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무릎꿇은 전사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08 조회수423 추천수5 반대(0) 신고

오늘 저는 전장에서 막 돌아 온 전사와 같은 심정이 듭니다. 

치열한 전투에서 쓰러지지 않기 위해 온갖 감각과 예지를 동원하였기에 집에 돌아온 이후에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낮잠을 자 버리고 말았습니다.

요즘 저는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제 안으로도 제 겉으로도...

아마 2010년 가을을 훗날 돌이켜 본다면 가장 기억에 남을 처절한 영적 투쟁을 한 가을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조금의 헛된 생각이나 조금의 유혹도 용납하지 않기 위해 주님의 말씀으로 기도로 무장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쓰고 있습니다.

결국 선은 승리한다는 하느님의 선의지를 따라서...

그런데 그리도 노력하고 주님 뜻을 따라 살려고 하는데 일은 결국 다른 곳에서 터졌습니다. 제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게 된 사건이 발생 했어요. 아이들을 교육하는 방법론에서 서로의 철학이 다르고 그것을 그대로 인정했어야하는데 제가 오지랍넓게 참견을 해 버린 겁니다.  이미 뱉어버린 말을  주워 담을 수 없었고 내가 주제넘게 나섰다는 인식을 하고 나니 부끄럽고 죄스럽고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싶었습니다.

몇 시간동안 나의 사랑하는 동반자이고 신湛� 1맛�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성적인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내일 가서 진심으로 사과 하리라. 그리고 상처 받은 그 분의 마음을 주님께서 어루만져 주십사고 기도하리라. 나의 말로 잘못된 선입견을 갖게 된 우리 아이들에게 제대로 다시 가르쳐 주리라. 그리고 고백성사로 잘못을 아뢰고 주님의 성체를 영하리라.

오늘 그대로 하였습니다. 사실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용서를 비는 일은 누구에게나 부끄럽고 힘이 든 일입니다. 그러하기에 가능하면 다른 이에게 잘못을 하지 않으며 살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완전한 하느님이 아니기에 언제 어느 순간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인간임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되었고 그 죄책감에 머물러 있지 말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느님께 도와달라 기도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청하니 그분께서는 도리어 저를 위로하십니다. 자신도 똑같이 잘못을 하며 살아가는 인간이고 그것을 알게 되면 용서를 구하고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 하셨어요.

그래서 삶은 아름다운 여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 계기를 통해 그분과 나는 아마 뗄레야 뗄 수 없는 사랑의 관계를 맺지 않았나 싶습니다. 

요즘 교회 공동체 일로 전사처럼 무장하여 제 안으로 겉으로 싸우는 중이었는데 결국 다른 곳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오묘하신 하느님의 섭리를 느낍니다.

 

모두들 좋은 주일 보내시고 또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고 계시지요?

오늘도 주님의 말씀으로 무장하여 걸려 넘어지는 일이 없는 하루가 되기를 간절히 빕니다. 행여 넘어졌더라도 다시 주님의 말씀으로 희망을 찾는 참신앙인이 되기도 기도 드립니다.

몸과 마음이 너무나 편해서 하느님께 온전히 기대어 쉴 수 있는 주일 밤입니다.

오늘 하루도 감사드리며 내일을 준비하다 이렇게 또 부끄럽지만 솔직한 저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이렇게 남기고 갑니다.

오늘도 주님 안에 행복한 날 되세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박영미 로사가 드립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