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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의 희망이자 평화이신 그리스도" - 11.1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19 조회수438 추천수8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1.18 연중 제33주간 목요일

묵시5,1-10 루카19,41-44

 

 

 

 

 

"우리의 희망이자 평화이신 그리스도"

 

 

 

어느 발레무용가(김 경영37세)의 고백이 잊혀 지지 않습니다.

 

“춤추다보니 현실이 보였고, 현실을 알면서 춤을 만들었습니다.”

 

춤 대신 ‘기도’나 ‘강론’을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기도(강론)하다 보니 현실이 보였고

현실을 알면서 기도(강론) 역시 간절해졌습니다.’

어느 분야든 깊이 투신하여 진실한 탐구의 삶을 살다보면

현실에 닿을 수뿐이 없습니다.

이래서 예언자의 현실 비판입니다.

영적일수록 현실적이란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진정 살아있는 강론 역시

‘말씀’과 ‘삶(현실)’과 ‘전례’의 삼위일체에서 탄생됨을 깨닫습니다.

말씀이 빠진 강론은 맹목이고,

삶이 빠진 강론은 공허하고,

전례가 빠진 강론은 방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사람, 예수님 역시 땅의 현실에 극히 민감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이르시어,

  그 도성을 보고 우시며 말씀하셨다.’

 

예루살렘의 현실을 보며 우시는 예수님은

그대로 하느님의 울음을 상징합니다.

참 골치 덩어리, 문제 덩어리 사람들입니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만약 예수님께서 오늘의 서울을 보신다면,

또 국토를 지면(紙面)으로 삼아 거대한 공공미술을 하는

4대강 공사의 현실을 보신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실는지요.

아마 오늘 복음과 흡사한 반응일 것입니다.

과연 무엇이 평화의 현실을 가로막아 못 보게 하는지요.

탐욕과 교만과 무지입니다.

인간의 근원적 질병과도 같고 원죄와도 같은 일란성 세쌍둥이가

탐욕과 교만과 무지입니다.

현실에 절망하기는 묵시록의 요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봉인을 뜯고 두루마리를 펴기에 합당한 자 누구인가?”

 

천사의 물음에,

요한은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하늘에도, 땅위에도, 땅 아래에도,

두루마리를 펴거나 그것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이가 하나도 없어

슬피 울었다 합니다.

이런 절망의 현실에 희망의 태양으로 떠오르는 어린양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하느님의 울음과 우리의 울음을 그치게 하실 분은

그리스도 예수님 한 분 뿐이십니다.

하느님의 희망과 우리의 희망이 만나는 그 지점에

참 희망이자 평화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 계십니다.

요한은 물론 우리 모두를 위로하시는 한 원로의 말입니다.

 

“울지 마라. 보라, 유다 지파에서 난 사자,

  곧 다윗의 뿌리가 승리하여 일곱 봉인을 뜯고

  두루마리를 펼 수 있게 되었다.”

이어 새 노래를 부르는 스물 네 원로들과

네 생물들의 천상전례에 참여하여

우리 역시 끊임없이 하느님께 성무일도와 미사의 새 노래를 바칠 때

비로소 탐욕과 교만, 무지의 감옥에서 해방되어 겸손의 현실입니다.

무욕의 겸손이요 겸손의 지혜입니다.

겸손할 때 참 자유요 평화입니다.

국제정치에서도 미국을 반면교사로 삼아

떠오르는 초강대국인 중국에 겸손할 것을 촉구하는

노학자(월러스틴;81세, 미 예일대 석좌교수)의 말도 생각납니다.

  

“국제정치의 현실에서도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

  성경 잠언에도

  ‘거만한 마음가짐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Pride goes with before the 

  fall:잠언16,18)’라고 나오지 않는가.

  중국은 지난 일을 과거지사로 돌리고

  현재와 미래를 중시하는 태도를 배워야 한다.”

 

겸손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섰다하면 넘어집니다.

주님은 매일 미사 은총으로 우리를 겸손케 하시어

평화의 현실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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