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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왕 중의 왕이신 그리스도" - 11.21,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21 조회수404 추천수8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1.21 주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사무 하5,1-3 콜로1,12-20 루카23,35ㄴ-43

 

 

 

 

 

"왕 중의 왕이신 그리스도"

 

 

 

좋으면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자연스런 본능입니다.

오늘은 연중 마지막 주일

그리스도 왕을 마음껏 자랑하는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으신,

우주와 인류 역사의 영원한 왕이신 그리스도 왕을

자랑하고 경축하는 날입니다.

사도 바오로 역시 자랑하려거든 주님을 자랑하라 하셨습니다.

또 마지막 주간은 성서주간으로

그리스도 왕을 더 잘 알고 따르기 위해 성서에 맛 들이며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마음 깊이 깨닫는 주간이기도 합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주님께 희망을 두는 사람들!”

 

주님을, 그리스도 왕을 자랑하는 것보다 더 큰 기쁨도, 행복도 없습니다.

여기 수도승들은 하느님을, 그리스도 왕을 자랑하는 기쁨으로 살아갑니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그리스도 왕을, 그리스도 왕을 보내주신 하느님을 자랑함으로

하루를 시작한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만왕의 왕, 군주의 군주이신 예수께, 영광과 주권이 영원히 있으소서

 

마침 3시경기도 중 회색 빛 어둠을 뚫고 떠올라

온 누리를 환히 비추는 부드럽고 따뜻한 태양이

그대로 그리스도 왕을 상징하는 듯 했습니다.

권위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따르고 섬길 참 권위를 찾는 사람들입니다.

고맙게도 하느님은 영원한 참 권위이신 그리스도 왕을

우리 모두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세상 왕들의 영원한 모델인 그리스도 왕이십니다.

아버지께서는 세례성사를 통해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 빛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바로 이 아드님이신 그리스도 왕 안에서 우리는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았습니다.

세상 나라 안에 살면서 동시에

우리의 참 왕이신 그리스도의 나라 안에 살고 있는 이중국적의 우리들입니다.

우리의 세상 이름이 세상 나라 국적을 상징한다면

세례명은 그리스도 나라의 국적을 상징합니다.

 

 

 

진리의 왕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순종과 섬김의 삶을 통해 확연히 들어나는 진리의 왕 그리스도이십니다.

아버지께 대한 사랑에서 나온 자발적 사랑의 표현이 순종과 섬김입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말씀처럼

진리 자체이신 주님께 순종하고 섬길 때 참으로 자유로운 삶입니다.

아버지께 순종하지 않고,

아버지를 섬기지 않고 진리에 이르는 길은, 자유롭게 되는 길은

이 세상 어디도 없습니다.

이런 아버지를 잘 알고 섬기고 순종하기 위해 끊임없는 하는 성경공부입니다.

죽기까지 아니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순종하신 주님이시며,

세상 떠나기 직전 만찬 전에는 무릎을 꿇고

‘종들의 종’이 되어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심으로

섬김의 모범을 보여주신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나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 있다.”(루카22,27ㄷ).

 

우리 공동체 한 가운데 늘 섬기는 분으로 숨겨져 현존하시는

그리스도 왕이십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십자가의 주님이

그대로 그리스도 왕의 순종과 섬김의 평생 삶을 요약합니다.

예수님을 조롱하는 지도자들, 군사들, 예수님과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

모두가 영의 눈이 멀어 숨겨져 현존하시는 그리스도 왕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진정 그리스도 왕을 알아 본 사람은 다른 한 죄수였습니다.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갈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과연 우리는 어느 쪽 이겠는지요.

주님의 즉각적인 화답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진정 마음의 눈이 열려 순종과 섬김의 그리스도 왕을 알아보는 이들

주님과 함께 낙원의 삶을 삽니다.

순종과 섬김의 삶을 살지 않고는

주님을 만날 길도, 알아 볼 수 있는 길도, 닮을 길도,

진리에 이르는 길도 없습니다.

순종과 섬김의 한 가운데 진리자체로 섬기는 분으로

현존하시는 그리스도 왕이시기 때문입니다.

