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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정한 사랑" - 10.2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29 조회수392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0.29 연중 제30주간 금요일

필리1,1-11 루카14,1-6

 

 

 

 

 

"진정한 사랑"

 

 

 

아침마다 어둠을 밝히며 떠오르는 아침 태양이 참 장관입니다.

 

하느님을 진정 사랑하는 이들은

빛나는 태양이신 하느님을, 사랑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이들에게는 매일이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늘나라입니다.

어제 어느 작가의 인터뷰 내용 중 한 대목이 참 아름답고 신선했습니다.

부인과의 관계를 묻는 물음에 작가의 거침없는 답변입니다.

 

“내가 결혼한 지 44년이 됩니다.

  대학 2학년 때에 만났으니까 첫 사랑이지요.

  …나에게 집사람은 지금도 날로 새롭게 피어나는 꽃입니다.”

 

이보다 아내인 여자를 감동케 하는 고백도 없을 것입니다.

저는 즉시 저의 처지와 견주어 생각했습니다.

하느님만을 찾는 수도승인 나에게

과연 하느님은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꽃 같은 사랑의 관계인지 말입니다.

어제 어느 분의 전화도 고마웠습니다.

제 어제 강론 중

‘하느님의 한 식구인 우리들’ 이라는 제목과

‘하느님의 거처인 공동체’라는 말이

참 위로와 평화가 되었다는 전갈이었습니다.

듣고 보니 새삼 참 은혜로운 표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도 우리와 한 식구이고 하느님이 거처하시는 공동체인데

이보다 든든하고 넉넉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과연 이런 하느님과의 사랑의 관계는 어느 상태에 있는지요.

 

어느 정치가의 견해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지금은 공감(empathy)의 시대이다.

 공감은 동정(sympathy)과 분명히 다르다.

 동정은 다른 사람의 곤경을 보고 측은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공감은 다른 사람이 겪는 고통의 내면으로 들어가

 그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느끼는 것이다.”

 

바로 이게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진정성 넘치는 연민의 사랑, 공감의 사랑입니다.

누구나 다 똑같은 공평한 사랑이 아니라

약하고 부족한 이들을 배려하고 끌어올리는 공정한 사랑입니다.

이제 복음적 가치가 점차 보편화되는 시대입니다.

섬김(service)에 이어 공감(empathy)을 강조하는 추세입니다.

 

하느님과의 사랑이 깊어져 하느님을 닮아갈 때

저절로 연민과 공감의 사랑, 공정의 사랑입니다.

바로 복음의 예수님의 사랑이 그렇고 사도 바오로의 사랑이 그러합니다.

얼마나 하느님과 깊이 일치된 그분들의 삶인지 깨닫습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

 

이미 물음에 답이 있습니다.

안식일 법을 꿰뚫어 곤궁한 이들의 살아있는 현실을 직시하여

그들의 마음과 하나 된 주님의 공감의 사랑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과는 달리 안식일 법에 세뇌되어

공감의 사랑 능력을 상실한 오늘 복음의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입니다.

비단 사람뿐 아니라 우주만물 생명 있는 모든 것들에까지 확대되는

공감의 사랑이어야 합니다.

이런 공감의 사랑이 있다면

무수히 펼쳐지는 무분별한 자연 파괴의 공사는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필리비 신자들에 대한

그의 진정성 넘치는 사랑 역시 감동적입니다.

 

“내가 여러분 모두를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나로서는 당연합니다.

  여러분이 내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리스도 예수님의 애정으로 여러분 모두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의 증인이십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의 애정은 바로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너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되고, 너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

너의 슬픔이 나의 슬픔이 되는 공감의 사랑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 사도 바오로의 사랑입니다.

눈에 밟히는 사랑, 마음속에 자리 잡은 사랑,

이게 진정한 공감의 사랑입니다.

다음 말씀 역시 우리 모두를 향한

사도 바오로의 진정성 넘치는 참 아름다운 기도 내용입니다.

 

“내가 기도하는 것은,

  여러분의 사랑이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더 풍부해져,

  무엇이 옳은지 분별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순수하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날을 맞이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오는 의로움의 열매를 가득히 맺어,

  하느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지식과 온갖 이해로 풍부해져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별할 수 있는 눈 밝은 사랑이 될 때

비로소 사랑의 완성입니다.

하여 우리의 사랑도 끊임없이 하느님 사랑을 향해

성장, 성숙해가야 함을 깨닫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주님의 미사은총으로

주님과 깊어가는 사랑의 관계 속에

정화되고 성화되는, 깊어지고 넓어지는 우리의 사랑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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