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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16 조회수986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11월 16일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Zacchaeus,
come down quickly,
for today I must stay at your house.”
(Lk.19.5)
 
 
제1독서 요한묵시록 3,1-6.14-22
복음 루카 19,1-10
 
몇 달 전 저는 황당한 기사를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글쎄 수원가톨릭대학교가 부실대학 판명을 받았다는 것이었지요. 정확하게는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이라고 하는데요, 교과부의 선정 기준은 취업률(20%), 재학생 충원율(35%), 전임교원 확보율(5%), 학사관리(5%), 저소득층 학생 지원 실적(15%), 대출금 상환율과 등록금 인상 수준으로 산정한 재정 건전성(20%)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사제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신학대학의 특수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이었지요(이 점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수원가톨릭대학교 홈페이지 http://www.casuwon.ac.kr/를 참조하세요).

이렇게 평가를 받음으로 인해 학교의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고 합니다. 수원가톨릭대학교는 부실대학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었고, 지난 11월 5일 그 특수성을 인정받아 학자금대출제한 대학에서 제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신학교 교수 신부님께서 한숨을 내쉬시며 말씀하시더군요.

눈에 보이는 부분만을 보고 평가할 때에는 부실대학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그 안에 들어가서 제대로 바라보면 그 어떤 대학보다도 튼튼한 내실을 다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과부에서도 인정을 하고 이번 재평가를 통해 부실대학 명단에서 제외되었던 것이지요.

이런 모습은 우리들의 일상 안에서도 자주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현상만이 참된 것인 양 판단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러나 그러한 섣부른 판단으로 참된 진리로 나아갈 수 없음은 분명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자캐오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세관장이었습니다. 돈이 좀 있었겠지요. 그러나 사람들의 존경은 받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세리들은 동족들에게 세금을 걷어서 이스라엘을 지배하는 로마에 바치는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그 과정 안에서 각종 부를 챙기다보니 세리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을 것입니다. 자캐오 역시 이런 세리 중의 한 명이었기에 사람들은 그를 무시하고 멀리했지요. 그래서 예수님을 한 번 보려고 했지만, 사람들은 이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키도 작았기에 도저히 볼 수가 없었지요.

“그는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사람들 때문에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예수님보다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갑니다. 키 작고 볼 품 없는 그리고 나이도 지긋한 사람이 낑낑대며 나무 위로 올라가는 장면을 떠올려보십시오.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자캐오의 이러한 정성을 보시고 그의 마음을 알아챈 예수님께서는 그의 집에 머무십니다. 사람들이 모두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지만, 예수님께서는 그의 속마음을 보셨던 것입니다.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하지 않는 예수님, 그런데 우리들은 얼마나 많이 겉모습만을 보고서 잘못된 판단을 했을까요? 세상 사람들의 기준을 따르기보다 주님의 기준을 따르는데 더욱 더 노력하는 우리가 되어야하겠습니다. 더불어 수원가톨릭대학교의 빠른 명예회복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다수의 판단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그들은 소수와 마찬가지로 잘못 판단한다(J.드라이든).




상처가 희망이다(박노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중에서)

상처 없는 사랑은 없어라
상처 없는 희망은 없어라

네가 가장 상처받는 지점이
네가 가장 욕망하는 지점이니

그대 눈물로 상처를 돌아보라
아물지 않은 그 상처에
세상의 모든 상처가 비추니

상처가 희망이다

상처받고 있다는 건 네가 살아 있다는 것
상처받고 있다는 건 네가 사랑한다는 것

순결한 영혼의 상처를 지닌 자여
상처 난 빛의 가슴을 가진 자여

이 아픔이 나 하나의 상처가 아니라면
이 슬픔이 나 하나의 좌절이 아니라면
그대, 상처가 희망이다
 
 
 
 
Veil Of 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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