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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라져야 한다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15 조회수510 추천수6 반대(0) 신고

 

너희가 보고 있는 저 돌들과 자원예물로 꾸며진 아름다운 성전이

돌 하나도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인간의 모든 노력, 희생, 봉상, 심지어 사랑의 행위조차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이 될 것이라는 말씀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해서 남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다 사라질 것이다.

참으로 그러할 것이다. 또 그래야 할 것이다.

우리가 보는 것들은 유한하고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고통을 주고 허황한 상상을 주

심한 경우에는 우리를 멸망에로 이끌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조차도 다 사라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남아야 할 것은?

 

모든 것이 다 사라질 것이다. 

우리가 눈을 감는 날 그렇게 될 것이다.

 

언젠가부터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을 상상하게 되었다.

끔찍하였다. 암흑, 모든 빛이 차단되어 깜깜한 세상,

그런데 그 깜깜함은 나에게만 그러할 것이었다.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한 빛 가운데 아름다운 빛의 축제를 마음껏 누리면서도

 아무런 느낌없이,

감사도 환호도 찬미도 없이 그저 바라보고 있을 것이었다.

빛이 있음이, 빛 가운데 살고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헬렌켈러가 딱 3일간만 보고 듣고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고 싶은 일을 기록한 내용이 있다.

 


3일만 볼 수 있다 -헬렌 켈러-


만약 내가 이 세상을 사는 동안에 유일한 소망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죽기 전에 꼭 3일 동안만 눈을 뜨고 보는 것이다.


만약 내가 눈을 뜨고 볼 수 있다면

나는 나의 눈을 뜨는 그 첫 순간 나를 이만큼 가르쳐 주고

교육시켜준 나의 선생님 애니 설리반을 찾아 가겠다.

지금까지 그의 특징과 얼굴 모습을

내 손끝으로 만져서 알던 그의 인자한 얼굴,

그리고 그의 아리따운 몸가짐을 몇시간이라도 물끄러미 보면서

그의 모습을 나의 마음 속 깊이 간직해 두겠다.


다음엔 나의 친구들을 찾아가 그들의 모습과 웃음을 기억하고,

그 다음엔 들과 산으로 산보를 나가겠다.

바람에 나풀거리는 아름다운 나무 잎사귀들,

들에 피어 있는 예쁜 꽃들과 풀들.

그리고 저녁이 되면 석양에 빛나는 아름다운 노을을 보고 싶다.


다음날 이른 새벽에는 먼동이 트는 웅장한 장면을 보고,

아침에는 메트로폴리탄에 있는 박물관, 오후에는 미술관,

저녁에는 보석 같은 밤하늘의 별들을 보면서 또 하루를 지내겠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아침 일찍 큰 길가로 나가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바라보고,

오전에는 오페라 하우스, 오후에는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감상하겠다.

그러다 어느덧 저녁이 되면


나는 건물의 숲을 이루고 있는 도시 한복판에 나와

네온 사인이 반짝거리는 거리,

쇼윈도우에 진열되어 있는 아름다운 상품을 보겠다.

그리곤 집에 돌아와 내가 눈을 감아야 할 마지막 순간에

나는 3일 동안만이라도 볼 수 있게 해 주신

나의 하느님께 감사한다고 기도를 드리며

또 다시 영원한 암흑 세계로 들어 갈 것이다.

 


자기를 가르쳐준 설리반 선생님을 맨먼저 보고 만지고 싶다고 했다.

자기에게 새로운 빛을 준 사람이었다.

 

빛이 있어서 볼 수 있는 세상은

그야말로 암흑 속에서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겐 천국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살아움직일 수 있는 모든 환경(자연, 사람, 제도, 조직, 만남)

어쩌면 하느님이 손수 이 세상에서 우리 인간들이 볼 수 있고 즐기게 해주신 천국

이 아닐까 싶다.

보이지 않는 더 좋은 천국의 볼 수 있는 표징이 지금 이 세상일 것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우리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이 세상을 점점 더 지옥으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그 가치를 모르고 살고 있을 뿐,

이미 하느님은 이 세상에 당신의 현존이함께 하는 천국(하느님이 계신 곳이 천국이

니),

그 하느님의 나라를 이미 우리 눈 앞에 보여주고 펼쳐주셨다.

그래서 신학자들이, 하늘나라는 이 지상과 아주 동떨어진 “곳”이 아니라고 말하

는 것 같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토록 아름다운 이 세상의 풍광이,

그분의 현존이 머무는 이 세상이 결국에는 다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씀의 의미는 결국 참 세상이 이 세상을 대신할 것이란 약속일 것이다.

무언가를 없애는 것은 더 나은 것을 새로 세우기 위한 작업일 것이다.

 

사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없애야 우리 안에 하느님의 현존이 머물수 있다는 것을

 문득 문득 깨닫는다.

조그만 내 아집, 욕심, 애착이 점점 불어나서 아무도 건들지 못하는 높은 벽이 되

어있음을…

그 고집, 아집, 욕심, 나밖에 모르는 어떤 것만 무너뜨리면 얼마든지 평화로울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런 것들, 내 아집, 욕심, 질투, 욕망 등등을

예수님은 우리가 참된 신앙생활을 해 나가는데 방해가 되는 적의 공격,

악의 공격, 혹은 박해로 표현하신 듯 하다.

나 자신 안에 있는, 내 스스로 만들어낸 나의 적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세력을 모아서 서로 야합하면서 사회적 악들이 생겨난다.

예컨대 반칙도 기술이 되는 요즘음의 몇몇 국제경기들(빙상, 수영, 축구, 농구 등

등)

 

그런 현실 앞에서 그것이 아니라고, 바르고 정직하게 사는 것이 올바른 인간의 삶

이라고 말하고 그대로 사는 것,

그것이 또한 우리가 예수님을 안다고,

그분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고 세상을 향해 당신을 증언할 기회라는 말씀도 하

셨다.

 

빛이 가득한 천국과 같은 세상,

다시 말해서 얼마든지 하느님의 현존과 함께 평화와 기쁨과 찬미 가운데 살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 앞이 가리워져서 바로 앞에 예수님이 계신줄 몰랐던 막달라 마리아처럼,

아무도 건들지 못하게끔 “나” “나만”이라는 울타리 속에 가두어버린 이 세상은

사라져야 한다.

 

그러면 새로운 세상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하느님의 현존이 함께 하는 세상, 이미 천국과도 같은 세상,

헬렌켈러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는 세상,

빛으로 가득찬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참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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