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혼인의 의미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07 조회수855 추천수16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제 32 주일 - 혼인의 의미


 

부부가 무엇이냐고 아는 사람 몇 명에게 질문해 보았습니다. 먼저 혼인하지 않은 사람에게 물어보았더니 ‘행복’이라 대답했습니다. 결혼하면 더 행복해질 것이라는 환상이 있는 것입니다. 사실 더 행복하지 못할 것 같으면 누가 결혼하겠습니까? 부모님이나 주위의 부부들이 결혼해서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을지라도 미혼의 남녀는 누구나 자신만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고해성사에서 가정의 여러 어려움들을 들으면서 그 환상이 많이 깨지기는 했지만, 독신으로 사는 입장에서 아직 조금은 그런 환상과 호기심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결혼해서 좀 사신 분들에게 물어보니 배우자가 ‘친구’처럼 느껴진다는 대답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친구라고 하는 것은 더 이상 신혼이 아니고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주는 관계로 변화되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랑에 빠졌을 때의 감정이 보통 1년이 지나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하여 3년이면 거의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자신이 배우자를 위해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서로서로를 필요로 하고 상대가 있는 것만으로 해서 자신도 많은 것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저의 친구 아버님은 10년 동안 움직이지도 못하고, 아내와 노처녀가 되어버린 딸의 간호를 받고 있는데, 사람들이 아버님의 고통이 극심한 것을 보고 안쓰러워하는 것을 보면, 그 가족은 그렇게 누워서 말도 못하는 아버지의 존재만으로 큰 위안을 받고 더 오래 사시기만을 바란다고 대답합니다.

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는 것 없어도 그 사람이 나의 배우자이기에 나도 받는 것이 분명 있고 그런 면에서 함께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저희 어머니에게 부부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아버님과 자주 말다툼을 하시고 전화로는 아버지 흉을 하도 자주 봐서, 텔레비전에 나오시는 할머니들이 할아버지들에게 하시는 말씀처럼, ‘평생 왼수!’라는 반응이 나올지 알았는데, 의외로 매우 의미 있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부부? 사랑이지. 사랑하지 않으면 함께 살 수 없지!’라고 대답하셨습니다. 40년 이상을 함께 살아오시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서로 겪으셨고 힘든 적도 많았었는데, 부부가 ‘사랑’이라고 하는 것을 들으니, 저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여기도 관광 오시는 많은 부부들이 있는데, 중년 이전의 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다니는 것은 많이 볼 수 없어도, 노인 부부들이 손을 잡고 걸으시는 모습은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친구를 넘어서서 이젠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은 고수들처럼 느껴져 존경심까지 일어납니다. 인생의 황혼녘에 평생을 함께 해 온 사람과 손을 꼭 잡고 함께 걸을 수 있다면 과거가 어땠건 결혼을 참 잘 하신 것입니다.

 

성경에 가장 처음으로 등장하는 사람이 아담입니다. 두 번째로는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어준 하와입니다. 둘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고 하느님도 행복하셨습니다. 기본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혼인하여 그렇게 행복하도록 하느님께서 혼인이란 것을 만들어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선 사후의 세계를 믿지 않는 사두가이파 사람들이 혼인 문제를 빌미로 자신들의 주장을 핍니다. 즉, 7명의 형제가 한 여자를 계속 아내로 맞이했다면 사후 세계에서는 그 여자가 누구의 아내가 되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셨고 그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습니다. 사람을 두 사람 만드신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만드셨는데 그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는 말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남자와 여자가 합쳐져야 온전한 한사람이 된다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때부터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여 한 몸이 되고 온전한 사람이 되기를 의도하셨던 것입니다.

하느님도 사랑이시기에 한 분이 아니라 서로 사랑을 나누기 위해 세 분이신 것처럼, 남자로서 한 여자를 사랑하지 못하고 한 여자로서 한 남자를 온전히 사랑할 수 없다면 본래 하느님께서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지어낸 의도대로 살지 못하고 자신도 온전히 완성시킬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제나 수도자 혹은 독신으로 사는 사람들은 남자와 여자로 구분하여 태어나게 해 주신 하느님의 의도대로 살아가지 않는 것일까요?

