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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 11.1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10 조회수343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1.10 수요일 성 대 레오 학자(390-461) 기념일

티토3,1-7 루카17,11-19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말씀 묵상과 관련되어 마음에 와 닿은 아침 성무일도 다음 시편입니다.

 

“내 영혼아 하느님 찬양하라. 주님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

  죽음에서 네 생명 구하여 주시고, 은총과 자비로 관을 씌워 주시는 분,

  한 평생을 복으로 채워주시니, 네 청춘 독수리 마냥 새로워지도다.”

 

참 아름다운 시편입니다.

‘주님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 합니다.

망각의 동물인 사람이요, 잊어버리는 망각의 병이 문제입니다.

자꾸 잊어버리는 게 사람이기에

끊임없이 반복하여 공동전례의 미사와 성무일도를 바치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는 말씀,

바로 늘 깨어, 싱싱한 영적 감성을 지니고 살아가라는 말씀입니다.

영적 감성 무디어져있으면

잘못의 죄와 너무나 많은 은혜를 잊고 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어느 형제님이 마침 황홀하게 태양 떠오르는 아침에

제 집무실을 방문했다가 창밖을 보며 탄성을 발했습니다.

 

“햇빛에 반사되니 단풍잎들 너무 아름답습니다. 환상적입니다.”

 

황홀한 햇빛에 반사되는 아름다운 단풍잎들

그대로 우리 위에 쏟아지는 하느님의 은총을 상징합니다.

사람들 영혼에 하느님의 은총 햇살이 비칠 때

투명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영혼들입니다.

밤하늘 온 누리에 가득 쏟아지는 별빛 역시

하느님 자비의 은총을 상징합니다.

자연 만물 모두가 하느님을 체험하게 하는 성사입니다.

새로움, 놀라움, 고마움, 그리움,

모두가 깨어있을 때 일어나는 느낌들입니다.

마음이, 영적감성이 무디어져 있어

얼마나 많은 하느님 체험의 기회를 잃고 사는지요.

강렬한 영적갈망으로, 또 절실한 상황으로 깨어있을 때 하느님을 찾습니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열 사람 나병 환자들의 간절한 기도입니다.

천형이라는 나병이 절박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게 만들었고

마침내 주님의 은총으로 모두 치유 받았습니다.

미사 시작 하면서 바치는 우리의 자비 송 역시

이런 간절한 마음으로 비칠 때 치유의 은총입니다. 

받은 은총을 쉽사리 잊어버리는 게 문제입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진짜 깨어있던 사람은 열 명 중,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드린

사마리아 사람 한 명뿐이었습니다.

영적으로 깨어있을 때 저절로 나오는 하느님 찬양과 감사입니다.

끊임없는 하느님 찬양과 감사가 우리 영혼을 깨어있게 합니다.

하여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 미사와 성무일도입니다.

우리를 부단히 영적으로 깨어있게 하는 것은 성령이십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하느님께서는 우리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을 우리에게 풍성히 부어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분의 은총으로 의롭게 되어,

영원한 생명의 희망에 따라 상속자가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풍성히 부어지는 성령이,

영원한 생명의 희망이 우리를 부단히 죄를 뉘우치고

깨어 하느님께 찬양과 감사를 드리게 합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열 명 중 하느님께 찬양과 감사를 드린 한 사람만의 나병 환자 만이

영육의 전인적 구원을 받았습니다.

언젠가 어느 형제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

 

“ ‘고맙다. 감사하다.’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했다.’ ‘미안하다.’ ‘죄송하다.’라는 사과의 표현은

더 중요합니다.”

 

겸손히 깨어있는 영혼들은,

다윗의 통회 시편에서 보듯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가 진정성 담긴 찬양과 감사뿐 아니라 잘못의 사과에도 신속했습니다.

잘못했다는 사과 하나로 깨끗해질 관계가

사과는 커녕 구구한 변명으로 서로 간 장벽을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공동생활에서 감사하는 마음 보다 더 힘들고 중요한 것은,

용기있는 행위는 잘못을 사과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전례의 순서로 봐도 잘못의 사과가 우선이고 찬미는 다음입니다.

하여 미사의 구조도 고백의 기도와 자비 송으로

죄와 잘못의 통회에 이어

감사와 찬미의 말씀의 전례, 성찬의 전례가 뒤따릅니다.

평생 끊임없이 죄와 잘못의 고백성사를 봐야하고

이어 찬미와 감사의 성체성사를 드려야 합니다.

이래야 진정 믿음의 성장이요 성숙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런 전례구조에 충실했던 이는

열 명의 나병 환자 중 한 명뿐이었습니다.

자비 송에 응답해 주님은 나병 환자 열 명 모두를 치유해 주셨지만

아홉 명은 찬양과 감사를 잊었고,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깨어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범한 죄와 잘못을 뉘우치고

하느님께 찬양과 감사를 드리는 우리 모두를

온전히 치유해 주시고 구원해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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