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아이들과 동물들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21 조회수364 추천수5 반대(0) 신고

금요일엔 일하러 가야 하는데 일을 처음 시작하기 전에 이미 약속해 둔 아이들 체험 학습에 도우미로 따라 가기로 신청을 했기에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일하러 가는 대신 아이들과 함께 동물원에 갔다.

이 곳도 가을이 최절정기라 시시각각 내 눈에 들어오는 가을이 내 가슴에도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곤 한다.

동물원에 가면 햇살에 반짝이며 떨어지는 낙엽비도 맞을 수 있고 날씨가 선선해져서 더욱 활기찬 모습으로 뛰노는 동물도 볼 수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가니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더욱 설레어 부지런히 김밥을 싸고 미사를 다녀 오고 그리고 동물원으로 향했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도우미로 온 엄마들도 아름다운 가을 속에서 마음이 한층 여유롭고 푸근해 보였다. 선생님들은 부모들에게 학생들을 맡겨 동물원 이 곳 저 곳을 탐험하게 하는 과제를 주고 여유롭게 선생님들도 가을을 즐기는 듯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와서 이 곳에 나누고 싶어서 카메라를 챙겨 갔건만 '으...내가 그럼 그렇지' 배터리가 다 닳은 것도 모르고 사진 한 장 찍으니 카메라가 닫혀 버린다. 

늘 나사 하나가 빠진 듯, 한 구석이 모자란 듯 사는 내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났지만 그래 사진에는 못 담아도 내 머릿 속에, 내 마음 안에 다 담아 오리라 다짐하며 아이들과 동물원 이 곳 저 곳을 누비고 다녔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참 행복하다.

수줍어 하는 아이들, 장난끼 있는 아이들, 신중한 아이들, 그래도 함께 어울려 기쁨을 나눌 땐 그 순수함이 온 마음으로 퍼져서 행복한 아이들...

영어가 짧아서 함께 발룬티어하는 아줌마들과 속 깊은 대화는 나누지 못하나 얘기를 들어 주는 역할은 아마 나 따라 올 사람 없을 듯 그렇게 이야기도 열심히 들어 주고 말이 아닌 작은 행동으로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니 처음 만나서 얼굴 생김새와 모양이 다른 이방인이라 경계하던 마음도 점점 풀어지는 듯 했다.

동물들은 아이들을 참 많이 닮아 있었다.

따뜻한 햇살에 다른 이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늘어지게 잠을 자는 표범, 유리창 사이로 아이들과 장난을 치고 싶어하는 장난끼 많은 도마뱀, 겅충 겅충 신이 나서 이리 저리 뛰어 다니는 가젤, 뒤뚱 뒤뚱 무거운 몸을 느림보처럼 움직이며 앞 발로는 장난을 치고 싶어하는 흑곰, 군중 앞에서 품위 있는 자태와 기개를 자랑하고파 포효하는 사자,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아이들이 다가가면 수족관 물 속 바위 틈 속으로 꼭꼭 숨어 버리는 악어-그것도 머리만...^^- 등등...

동물원에서 다니는 내내 하느님 주신 아름다운 세상에 또 감사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른쪽 발을 디딜 때는 '하느님'을 생각하고 왼쪽 발을 디딜 때는 '감사'를 살며시 외친다.

사진기 배터리가 없어 아쉬워했는데 아이의 선생님께서 사진을 몇 장 찍어서 어제 밤에 메일로 보내 주셨다.

큰 새장에서 먹이를 사서 줄 수 있는 곳이 있다. 아이들이 최고로 좋아하는 장소라 한참을 그 곳에서 보냈다.

그러다 조금 큼지막한 새는 배가 불러 먹이에는 관심이 없고 난간을 통통거리며 다니는 모습이 마치 놀고 싶어하는 어린 아이 같았다. 그래서 지나가는 길에 내 손을 갖다 대니 내 손 위로 올라와 한참을 머물다 갔다. 그 순간 아이의 선생님께서 그 곳에 와서 사진을 찍어 주셨다. 

동물도 오랜 시간 관찰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감하면 마음이 통하나 보다.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말이다.

암튼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또 이렇게 나누고 싶어서 글과 사진 함께 올려 드립니다.

첫번째 사진 맨 오른쪽 장난끼 많은 아이가 저희 작은 애 한승이 입니다. 

아이들 모습 보고 주님 안에 또 행복한 하루 시작하시길 빕니다. 저도 그럴께요. 글 읽어 주셔서 고맙고 사랑합니다.

한가로운 토요일 오전에 박영미 로사가 나누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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