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해 주십시오.” - 11.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08 조회수432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1.8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티모1,1-9 루카17,1-6

 

 

 

 

 

“주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해 주십시오.”

 

 

 

좋은 지도자를 모신 이들은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사람이 좋아야 말도 글도 행위도 작품도 좋습니다.

우선적인 중요한 공부가 사람이 되는 공부입니다.

예전 장상의 말씀을 잊지 못합니다.

 

“장상은 소모품이다.”

 

어찌 장상뿐이겠습니까.

1회용 인스턴트 시대,

모두가 소모품이 되어가고 있는 비정한 자본주의시대입니다.

능력과 쓸모가 판단의 잣대가 되어

쓸모가 없다고, 또 돈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지체 없이 폐기처분 되는 참 삭막한 시대입니다.

하여 품위 있게 노년을 맞이해야 할 노인들이

짐짝처럼 취급되어 노인 병원에 기거해야 하는

현대판 고려장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바로 이게 어쩔 수 없는 오늘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대기업의 임직원이 평균 나이도 40대로 내려왔다 하며

임원의 평균 퇴직 나이도 53.9세라 하니

더욱 가속화 되는 인간 소모품 시대입니다.

흡사 거목의 어른들은 없고

흡사 고만고만한 기능인들, 지식인들의 잡목들만 우거진

야산 같은 사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으로 어른 부재의, 권위 부재의 시대입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속담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보고 배울 웃어른이 없다는 게 오늘의 불행입니다.

나라의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탈세에 위장전입, 병역 미필 등

불법으로 얼룩져 있다면 누가 이들을 존경하며 따르겠는지요.

‘도덕’이 아닌 잘살게 해준다는 ‘돈’을 택한 자업자득의 결과가

오늘날 가치전도의 혼란한 사회현실입니다.

 

어느 북한 축구선수의 인터뷰 한 대목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우리 감독님은 월드컵 성적 부진으로 아오지 탄광에 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감독님을 아버지처럼 존경합니다.”

아버지처럼 존경하는 스승이라 하여 사부(師父)입니다.

과연 존경 받는 아버지는,

아버지처럼 존경 받는 스승은, 장상은 얼마나 될까 생각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전 공부는 주로 사람이 되는 공부였습니다.

수신(修身), 수심(修心), 수양(修養), 수도(修道) 등

갈고 닦는 수행(修行)의 자기훈련,

자기절제로 성인이 되는, 군자가 되는 것이 교육의 원대한 목표였습니다.

저절로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려는 열정과 노력이 있어야 좋은 사람입니다.

건반의 구도자라는 백건우님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솔직히 음악을 '가르친다고’ 배울 수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음악이란 자신이 찾아낸 결과의 산물이니까요.

  어차피 정답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수도생활 및 전 삶에 해당되는 진리입니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고자

끝없이 자발적으로 찾고 노력해야 하는 구도과정의 삶입니다.

어제 식당 독서 시 들은 분도 규칙의 구절입니다.

 

“수도원의 당가로 선정될 사람은

  공동체에서 지혜롭고, 성품이 완숙하고, 절제있고,

  많이 먹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부산떨지 않으며,

  욕을 하지 않고, 느리지 않으며, 낭비벽이 없고,

  오히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는 공동체를 위하여 아버지처럼 해야 한다.”(RB31,1-2).

 

어찌 당가뿐이겠습니까.

지도자들은 물론 모두가 이 덕목의 거울에 비춰보며

자신을 추슬러야 할 것입니다.

‘아버지처럼’ 이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마침 지난 밤 긴 가을 가뭄 중에 내린 단비로

메말랐던 대지가 골고루 촉촉이 젖어 있는 모습에서

하늘 아버지의 자비를 묵상했습니다.

하느님의 종으로 자신의 신원을 밝힌 사도 바오로는

감독의 자격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지도자는 물론 모두가 염두에 둬야 할 덕목입니다.

 

“사실 감독은 하느님의 관리인으로서 흠잡을 데가 없어야 합니다.

  또한 거만하지 않고, 쉽사리 화내지 않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술꾼이나 난폭한 사람이나 탐욕스러운 사람이 아니라,

  손님을 잘 대접하고 선을 사랑해야 하며,

  신중하고 의롭고 거룩하고 자제력이 있으며,

  가르침을 받은 대로 진정한 말씀을 굳게 지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관리인이란 철저한 신원의식에 말씀을 굳게 지킬 때,

또 부단히 자신을 갈고 닦는 자기훈련과 자기절제의 결과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덕목이요 내적 자세입니다. 복음에서 주님은 역시 제자들에게 남을 죄짓게 하는 일 없도록 하고 끊임없이 용서하라는 수행을 명하십니다. 자기의 한계를 절감한 제자들의 기도입니다.

“주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해 주십시오.”

매일 우리가 미사 중에 주님께 청해야 할 기도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부족한 믿음을 더해 주시어

자기훈련과 자기절제의 삶에 항구할 수 있도록 하십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