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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13 조회수726 추천수1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11월 13일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Will not God then secure the rights of his chosen ones
who call out to him day and night?
Will he be slow to answer them?
I tell you, he will see to it
that justice is done for them speedily.
(Lk.18.7-8) 
 
제1독서 3요한 5-8
복음 루카 18,1-8
 
어제 낮에 식사를 하다가 당뇨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가족력에 의해 당뇨로 고생하고 있다는 신부님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이 이야기를 들은 한 신부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부모님께서는 내게 엄청나게 건강한 육체를 물려주셨거든.”

이 말에 다른 신부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세요.

“너도 원망할 것이 있을 것 같은데? 유전적으로 머리카락이 없잖아.”

그러자 웃으며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아니야. 나를 보고 남이 불편할 뿐이지, 나는 전혀 불편하지 않아.”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남들의 시선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자기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떤 이는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행복해하는 반면에, 또 어떤 이는 모든 것이 다 만족스러워 보이는데도 불행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을 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내가 태어날 확률은 로또복권 당첨확률보다 훨씬 더 낮다고 하지요. 왜냐하면 나는 3억 개의 후보 정자 중에서 난자가 선택한 단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내가 행복하지 않다고 하면서 의기소침해서 다닌다면 선택받지 못해 버려진 정자는 어떨까요?

이렇게 운이 좋은 당첨자가 바로 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해 살면서 행복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심지어 고통과 시련이 밀물처럼 밀려들어도 최선만 다한다면 어떻게든 이겨내고 행복도 나의 것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한 과부와 불의한 재판관이 나오지요. 솔직히 좀 궁금한 사항이 많습니다. 어떤 억울한 일을 당했는지, 또 이 재판관은 자기 임무를 왜 지키지 않는지 등등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궁금증을 답해 주지 않습니다. 궁금증의 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불의한 재판관에게 끊임없이 성가시게 졸라대는 바람에 과부의 청을 들어 주기로 했다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과부는 남성위주의 사회였던 당시에 가장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계층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말씀에 등장하는 과부는 어려운 난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상징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어려운 난관 속에서 굴하지 않고 극복하는 신앙생활의 집요한 노력이 가장 중요함을 이야기하시는 것이지요.

많은 이유를 들어 내가 불행한 이유를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그러나 그러한 궁금증 자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만이 나를 진정한 행복의 길로 성큼성큼 다가서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움직이는 것은 바람도 깃발도 아니요, 바로 너의 마음이다(혜능선사).





넘어져도 좋다(닉 부이치치, ‘닉 부이치치의 허그’ 중에서)

강연을 하다 보면 대부분 높은 연단이나 무대, 탁자 위로 올라가는데, 한번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윤을 낸답시고 왁스를 칠해 놓은 까닭이다. 결국 나는 강의를 포기하고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 좀 일으켜 주시겠어요?”

휴스턴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도 곤혹스러운 장면이 다시 연출됐다.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나는 여느 때처럼 바닥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쓰러진 채로 계속 이야기를 했다.

“너나없이 가끔은 이렇게 쓰러지고 넘어집니다. 하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한, 넘어짐은 실패가 아닙니다. 절대로 꿈을 잃지 마십시오.”

그런데 다시 일어설 능력이 있음을 보여 주기 직전에 강당 뒤편에서 한 여성이 종종걸음을 치며 달려 나왔다. “도와드릴게요.” “감사합니다만, 괜찮습니다. 전 지금 중요한 포인트를 보여 주고 있는 겁니다.” 그제야 여인은 자리로 돌아갔다.

아마, 지켜보는 이들로서는 내가 몸을 일으키는 것만큼이나 그녀가 그만두기를 목매어 기다렸을 것이다. 내가 바닥에서 일어서는 과정 하나하나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청중들은 가슴이 뭉클해진다. 다들 나만큼이나 힘겹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고난과 시련은 나뿐 아니라 온 인류가 겪는 인생사의 일부다.

 
 
 
 
 Heart to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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