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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산 이들의 하느님" - 11.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07 조회수411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1.7 연중 제32주일                                                     

2마카7,1-2.9-14 2테살2,16-3,5 루카20,27-38

 

 

 

 

 

 

"산 이들의 하느님"

 

 

 

죽음에 대한 답은 생명의 하느님입니다.

절망에 대한 답은 희망의 하느님입니다.

어둠에 대한 답은 빛의 하느님입니다.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가 죽음의 어둠을 생명의 빛으로 밝힙니다.

절망의 어둠을 희망의 빛으로 밝힙니다.

 

“주님께 감사하라.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 알렐루야.”

 

“알렐루야, 주께서 지어낸 만물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알렐루야.”

 

“숨 쉬는 것 모두 다, 주님을 찬미하라. 알렐루야.”

 

알렐루야 하느님 찬미가,

알렐루야로 살다가 아멘의 감사로 선종의 죽음을 맞이하게 합니다.

 11월 위령성월 더욱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삶에 전념해야 하겠습니다.

찬미의 삶에서 샘솟는 기쁨과 평화요 감사입니다.

수도원 경내의 꽃보다 아름다운 단풍잎들이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며칠 전 아침 황홀한 태양 빛에 붉게 타오르던 단풍잎들과

초록빛 생명 충만한 밭의 배추들을 보며

떠오른 ‘이 기쁨에 산다.’라는 글이 생각납니다.

 

 

내려 쏟아지는

햇빛 사랑

붉게 타오르는

단풍들

초록빛 생명 충만한

배추들

은총은 이런 것

이 기쁨에 산다.

 

 

어제 읽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고백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그대로 하느님 체험의 고백입니다.

 

“어째서 지금까지 이 높은 하늘이 눈에 띄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제라도 겨우 이것을 알게 되었으니 나는 정말 행복하다.

이 끝없는 하늘 외에는 모든 것이 공허하고 모든 것이 거짓이다.”

 

하늘을 하느님으로 바꿔도 그대로 통합니다.

눈 들면 하늘이듯 눈 뜨면 어디나 가득한 하느님인데

얼마나 하느님을 까맣게 잊고 살았는지요.

하느님을 만날 때, 하느님을 체험할 때 샘솟는 감사와 기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 충만한 행복한 삶입니다.

단풍잎들 다 떨어져나간 자리 투명하게 들어나는 나목처럼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살아갈 때 사라지는 환상과 더불어

생명으로 빛나는 하느님이십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위령성월은 말 그대로 죽은 이들과 산 이들을 위해 집중적으로 기도하는 달입니다.

이래야 기쁨의 대림시기 오시는 주님을 잘 맞이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에게 결국 남는 것은 하느님과 기도뿐입니다.

가까운 친지들의 죽음 앞에 삶의 허무를 속속들이 체험하지 않습니까?

만일 하느님이 안 계시다면, 장례미사가 없다면

이 허무로 인한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이, 기도가 없으면 몰려오는 허무와 무의미의 어둠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습니다.

 

끊임없는 기도가 허무와 무의미의 어둠을 날려 버립니다.

생명의 빛, 희망의 빛 충만한 하느님 현존 안에서의 삶이 되게 합니다.

기도는 영혼의 호흡입니다.

‘숨 쉬는 것, 모두다 주님을 찬미하라.’ 했습니다.

숨 쉴 때 마다 호흡에 맞춰 영광송이든, 성모송이든,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든

끊임없이 화살기도를 바치는 것이 참 좋습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당신의 은총으로 영원한 격려와 희망을 주십니다.

사도 바오로와 함께 저는 이 거룩한 미사 중 여러분을 위해 기도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하느님 우리 아버지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격려하시고,

  여러분의 힘을 북돋우시어, 온갖 좋은 일과 좋은 말을 하게 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아무쪼록 주님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이끄시어,

  하느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인내에 이르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그대로 미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기도의 은총입니다.

주님은 성실하신 분이시므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어, 우리의 힘을 북돋우시고, 우리를 악에서 지켜주실 것입니다.

항구한 기도가, 특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기도가,

성체성사의 기도가 제일입니다.

늘 우리를 생명의 빛, 희망의 빛 속에 살게 합니다.

 

 

 

기도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리들이요 좋아지는 믿음입니다.

 

육신의 눈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보이는 세상이 전부가 되어버리니, 돈이 하느님이 되어버리니 자유가 없습니다.

