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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원한 도반(道伴)" - 11.2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22 조회수446 추천수9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1.22 월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기념일

요한 묵14,1-3.4ㄴ-5 루카21,1-4

 

 

 

 

 

 

"영원한 도반(道伴)"

 

 

 

삶은 외롭고 쓸쓸한 것입니다.

함께해도 결국은 혼자입니다.

세월 흘러 나이 들어 갈수록 깨닫게 되는 실존적 체험입니다.

나뭇잎 다 떨어진 겨울 나목들이 삶의 본질을,

외롭고 쓸쓸한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나목의 나무만 보면 텅 빈 허무의 외롭고 쓸쓸함이지만,

배경 가득한 하늘을 보면 텅 빈 충만의 행복임을 깨닫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 배경의 하늘이듯이

언제나 그 자리 우리의 배경이 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모두 다 사라져도 영원한 하늘이자 도반이신 주님만은

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사는 것은 걷는 것입니다.

걷는 것이 삶을 가장 잘 상징합니다.

걸으면서 삶의 많은 진리를 깨닫기 때문입니다.

이래서 예로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순례여행입니다.

성경도 하느님과 함께 사는 것을 꼭 걷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여로, 혼자서는 외롭고 쓸쓸합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기도 없이 걸어갈 수 없습니다.

‘사는 것’은 ‘걷는 것’이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삶은 기도입니다.

인생길을 걸으며 영원한 도반인 주님과의 대화가 기도입니다.

주님과 깊어지는 관계와 더불어 깊어지는 믿음과 사랑, 희망이

진정 내적 힘입니다.

 

우리와 영원히 함께 계시는 우리의 영원한 도반이 주님이십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제가 비록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시편23장 참조).

 

이런 영원한 도반인 주님이 계시기에

비로소 외롭고 쓸쓸한, 허무한 인생은 기쁨 충만한 인생이 됩니다.

성경은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는 주님의 약속 말씀으로 가득합니다.

아예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이라 임마누엘 예수님이라 부르지 않습니까.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루카1,27).

 

“나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이사41,10ㄱ).

 

이 밖에도 곳곳이 무수히 나오는 주님께서 함께 계시겠다는 말씀입니다.

바로 이런 영원한 도반인 주님과 함께, 주님 안에서,

주님을 향해 살아가는 이들의 모범이

오늘 복음의 가난한 과부며 평생 이렇게 살았던 이들이

바로 1독서 시온 산에서 어린양과 함께 새 노래를 부르는 144000명의

성인들입니다.

 

 

돈 쓰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과부는 돈에 대한 집착이 추호도 없습니다.

세상에 살지만 그 믿음과 희망을 하느님께 두었지

보이는 세상 것들에, 돈에 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세상눈에는 가난했지만

하느님 눈에는 하느님이 그의 전부가 된

내적 부자의 자유인 가난한 과부입니다.

마치 본질로 서있는 텅 빈 충만의 겨울 나목 같은 가난한 과부입니다.

이렇게 산 이들의 미래의 모습이

1독서 묵시록에 나오는 시온 산 천상 공동체의 구원 받은 144000명입니다.

 

“나 요한이 보니, 어린양이 시온 산 위에 서 계셨습니다.

  그와 함께 십사 만 사천 명이 서 있는데,

  그들의 이마에는 어린 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그들은 어좌와 네 생물과 원로들 앞에서 새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 노래는 땅으로부터 속량된 십사 만 사천 명 말고는

  아무도 배울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어린양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는 이들입니다.

  …그들의 입에서는 거짓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흠 없는 사람들입니다.”

 

복음의 가난한 과부처럼 평생 거짓 없이, 흠 없이

주님과 함께, 주님을 섬기며, 주님을 향해 살았던 사람들을 상징하는

14400명입니다.

하느님은 어린양이신 주님과 함께 새 노래를 부르며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를 정화시켜 주시어

오늘 하루도 주님과 함께 거짓 없는 삶, 흠 없는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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