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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최후심판>
작성자장종원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14 조회수341 추천수2 반대(0) 신고
 

<최후심판>

(제가 보기에는 성경 전체의 백미입니다.)


최후의 심판(마태 25,31-46)

  31절   “사람의 아들이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오면, 자기의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을 것이다. 

  32절   그리고 모든 민족들이 사람의 아들 앞으로 모일 터인데, 그는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가르듯이 그들을 가를 것이다. 

  33절   그렇게 하여 양들은 자기 오른쪽에, 염소들은 왼쪽에 세울 것이다. 

  34절   그때에 임금이 자기 오른쪽에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35절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36절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37절   그러면 그 의인들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굶주리신 것을 보고 먹을 것을 드렸고,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렸습니까? 

  38절   언제 주님께서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따뜻이 맞아들였고, 헐벗으신 것을 보고 입을 것을 드렸습니까? 

  39절   언제 주님께서 병드시거나 감옥에 계신 것을 보고 찾아가 뵈었습니까?’ 

  40절   그러면 임금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41절   그때에 임금은 왼쪽에 있는 자들에게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 부하들을 위하여 준비된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 

  42절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으며, 

  43절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이지 않았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병들었을 때와 감옥에 있을 때에 돌보아 주지 않았다.’ 

  44절   그러면 그들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굶주리시거나 목마르시거나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또 헐벗으시거나 병드시거나 감옥에 계신 것을 보고 시중들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45절   그때에 임금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 

  46절   이렇게 하여 그들은 영원한 벌을 받는 곳으로 가고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곳으로 갈 것이다.”



해설

31-46 이 장면은 복음서들 가운데서 최후심판의 내용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보여 주는 유일한 장면이다. 사람들은 예수님에 대하여 가진 믿음에 따라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이 믿음은 예수님의 구체적인 인격을 알고 예수님과 더불어 몸 바치는 데 있다. 그렇지만 예수께서는 어디 계시는가? 사회와 세계 속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가난한 나라들 안에 계신다. 예수께서는 재력과 권력에 기초한 사회와 세계로부터 소외당하고 억눌리는 가난한 사람들과 가난한 나라들의 자유와 해방을 위하여 사랑과 정의를 실천했는지 여부에 대하여 심판을 내리실 것이다. 그런 보잘것없는 사람들과 보잘것없는 나라들에 대한 사랑과 정의의 실천이야말로 믿음의 중심 실천이다. 마태오는 처음부터 그런 믿음을 예수께서 펼치신 활동의 핵심으로서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마태 3,15) 이 실천이야말로 하느님 나라의 생명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이다.

우리는 하느님의 결정적인 심판이 이 세계가 없어지고 역사가 끝날 때 내려지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수께서 당신 지상 생에 동안에 하느님의 나라를 증거하셨기 때문에,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그리고 인간이 누구인지를 보여주셨기 때문에, 온 인류․온 세계․역사 전체가 이미 하느님이 내리시는 결정적인 심판 과정 속에 들어서 있다. 어떤 공동체나 나라든지, 하느님을 받아들이는지 아니면 거절하는지에 따라서 결정적인 심판을 받고 있다.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고 이루는지 아니면 미워하고 불의를 저지르면서 악한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는지에 따라서 결정적인 심판을 받고 있다. 개인으로서는 자기 인생의 목표와 방향과 생활모습과 실천과 행동에 따라서 자기 운명을 결정지어가고 있으며 죽는 순간에 인생 과정 전체를 하느님 앞에서 하느님의 판단에 따라서 결산하게 된다. 그래서 개인에게 종말은 죽어서 하느님 앞에 서는 순간이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고 또 마지막 심판을 내리고 결정적인 하느님의 나라를 세우려고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시는 신비스런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지배권력을 행사하는 왕이 아니라 섬기는 왕이시다. 섬기는 사람이라야 예수님과 더불어 왕이 될 수 있다.

하느님이 내리시는 심판의 기준은 당신이 정해 놓으신 정의이다. 사랑하고 용서하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정의를 실천하고 이루었는지 여부가 그 기준이다. 보잘것없는 사람들・무시당하는 사람들・가진 것 없는 사람들과 운명을 함께 했는지 여부가 그 기준이다. 예수께서는 당신 자신을 그런 천대받는 사람들과 동일하게 보신다. 굶주리는 사람들・목마른 사람들・외국인노동자들・헐벗은 사람들・집 없는 사람들・장애우들・병자들・정신병자들과 동일하게 보신다. 그런 사람들은 인정 없는 불의한 사회․경제․정치 질서의 희생물이다. 그렇게 희생당하고 있는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았는가를 따지는 것이 하느님 심판의 기준이다.

정의와 자비의 실천은 가난한 사람들과 가난한 나라들을 상대로 구호활동을 펼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자선과 구호활동도 서둘러 해야겠지만, 그와 아울러서 가난한 사람들을 쏟아내고 사람을 수없이 죽이는 국가질서와 세계질서를 정의로운 질서로 바꾸어 놓는 일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하느님이 내리시는 선고 공판을 듣고서 놀랄 사람이 많을 것이다. 자기 자신을 평가하던 기준과 하느님의 평가 기준이 너무 다르겠기에 그렇다. 주일미사에 빠지지 않고 나가고 큰 죄를 짓지 않았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생각하다가 큰 낭패를 보는 신자들도 있을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고 소유와 소비생활에서 그들과 운명을 함께 하지 않은 자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은 염소 무리에 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유다교 신자든, 천주교 신자든, 개신교 신자든, 불교 신자든, 유교 신자든, 이슬람교 신자든, 종교를 가지고 있든 가지고 있지 않든,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그들이 모두 살기를 바라는 정의로운 분이시다. 당신이 바라시는 사랑과 용서와 자비 그리고 그런 따뜻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의를 실천하고 실현하는 사람이면 아무런 차별 없이 당신 자녀로 받아들이신다. 모든 사람과 모든 나라가 서로 위해 주고 당신이 주신 모든 선물을 골고루 나누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와 세계를 세우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을 당신 사람으로 인정하신다. 예수께서는 그렇게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받아들여 그들을 사랑하고 섬기라고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공동체를 세우신 것이다.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예수께 해 드리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신적 조건을 버리고 인간 조건을 취하여 가난하게 태어나고 가난하게 살고 불의와 맞서 싸우다가 죽임을 당하기까지 하셨다. 가장 감동적이고 가장 깊은 신비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께서 사람이 되어 무시당하고 천대받는 사람들의 운명을 당신 운명으로 삼으시다가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 위에서 죽임을 당하셨다는 사실이다. 십자가 사형은 로마 제국의 부(富)와 지배권력에 맞서는 반란범이 당하는 형벌이었다. 그런 뜻에서라면 예수께서는 과연 가장 극악한 반란범이셨다. 무시당하고 천대받으면서도 깨어 있는 사람들도 예수께서 가실 길을 가게 되어 있다. 그런 사람들로 계시는 예수님과 운명을 함께 하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요 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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