예수님 말씀대로라면 이 세상에서 혼인하지 못했으면 하늘나라에서도 혼인하는 일이 없으니 영원히 결혼의 즐거움은 누려보지 못할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모두가 천사처럼 되어서 혼인하는 일이 없다고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독신으로 사는 사람들도 결혼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혼인하지 못한 사람은 누구도 하느님나라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천사처럼 살게 된다는 말 다음에 즉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가 어떻게 됩니까? 하느님의 아드님은 예수님밖에는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는 방법은 예수님과 한 몸이 되는 수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혼인한 사람이건 혼자 사는 사람이건 하늘나라 들어가려면 그리스도와 혼인하여 한 몸을 이루고 그래서 그 분의 아버지의 자녀가 되어야 그 집에서 살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늘나라에서 벌어지는 유일한 혼인은 그리스도와의 혼인이기에 사람끼리 더 이상 결혼하는 일은 없다고 하신 것입니다.

 

물론 그리스도와의 혼인이 올바로 이루어지기 위해 이 세상 부부관계가 중요합니다. 요한 사도의 말대로 눈에 보이는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남편이나 아내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면서, 그리스도를 더 사랑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각자의 배우자를 더 사랑하기 위해 노력할 때, 그 사랑을 통해 그리스도와 더 가까워지게 됩니다.

 

예수님도 성모님도 이 세상의 육신을 지니고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그러기에 하느님나라에서도 남자였던 사람은 남자로 여자였던 사람은 여자로 남게 됩니다. 남성과 여성은 변화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여전히 남성과 여성이 하느님 안에서 하나 되는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에게 몸을 주었던 성모님과 사실은 한 몸이셨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누구보다도 성모님을 더 사랑하십니다. 또 당신과 함께 있었던 사도들도 예수님과 무척 가까운 위치에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그들이 당신과 함께 세상을 심판하게 될 것이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또 당신의 오른 편과 왼 편에 앉을 사람을 이미 아버지께서 정해두셨다고 합니다. 이 말은 예수님께 더 가까이 있을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할 사람도 있다는 뜻입니다. 하느님나라에서도 관계가 다 똑같지만은 않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가까이 지냈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하느님나라에서도 변함없이 그렇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아니 이 세상에서 있었던 관계들이 더 완전해 질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의 가족은 하느님나라에서도 여전히 가족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셔서도 손과 발, 옆구리에 못과 창의 상처를 지니고 계셨습니다. 이 말은 이 세상에서 살았던 모든 것들이 하느님나라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이어진다는 뜻입니다. 부부 중 한 쪽만 구원받은 사람이라면 짝을 잃은 아픔을 영원히 간직하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결혼은 서류에 도장을 찍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혼인은 성사입니다. 성사란 하느님께서 맺어주신다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셨으니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된다라는 말씀이 그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말하는 혼인은 이혼 도장을 찍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한 번 혼인한 사람이 영원한 배필입니다. 그래서 이혼한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간음하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육체적인 감정이 줄어드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만약 그것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참 사랑으로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즐거움만으로 서로 잘해주게 될 것인데 그런 사랑은 동물도 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더 높은 사랑의 단계로 올라오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의 느낌이 사라지게 만드셨고 그 때부터는 이성으로 ‘하느님께서 맺어주셨으니’, 혹은 책임감을 느껴서라도 함께 사랑하며 살게 되는 것이고 나중에는 아무런 육체의 감정을 느끼지 못할지라도 상대방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사랑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랑에 도달할수록 더 온전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은 의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감정이 아니라 의지입니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셨다는 믿음과 그 믿음대로 살려는 의지만 있다면, 배우자가 원수 같은 일을 저질렀어도, 원수까지도 사랑할 수 있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대를 향한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