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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 11.1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17 조회수334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1.15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요한 묵1,1-4.5ㄹ;2,1-5ㄴ 루카18,35-43

 

 

 

 

 

 

“내가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주님께서 복음에서 다음처럼 여러분에게 물으신다면 무어라 대답하겠습니까?

 

“내가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단 하나의 소원을 말해야 합니다.

복음의 가난한 눈 먼 걸인 제대로 대답했습니다.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진정 하느님을 찾는 이에게 소원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 보는 눈을 지닌 이는 복됩니다.

‘보고 싶다.’는 말도 있듯이

누구나의 마음 깊이 내재해 있는 보고 싶은 욕구입니다.

너를 보고 싶고 나를 보고 싶고, 궁극에는 주님이 보고 싶은 것입니다.

주님 역시 ‘와서 보라’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보고 맛보아라.’

말씀하시며 당신을 잘 볼 것을 촉구하십니다.

짧은 인생, 이것저것 다 보고 살 수는 없습니다.

보는 것에도 절제와 분별의 지혜가 요구됩니다.

될 수 있다면 진선미를, 참되고 좋고 아름다운 것을 많이 보는 게 좋습니다.

바로 이게 진선미 하느님의 간접적 체험이기도 합니다.

 

보고 싶은 욕구는 그대로 알고 싶은 욕구와 통합니다.

너를 봐 너를 알고 싶고 이어 또 나를 봐 알고 싶은 것입니다.

궁극에는 주님을 봐 주님을 알고 싶은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길가에 앉아 구걸하는 눈 먼이’가 상징하는바 깊습니다.

바로 보지 못해 자기를 상실한 이들을 상징합니다.

사실 눈은 있어도 보지 못해 자기를 잃고 사는 이들도 참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나의 마음 깊이에는

나를, 또 주님을 봐 알고 싶은 갈망이 잠재해 있는 법입니다.

이 갈망이 깨어있게 하고 주님을 찾게 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라는 말에

전광석화처럼 즉각 반응하는 눈 먼 걸인입니다.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오늘 복음의 구조는 그대로 미사 구조를 반영합니다.

눈 먼 걸인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자비송을 바치며

미사를 시작한 우리들입니다.

앞서가든 이들이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걸인은 더욱 큰 소리로 간절히 부르짖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과연 이런 간절한 심정으로 미사 중 자비송을 바치는 지요.

간절하고 절실할수록 기도도 짧고 순수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눈 먼 걸인의 열정의 믿음에 감동하신 주님의 물음입니다.

이 미사 중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물음이기도 합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과연 무어라 대답하시겠습니까?

지체 없는 눈 먼 걸인의 대답입니다.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우리의 소원 역시 이것 하나뿐입니다.

눈 먼 걸인의 간청에 감동하신 주님의 즉각적인 응답입니다.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역시 이 거룩한 미사 중,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다시 보게 되어 하루를 시작하게 된 우리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어지는 눈 뜬 걸인의 반응입니다.

 

‘그가 즉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다.’

 

예수님을 보고 따름으로 참 나를 찾은 눈 먼 걸인에서

눈 뜬 제자의 신분으로 바뀝니다.

새삼 주님을 보고 따르라 있는 눈임을 깨닫습니다.

끊임없이 주님을 사랑하여 찬양하며 따를 때

깊어지고 넓어지는 마음의 눈입니다.

주님 향한 시선을 놓쳐 찬양이 시들어 갈 때 마음의 눈도 어두워집니다.

끊임없이 주님을 사랑하고 따르며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미사와 성무일도가 우리 마음의 눈을 밝게 합니다.

사랑과 함께 가는 마음의 눈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사랑할수록 깨끗해지는 마음이요,

이때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하느님을 봅니다.

사랑 없으면 아무리 육안이 좋아도 깊이 보지 못하니

말 그대로 눈 뜬 맹인입니다.

사랑할 때 보이고 알게 됩니다.

주님은 초심의 사랑을 잃어버린 에페소 교회에 대해

회개를 촉구하시며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초심의 사랑을 회복시켜 주시고

눈을 열어 주시어 당신을 잘 보고 따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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