참 역설적으로 하느님은 ‘종들의 종’으로

순종과 섬김의 삶에 올인(all-in)하셨던 예수님을 부활시키시어

‘만왕의 왕’으로 삼으셨습니다.

 

 

 

창조의 왕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소통과 공감의 삶을 통해 확연히 들어나는 창조의 왕 그리스도이십니다.

하느님의 창조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소통과 공감을 통해

우리를 끊임없이 치유하시고 재창조하시는 그리스도 왕이십니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게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입니다.

서로 소통하면서 공감할 때 바람직한 인간관계의 형성입니다.

몸이든 사회든 만병의 원인은

불통과 불감으로 쌓인 스트레스에서 기인합니다.

공동생활에서 누구나 겪는 소통과 공감의 어려움이요,

불화, 불편, 불만, 불평, 불목 등

아니 ‘불(不)’자가 들어가는 모든 말들, 바로 불통의 현실을 반영합니다.

그리스도 왕은 소통과 공감의 대가입니다.

이미 2천 년 전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을 유감없이 발휘하신

그리스도 왕이십니다.

사랑할 때 저절로 뒤따르는 소통과 공감이요 치유와 재창조입니다.

사도 바오로 역시 세상 모두가 그리스도 왕을 통해 창조되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맏이이십니다.

  만물이 그분 안에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늘에 있는 것이든 땅에 있는 것이든,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왕권이든 주권이든 권세든 권력이든,

  만물이 그분을 통하여, 또 그분을 향하여 창조되었습니다.”

 

그리스도 왕 바로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끊임없는 소통과 공감 중에 정화되고 성화되어

새롭게 창조되는 세상이요 우리들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성자 그리스도 왕을 통하여

성령의 힘으로 끊임없이 만물을 새롭게 하시고 거룩하게 하시어

모든 창조물이 종살이에서 벗어나

주님을 섬기며 끝없이 주님을 찬미하게 하십니다.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온유와 겸손의 삶을 통해 확연히 들어나는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잃고 평화를 잃고 불안과 두려움 중에 살아갑니다.

하여 끊임없이 그리스도 왕의 평화를 얻으려

수도원을 찾고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입니다.

말씀의 처방전과도 같은 저의 성경책 중

유난히 손때가 타 누렇게 변한 페이지가 있습니다.

저도 몰랐는데 어느 눈썰미 좋은 분이 단박 발견하고 말했습니다.

 

“신부님, 그 페이지 누렇게 변했습니다. 참 많이 펼친 페이지 같습니다.”

 

눈에 띄게 누렇게 바랜 부분의 성경 글자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요한복음 14장 27절 말씀입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준다. 내 평화를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라.”

 

고백성사 중 참 많이 보속의 처방전 말씀으로 써준 성경구절입니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평화에 목말라있다는,

불안과 두려움 중에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를 섬길 때 온유와 겸손에 마음의 평화입니다.

역시 단골 처방전 말씀 중 하나입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평화)을 얻은 것이다.”

 

그리스도 왕의 온유와 겸손의 멍에를 메고 배우는 공부에 항구할 때

선물처럼 주어지는 주님의 평화입니다.

과연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그리스도 왕 안에 온갖 충만함이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그분 피의 십자가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시어,

땅에 있는 것이든 하늘에 있는 것이든,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만물을 기꺼이 화해시키셨습니다.

그리스도 왕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살 때

저절로 화해요 평화의 실현입니다.

 

 

 

그리스도 왕은 당신 몸인 교회의 머리이십니다.

그분은 시작이시며, 만물 가운데에서 으뜸이 되시니

명실 공히 우리의 참 왕이십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을 왕으로 모신 우리들은 참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진리의 왕이신 그리스도 이십니다.

평생, 또 지금도 순종과 섬김의 분으로

우리 가운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 왕이십니다.

창조의 왕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소통과 공감을 통해 우리 한가운데 현존하시며

끊임없이 우리를 치유하시고 새롭게 하시는 그리스도 왕이십니다.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당신 온유와 겸손의 멍에를 메고 배움에 항구한 우리들에게

끊임없이 평화를 선사하시는 그리스도 왕이십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그리스도 왕의 말씀과 성체를 받아 모시는 우리 모두에게

그대로 실현되는 은총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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