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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16일 야곱의 우물- 루카19,1-10 묵상/ 아, 내게도 오십니까!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16 조회수386 추천수7 반대(0) 신고
아, 내게도 오십니까 !

그때에 1예수님께서 예리코에 들어가시어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2마침 거기에 자캐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세관장이고 또 부자였다. 3그는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4그래서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 그곳을 지나시는 예수님을 보려는 것이었다. 5예수님께서 거기에 이르러 위를 쳐다보시며 그에게 이르셨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6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다. 7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8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주님 !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9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10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예리코에서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사람들은 슬슬 비위가 틀어지다 급기야 투덜거리기 시작합니다. 지난번에 눈먼 거지를 상대해 준 거야 동정이라 쳐도, 오늘 저 밉상 세관장이에게선 하지도 않은 초대도 받아주셨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제가 대단한 인물이라도 그렇지, 이렇게 우리 사회의 '질서' 를 흩트려 놓으면 안 되지 ….’ 그들 맘속의 불만이 귀에 들리는 듯합니다.

어쩌면 군중은 자캐오의 믿음과 열성을 보면서 조금은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순박한 믿음과 그 믿음을 단단하게 해주는 거침없는 열정, 저에게는 없는 그 가치를 마음 한편에서는 긍정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부러움에서 긍정의 힘을 사그라뜨려 자캐오를 만류하고 예수님을 비난한 것은 어쩌면 자기가 살아온 삶이 저 죄인보다 못할지도 모를 거라는 불안, 예수님께서 그 티끌도 크게 보시고 내게는 손을 내밀어 주시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자괴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오늘 자캐오의 행동과 대비되어 그저 불안하고 안쓰럽게만 느껴지는 군중의 비루한 행동에서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없는,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 나보다 못나 보이는 사람에게 관대할 수 없는 내 모습이 보입니다. 최선을 다한다고는 하지만 늘 한 곳이 부족한 것 같아서, 쓸고 덮어도 그 텅 비고 추악한 구멍이 보일 것 같아서, 오늘 내 옆에 와 계시는 그분께 손을 내밀지도 못하고 주저하는 나는 군중 속에서 예수님을 잘 따르고 있다고 믿지만 실상은 나무 위로 오르지 못하는 자캐오의 또 다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나에게 그분께서 내밀지도 않은 손을 잡아주겠다 말씀하십니다.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박경선(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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