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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국을 차지할 사람
작성자김열우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19 조회수362 추천수3 반대(0) 신고

우리의 천성에 선과 함께 악이 있고, 사랑과 함께 미움이 있고, 애타게 갈구하는 정의와 함께 그 달콤함에 매료되는 불의도 공존합니다.

 

아름다운 꽃과 새, 한 여름을 즐겁게 해주는 매미와 같은 곤충과 함께,

, 쥐, 바퀴벌레와 같은 혐오스러운 것들도 공존합니다.

 

양지와 그늘, 달콤한 열매와 땀흘리는 수고, 즐거운 권리와 함께 괴로운 의무가 동전의 양면과 같이 공존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을 구성하는 요소들입니다.

하느님께서 광명의 낮과 함께 밤을, 해와 함께 달과 별들을, 여름과 함께 겨울을 지어내신 것입니다.

 

나는 차라리,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는 감각만을 주셨더라면,

추한 것도 아름답게 보고, 증오도 사랑으로 바꾸라고 스스로에게 강요하지 않아도 될 것이 아닌가?

왜 하느님은 세상을 이토록 선과 악, 정의와 불의, 미와 추, 양면을 만드시고, 그 중 하나만을 택하도록 하시어,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신 것인가?

 

건강한 감각을 주시고,

그 감각들로 느끼고 향유하고픈, 온갖 것들을 모두 차려 놓으시고,

그 감각과는 상관없이,

즐겁고 아름다운 것들은 부인하고,

아름답지 않은 것들을 사랑하고, 한 깊은 원수도 용서하고,

맞으면 아픈 감각을 주시고서,

한 쪽뺨 때리는 자에게 다른 쪽 뺨까지 돌려대라는, -혹 말씀따라 그리 참아는 내고서도, 제 마음에 남은 상처까지는 치유하지 못하여 언제까지나 아파하는, 또 다른 감각마저-

지키기 어려운 명제를 안겨주신 거냐구요?

따져(?) 보고 싶기도 합니다.

 

태초에 사람이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따 먹기 전에는 선이나 악이란 없었습니다.

이사야서에는 아이가 뱀의 굴에 손을 넣고, 사자와 함께 노는 세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요한 묵시록 역시, 해함도, 고통이나 눈물이 없는 세계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천국은 다만,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수고가 따르는 곳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로,

선하며, 바르며, 아름다워 더 이상 해함이 없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범죄후, 땅에는 가시와 엉겅퀴가 돋고, 유익한 것조차 해하는 것들이 되어, 수고의 땀을 흘리고서야 먹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알지 못하였다면, 죄가 될 수 없을 것을, 눈이 열려 무엇이 죄악인지를 알게 된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람에게 세상을 지키고 돌보라고 하셨고,

생명 나무 또는 선악과- 둘 중의 어느 하나를 선택할 일만 부과되었을 뿐이었습니다.

 

공연히 선과 악을 알아, 하느님처럼 되기를 바랐던 인간의 잘못으로, 눈이 열려 제 몸 벗은 수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명예와 수치, 선과 악을 분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오로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복이요,

그 계명을 떠남은 곧 재앙을 자초할, 바벨탑을 쌓는 것입니다.

인간이 저지른 잘못 때문인 것을,

하느님 탓인양, 불평을 하였던 자신의 잘못을 자인합니다.

 

선도 악도 분별할 수 없는 어린 아이의 순수함으로만 천국의 초대장을 받습니다.

세상의 그 어느 보물도 마다하고, 오직 어머니의 가슴만을 열망하는 어린아이의 순수함만이 하느님의 품속의 사랑이 천국임을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악과를 따먹기 전,

사람은 선이 무엇인지, 악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낙원은 이처럼,

순수하여 선과 악조차 분별하지 못하는 사람들 만의 처소가 아닐까요?

2010년 11월 19일 오후 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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