참 답답한 이들입니다.

결국 보이는 것들의 노예가, 세상의 종이 되어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들이 바로 그러합니다.

그러니 주님과의 우문현답의 대화가 오갈 수뿐이 없습니다.

기도를 통해 밝아지는 믿음의 눈, 마음의 눈, 영혼의 눈입니다.

오늘 1독서 마카베오서에 나오는 주인공들인

일곱 형제 중 세 형제들의 믿음의 눈은 얼마나 밝은지요.

마치 짙은 구름 넘어 빛나는 태양과 푸른 하늘을 보듯,

부활의 희망을 내다보며, 생명의 하느님을 바라보며 용감히 순교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온 세상의 임금께서는 당신의 법을 위하여 죽은 우리를 일으키시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될 것이요.”

“이 지체들을 하늘에서 받았지만, 그분의 법을 위해서라면 나는 이것들을 하찮게 여기오.

  그러나 그분에게서 다시 받으리라고 희망하오.”

 “하느님께서 다시 일으켜 주시리라는 희망을 간직하고, 사람들의 손에 죽는 것이 더 낫소.

  그러나 당신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누릴 가망이 없소.”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굳건해지는 믿음이요 사랑이요 희망입니다.

더불어 밝아지는 마음의 눈, 영혼의 눈입니다.

예수님의 심안이, 영안이 참 밝습니다.

사두가이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해 부활의 진리를 소상히 가르쳐 주십니다.

 

“저 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 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저 세상은 이 세상의 연장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완전히 변화된 삶입니다.

아니 이미 이 변화는 세례성사로 시작되었고

계속되는 성체성사를 통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살지만 이미 저 세상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주님 부활에 참여하여 하느님의 자녀들로 성장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이미 시공의 생사를 넘어 영원한 오늘을 살면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입니다.

 

우리는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산 이들의 하느님을,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모세의 하느님,

그리고 모든 너와 나의 하느님을 만납니다.

우리 눈에 장벽이자 하느님 눈에는 장벽이 없습니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있고 하나입니다.

하느님 앞에는 이승과 저승의 장벽도, 삶과 죽음의 장벽도 없습니다.

하느님 안에는 모두가 살아있다는 고백이 바로 부활의 참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는 모두가 살아있다는 말씀이 우리에게는 무한한 위로와 치유가 됩니다.

하느님 안에서 천상영혼들과 연옥영혼들 그리고 지상영혼들인 우리가 하나 되어

미사를 봉헌하는 참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하느님 안에 있을 때 영원한 생명이요 죽음도 그를 다치지 못합니다.

이 진리를 꿰뚫어 통찰한 사도 바오로의 통쾌한 고백이 우리를 용기백배하게 합니다.

 

“이 썩는 몸이 썩지 않는 것을 입고, 이 죽는 몸이 죽지 않는 것을 입으면,

  그때에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승리가 죽음을 삼켰다. 죽음아 너의 독침이 어디 있느냐?’

  죽음의 독침은 죄이며 죄의 힘은 율법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느님 안에 우리 모두 살아있습니다.

살아있다 하여 전부 살아있음이 아니라

 ‘하느님 안’을 벗어나면 살아있다 하나 실상 죽어있는 것입니다.

하느님 안에 살아있음을 생생히 깨닫게 해주는 생명 충만한 미사시간입니다.

주님은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주십니다.

 

 

 

이 거룩한 미사전례를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고 주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에게 주님은 13세기 터키가 배출한 위대한 영적지도자

루미(+1273)를 통해 우리에게 7가지 가르침을 주십니다.

그는 관용과 상생이라는 두 축으로 이슬람을 재해석하여

그의 넓디넓은 이슬람 신비주의의 자락 속으로 온 인류를 품어 안은

참 하느님의 사람이었습니다.

다음 루미의 7가지 교훈은 정말 공감이 갑니다.

 

 

1.남에게 친절하고 도움 주기를 물처럼 하라.

2.연민과 사랑을 태양처럼 하라.

3.남의 허물을 덮는 것을 밤처럼 하라.

4.분노와 원망을 죽음처럼 하라.

5.자신을 낮추고 겸허하기를 땅처럼 하라.

6.너그러움과 용서를 바다처럼 하라.

7.있는 대로 보고, 보는 대로 행하라.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이런 하느님의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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