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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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석류알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06 조회수363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은 여러 가지 과일을 다듬다 그 중에도 봄, 여름 햇살을 가득 머금은 석류를 까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어릴적 한국에서 보던 석류의 두 세배는 남짓하게 크기도 큼지막하고 햇살 받아 겉으로도 속으로도 그 햇살을 머금고 있기에 참으로 탐스럽고 아름답기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석류의 껍질을 조심스레 칼로 가르고 보석같은 석류속알을 일일히 손으로 하나씩 떼어가며 오늘 복음 말씀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영리한 집사 어쩌면 지혜롭고 영리하다기 보다는 영악함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불의하여 주인에게 쫓겨날 처지에 처한 집사가 꾀를 내어 다른 이들의 빚을 낮게 책정하여 자신의 미래를 도모하는 복음 말씀을 통해 주님께서 저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을 해 봅니다.

아침미사에서 신부님께서는 집사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가 완전히 선한 사람이 아니니 가끔은 아니 자주 그 집사처럼 거짓을 행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끊임없이 하느님의 완전하신 선하심을 추구해 가고 있다고 하셨어요. 그 순례의 길에서 각자 나름대로의 에너지와 창의력 혹은 하느님으로 받은 달란트를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쓰고 있는 중이구요. 

집사는 집사 나름대로 자신의 에너지와 창의력을 발휘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 촛점을 맞춰 생각을 해 봅니다. 불의함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영악하지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더 의미있는 일로 해석해야하지 않나 생각도 해봅니다.

그렇다면 다시 나에게로 촛점을 맞추어서 다음의 생각을 해 봅니다.

첫째, 어쩌면 저는 집사와 같은 그런 꾀는 부릴 줄 모르는 사람인 듯 합니다. 쉽게 어울려 좋은 게 좋은 거다 라며 살아가야 할 때도 원칙과 원론만을 지나치게 강조할 때도 있습니다. 세리와 음식을 나누는 예수님의 모습을 직접 보았다면 아마도 열을 올리며 주님께 불만을 토로하고 嗾?� 하고도 남았을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게 제가 아닌가 싶어요.  

그런 맥락에서 이 집사의 모습과 예수님의 칭찬이 저에게 또 다른 생각할 여지를 만들어 줍니다.

둘째, 집사가 이재에 빠르고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강점이 있었다면 저에겐 어떤 달란트가 있고 저의 에너지와 창의력 혹은 재능이 쓰일 곳은 어디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봅니다. 그 목적은 하느님 나라를 향해가고 있는 것에 한치의 의심도 없는데 방법론은 다양할 거라 생각됩니다. 미처 제가 인식하고 깨닫지 못한 중에도 하느님 당신은 성령을 통해 끊임없이 활동하고 계시겠지요.

 

석류 이야기를 더 해 보고 싶습니다. 석류는 참 매력적인 과일이예요. 붉고 단단한 껍질 안에 오밀조밀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아름다운 보석이 들어 있어요.

석류를 까 본 사람들은 아마 다들 아실 거예요. 석류를 까는 일이 그리 녹록치 않은 일이라는 걸...

너무 많은 힘을 주어도 혹은 너무 적은 힘을 주어서는 석류를 껍질과 분리해낼 수가 없었어요. 한 알 한 알 촘촘히 머리를 맞대고 있는 보석 같은 석류알들은 균형을 잘 잡은 힘세기의 손으로만 보석을 터뜨리지 않고 아름다운 그 모습 그대로 떼어낼 수가 있어요.

가끔 제 손의 힘이 너무 과해서 피를 토하듯 석류는 붉디 붉은 즙을 제 셔츠에 뿌리기도 하여 석류를 손질해야할 땐 늘 셔츠가 얼룩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힘의 균형이 중요한 듯 합니다.

나의 에너지를 쏟고 나의 달란트를 백분 활용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내 안의 균형을 유지해야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야만 그 에너지를 하느님의 선의를 따라 선한 곳에 오롯이 이용할 수 있고 그 에너지가 내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넘쳐서 다른이에게도 전해지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내 안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느님과 나의 관계를 올바르게 세워야 하구요. 결론은 언제나 그러하듯 하느님과 나와 관계인 것 같아요. 당신께서 사유하게 하고 당신께서 과정을 이끌어 주시고 종국에는 당신을 뵙게하는 그 길인 듯해요. 그 길 위에 서 있는 우리는 온전히 당신을 믿고 따르는 것, 그것이 당신께서 원하시고 우리를 행복의 길로 인도하는 지름길이겠지요?

짧은 시간에 두서 없이 글을 써 놓았다가 지금 금요일 밤에 편한 마음으로 다시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제가 쓰는 저의 글은 가끔은 어린 아이의 철없는 그림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제가 글에 담은 주제는 늘 동일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만이 조금씩 다를 뿐이죠. 가끔 그 안에서 창의력과 독특한 사고가 있다면 재미를 더할거라 생각하구요. 그러니 큰 의미 부여하지 마시고 그냥 가벼히 읽고 가시길 바래요. 그냥 하느님 사랑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어 안달이 난 아이의 그림 정도로요.

하지만 삶은 결코 철없는 어린아이의 그림이 아니지요. 글로 표현하지 못해도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삶을 살아가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저는 고개를 숙입니다. 사실 제가 만나는 모든 이의 삶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으니 창조주 하느님께 감사 찬미를 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주님의 가르침대로 살기 위해...그것이 제 행복의 지름길이란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일을 통한 적당한 피로감이 몰려 오나 주말의 시작에 편하게 저를 쉬게 할 수 있어 행복한 금요일 밤입니다.

모두들 좋은 주말 보내시고 은총 가득한 주님의 날 맞이하시길 빕니다.

주님 안에 매 순간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박영미 로사가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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