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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하여라,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들!" - 11.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06 조회수369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1.6 연중 제31주간 토요일

필리4,10-19 루카16,9ㄴ-15

 

 

 

 

 

"행복하여라,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들!"

 

 

‘행복하여라,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들!’

오늘 화답 송 후렴이 오늘 말씀을 요약합니다.

하느님이냐 재물이냐, 존재냐 소유냐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 없이도 못 살고 보이는 돈 없이도 못 삽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있고 돈입니다.

존재가 있고 소유입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6,33).

 

하느님을 찾을 때 적절한 돈도 사람도 따르지만,

돈을 따를 때 하느님도, 사람도 잃습니다.

사람의 존재가 좋으면 말도 글도 행위도 좋습니다.

하느님과 자연, 인간이 공존 조화될 때 온전한 세상이요 삶입니다.

하느님을 떠나고 자연을 떠나 가속화되는 비인간화입니다.

하느님과 자연, 인간의 그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돈이란 우상 때문입니다.

하여 하느님도, 자연도, 인간도 다 소외되어

제 각각 파국의 길을 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 같습니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두 중심이 있을 수 없다는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라는,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 있고 돈 있고, 사람 있고 돈 있습니다.

하느님과 사람 밑자리에 돈(재물)을 놓으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 자리에, 사람 자리에 주인처럼 돈이 자리 잡고 있기에

하느님 실종, 인간 실종의 시대입니다.

 

이원적 구조를 떠나 살 수 없는 사람입니다.

하늘과 땅, 종교(사랑)과 경제(정의), 영혼과 육신,

하느님과 돈, 기도와 노동, 이상과 현실의

이원적 구조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 둘이 공존의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온전한 삶입니다.

기본적인 몸의 의식주의 현실이 바탕 되지 않으면

지극히 험난한 영성생활입니다.

가난이 앞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은 옆문으로 나가

평화롭던 가정도 다툼이 일어나는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예전 산동네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시절,

가난한 청소부 아저씨의 말도 잊지 못합니다.

 

“적은 봉급이지만 봉급을 타면 우선 연탄과 쌀을 삽니다.

  연탄과 쌀만 있으면 부자나 된 듯이 마음 든든합니다.

  연탄, 쌀, 김치만 있으면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의식주의 현실을 챙기는 것이,

하느님과 돈을, 하늘과 땅의 현실을 동시에 살피는 것이

건강한 영성이요 지혜입니다.

인색한 구두쇠로 살라는 것이 아니라

돈을 꼭 써야 할 때는 쓰라는 것입니다.

돈 벌기도 어렵지만 돈 잘 쓰기는 더 어렵습니다.

하느님을 중심으로 한 삶일 때 돈 역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

  그러니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

 

하늘과 땅은, 하느님과 세상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작은 땅의 현실에 충실한 사람이 하느님을 섬기는 큰일에도 충실합니다.

땅의 현실에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참된 것을 맡겨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 합니다.

늘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 때 경제의 현실도 주의 깊게 살피기 마련입니다.

말 그대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 때 자유로운 삶이며 모든 것이 잘 됩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사도 바오로입니다.

 

“나는 어떠한 처지에서도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나는 모든 것을 다 받아 넉넉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영광스럽게 베푸시는

  당신의 그 풍요로움으로,

  여러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 주실 것입니다.”

 

깨닫고 보면 하느님 안에서 우리 모두 부자의 삶인데

몰라서, 어리석어 가난뱅이의 삶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일 때

이상과 현실의 온전한 조화와 균형에 상생(win-wim)의 삶이요

필요한 것도 저절로 뒤따릅니다.

불가의 다음 말씀도 기막히게 좋습니다.

 

“행행본처(行行本處) 지지발처(至至發處)”

 

‘아무리 다니고 다닌다 하더라도 늘 본래의 그 자리이며,

  다다르고 다다른다 하더라도 결국은 출발한 그 곳이다.’라는

참 의미심장한 말씀입니다.

깨닫고 나면 언제 어디나 하느님 계신 제자리의 풍요로움 삶이요,

사도 바오로는 물론 진심으로 하느님을 찾는 모든 이가 이르게 될

궁극의 경지입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불가의 또 한 말씀입니다.

 

“인생난득(人生難得) 불법난봉(佛法難逢)”

 

‘사람 몸 받아 태어나기 어렵고, 부처님 법 만나기 어렵느니라.’

는 말인데 우리 식으로 말해

‘한 번 뿐인 소중한 선물인생, 하느님을 찾는 일에 항구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가 참으로 부요하고 행복한 사람들임을 일깨워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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