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기 때문에

주님의 기도문에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문이 들어가 있을 정도이고,

세례를 받을 때에는 죄로부터의 유혹을 끊어버리겠다는 다짐을 세 번이나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유혹이 우리를 건강하지 못한 삶으로 이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끊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왜 쉽지 않은가?

유혹은 부정적 중독성이 강한 것,

즉 사람에게 순간적인 쾌락을 안겨주는 것이라서 그렇습니다. 


술을 끊지 못하는 사람들... 왜 못 끊는가?

개그콘서트 술 푸는 세상의 개그맨처럼

술에 취해있는 동안에는 자신이 왕이 된 듯한

그리고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짜릿한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에

끊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간은 망가뜨려도 술은 못 끊는다 하지요.

담배도 그렇지요.

담배 피우는 순간의 구수함과 안온함 때문에

폐가 망가지고 혓바닥이 암에 걸려도 담배를 끊지 못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죄를 반복해서 짓는 이유는

죄를 지을 때의 순간적 쾌락이 주는 희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쉽게 죄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유혹을 끊지 못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어쨌건 우리 자아의 힘, 의지가 약하면 유혹을 끊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유혹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현대인에게는 기괴하게 여겨질 방법들을 썼는데

그 중의 하나가 수도원의 묵상방법입니다.

유럽의 성화들을 자세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성화 중에는 시계와 해골이 그려져 있는 것들이 꽤 많습니다.

인생은 시한부이고 죽으면 해골이 된다는,

따라서 세상이 주는 유혹에 빠지지 말고

영원한 것에 마음을 두고 살라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인데

이걸로도 모자라서 중세수도원에서는

실제 사람의 해골을 책상 위에 놓고 묵상을 했다고 합니다.

물론 아무 무덤이나 파헤쳐서 해골을 꺼내다놓은 것은 아니고


선배수도자가 죽고 나면 수도원 안에 안치해두었다가

그 시신이 다 부패해서 뼈만 남게 되면 묵상용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런 방법이 오늘날까지 전해지지 않은 이유는

그 부작용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어떤 수도원에 젊은 수도자가 한 사람 있었는데

어느 날 수도원에 기도하러 온 젊고 예쁜 처녀에게 홀라당 빠져서

기도생활이고 수도생활이고 다 망가지고

하루 종일 처녀 생각하느라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 되었다고 합니다.

보다 못한 원장수사님이 당신이 애지중지하던 해골바가지를 그 수사에게 선물하면서

“세상사 다 헛되다. 그 처녀도 결국 가죽을 벗겨보면

이 해골과 같다는 것을 늘 생각하여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부터 수사가 식음을 전폐하기 시작했습니다.

걱정이 된 원장수사가 웬일로 그러는 것인지 물으니

“결국 세상 모든 게 다 허망하니

차라리 빨리 뒤지는 게 상책인 것 같아서 굶어죽으려고 합니다.” 하더랍니다.

고민하던 원장수사가 하는 수 없이 상담가에게 수사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꿈을 꾸는데 해골임자인 죽은 수사가 나타나서

자기를 무섭게 노려보며 “내 머리 돌리도.” 하더랍니다.

원장수사가 놀라 깨어나 젊은 수사 방으로 달려가 보니

젊은 수사가 당신이 애지중지하는 해골바가지를 발로 차고 있는 것입니다.

원장수사가 놀라서 “무슨 일이냐. 도대체?” 하고 묻자

상담가가 조언하길 처녀생각 때문에 우울증이 온 것 같으니

해골이 그 처녀라고 생각하고 마음대로 하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처녀 때문에 이렇게 헤맨다는 것이 화가 나서

차라리 없어져라 하면서 발로 차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해골로 묵상하는 방법이 없어졌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야그.


그러면 현대영성에서는 유혹에 어떻게 대처하라고 하는가?

이중사고를 하라고 합니다. 


교회에서는 사람들이 바른 삶을 살게끔

유혹에 빠지지 않게끔 하기 위해 너무 지나치게 부정적인 것들만 보여 왔습니다.

예컨대 죄 지으면 지옥 간다는 식의 교육...

그런데 이렇게 부정적인 교육만 받다보면

정서적으로 황폐해지고 심리적인 균형감이 상실되어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세간에서 사용하는 것 같은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장밋빛 미래만 보여주는 교육 역시

그다지 효율적인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펜실바니아 대학 가브리엘레 외팅겐 교수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큰 목표를 달성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환상에 빠지는 것이

실제 목표달성에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 온다고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서로 반대되는 믿음을 마음속에 동시에 담아두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것을 이중사고라고 합니다.

유혹을 끊고 난 후 건강해진 자기 모습과

유혹을 끊지 못했을 경우 생길 좋지 않은 일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생각하는 방법이 유혹을 끊을 수 있는 성공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몇 해 전인가 고3수험생 교실에

성적이 좋으면 장래 부인이 예쁘고 성격 좋은 여자,

성격이 나쁘면 못생기고 성질 나쁜 여자를 만난다는 의미의 급훈이 걸렸다가


어른의 호된 매질에 내려지고 만 일이 있었는데,

사실 그 급훈이야말로 아이들의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이중사고논리를

실제로 적용한 가장 효과적인 도구였습니다. 


유혹은 인간이 세상에 창조된 이래 지금까지 우리를 괴롭혀온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유혹을 아예 뿌리부터 없애고 싶어 하는데

그런 발상이 오히려 신앙생활을 힘들고 위태롭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혹에 대해서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첫 번 째, 유혹은 평생 데리고 살아야 하는 것이지

소박 맞혀 쫓아내듯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비록 나이에 따라 유혹의 내용이 달라지긴 하지만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것이 유혹입니다.

그러니 귀찮더라도 데리고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다른 모든 불편한 감정들도 그렇지만

유혹 역시 사람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사람이 힘이 있고 건강하기 때문에 유혹도 강렬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젊은 신부가 노인신부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성당에 오는 여인들이 모두 다 예뻐 보여서 분심이 들어 죽겠습니다."

노인신부 “부럽다.”하고 짧게 대답하더니 “걱정마라. 나이 먹으면

미스 코리아가 눈앞을 지나가도 아무 생각 없게 되느니라.” 하셨답니다.


두 번 째, 유혹은 영적 성장에 필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신앙생활에 아무런 유혹도 심리적인 장애물도 없다면 성장 역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사람은 적당한 자극을 받아야 성장하는데

아무런 유혹이 없다면 심리적으로도 늘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유혹을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 경쟁자로 보아야 하는 것이지

죽여 없앨 적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세상 유혹이 다가올 때 내가 왜 이리 믿음이 약할까 생각지 마시고

아직 내가 젊고 힘이 있어서 유혹이 날 따라오는구나 생각하시고

잘 데리고 사시기 바랍니다.


*홍성남(마태오)신부: 가톨릭 1급 영성 심리 상담가

                     평화 방송, 평화 신문 영성 심리 상담

                     서울 대교구 가좌동 주임

                     저서; 너나 잘해1,2,3

                           쉬다 가소, 힘드시죠

                           달리다꿈,  에파타  등 다수 


상담카페; 도반모임  htt//cafe.daum.net/withdo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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