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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날마다 ‘말씀 맛’으로" - 11.1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19 조회수376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1.19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요한 묵10,8-11 루카19,45-48

 

 

 

 

 

"날마다 ‘말씀 맛’으로"

 

 

 

무슨 맛으로 살아갑니까?

 

우리 믿는 이들은 날마다 말씀 맛으로 살아갑니다.

오늘 복음 장면은 그대로 매일 미사를 연상케 합니다.

 

복음 말씀을 활성화하는 고마운 미사전례입니다.

 

“주는 당신 백성을 찾아 속량하셨도다.”

 

아침 성무일도 시 즈카리야 후렴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전의 당신 백성을 찾아오신 똑같은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주님을 찾는 사람’에 앞서 ‘사람을 찾아오시는 주님’이십니다.

우선 가르치시기에 앞서 성전부터 정화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라 불릴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기도의 집’이어야 할 성전이,

우리 마음이 강도의 소굴로 변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보게 하는 말씀입니다.

미사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역시 고백의 기도에 이은 자비 송으로 정화한 후

말씀 전례를 통해 주님의 가르침을 듣고

성찬전례를 통해 주님의 성체를 모심으로 완전한 정화가 이루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다.’

 

새삼 성전의 기도의 집이자 말씀의 집임을 깨닫습니다.

‘날마다’라는 말마디가 중요합니다.

한두 번 가르침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평생, 날마다 미사를 통해 주님의 말씀을 들어야 영육이 삽니다.

 

“이것을 받아 삼켜라.

  이것이 네 배를 쓰리게 하겠지만, 입에는 꿀같이 달다.”

 

묵시록의 요한은 말씀의 두루마기만 받아 삼켰지만

우리는 고맙게도 말씀과 더불어 성체까지 받아 모십니다.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우리 영육의 성전은 온전히 정화, 성화되고

주님의 생명으로 충전됩니다.

 

입에는 꿀같이 달지만 쓴 말씀은 무슨 의미일까요?

우리 자신에 상태에 따라 느껴지는 말씀 맛을 의미합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몸이 아프면 맛을 못 느낍니다.

건강하고 배고프면 모든 음식이 맛있습니다.

역시 우리 영혼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말씀 맛입니다.

 

선과 악이,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엄연한 우리의 내적현실이자 세상 현실입니다.

 

우리의 선과 빛에 닿았을 때는 꿀처럼 단 말씀도

우리의 악과 어둠에 닿았을 때는 쓴 맛의 말씀입니다.

이런 쓴 맛을 통해 영혼은 깨어있게 되고

악과 어둠은 정화되어 선과 빛이 됩니다.

‘사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속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히브4,12)

 

양약은 입에 쓰다는 말도 있습니다.

말씀이 달든 쓰든 결국 영혼에는 유익합니다.

그러니 이런 영혼의 약이자 양식인 말씀을 끊임없이 섭취하지 않으면

영혼도, 양심도, 마음도 무디어져 죽습니다.

오늘 복음의 성전 안을 봐도 말씀을 경청하는 사람들과

예수님을 없앨 궁리를 하는 기득권층의 사람들,

즉 선과 악이 공존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선과 악이 공존하는 게 인간현실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말씀으로 완전 무장되어있기에

선악의 현실에 흔들림 없이 날마다 말씀을 가르치는 일에 충실하십니다.

 

“너는 많은 백성과 민족과 언어와 임금들에 관하여 다시 예언해야 한다.”

 

말씀의 두루마기를 받아 모신 요한에게 말씀 선포를 명하신 똑같은 주님께서

말씀을 받아 모신 우리 모두에게도

복음 선포의 삶에 항구할 것을 명하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당신 성전인 우리를 정화, 성화시켜주시고,

당신 ‘말씀의 힘’, ‘성체의 힘’으로 오늘 하루를 살게 하십니다.

 

“당신 말씀 제 혀에 얼마나 달콤한지!

  그 말씀 제 입에 꿀보다 다옵니다.”(시편119.10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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