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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누가 그리스도를 말하는가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23 조회수419 추천수5 반대(0) 신고
 
 

 

 

누가 그리스도를 말하는가 - 윤경재

 

몇몇 사람이 성전을 두고, 그것이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졌다고 이야기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스승님, 그러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또 그 일이 벌어지려고 할 때에 어떤 표징이 나타나겠습니까?”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그리고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나며, 큰 지진이 발생하고 곳곳에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날 것이다.” (루카 21,5-11)

 

인도 독립의 아버지 간디의 일화를 보면 그리스도인들이 뉘우쳐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1919년 간디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변호사로 개업했을 때입니다. 한번은 일등석 기차를 탔는데 표가 있어도 단지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쫓겨났습니다. 그때부터 간디는 기독교란 종교를 믿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곧이어 인도로 돌아와 독립운동을 시작하고 30년 동안 몰두했습니다. 그는 기독교는 믿지 않기로 작정했지만,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말씀은 실천하기로 다짐했습니다. 그중에 특별히 산상수훈을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오른뺨을 치면 왼뺨을 돌려 대라, 그 말씀을 지키기로 작정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비폭력 운동의 시작입니다. 결국 제국주의 영국이 그의 비폭력주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영국이 항복하고 인도를 떠날 때입니다. 그때 간디가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간디는 철수하는 영국인들에게 이렇게 외쳤습니다. “당신들이 만든 예수는 가져가고, 성경 속에 있는 예수는 두고 가시오. 내가 볼 때 당신들이 떠드는 예수는 당신들이 만든 예수지, 성경 속의 예수가 아니요. 성경 속에 있는 예수는 두고 가시오.” 

한번은 유명한 선교사가 간디를 찾아가 힌두교가 판치는 이 인도에 어떻게 하면 기독교가 뿌리 내릴 수 있을지 질문했습니다. 그랬더니 몇 가지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첫째는 당신네 선교사를 포함해서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도록 하십시오. 그러면 여기 인도에서도 기독교가 뿌리를 내립니다. 둘째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철저히 순종하십시오. 그 가르침의 품위를 떨어뜨리지 마십시오. 그러면 기독교가 삽니다. 셋째는 사랑을 강조하고 그것을 추진력으로 삼으십시오. 그것이 기독교의 중심사상이기 때문입니다.

간디는 하느님과 그리스도를 전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쫓아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네가 이렇게 발전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기독교를 받아들여서이니 너희도 믿으라고 주장하는 선교사들과 기독교인들에게 일침을 가한 것입니다. 사실 요즘도 이런 억지 주장을 내뱉는 종교 지도자가 여전히 눈에 뜨입니다. 기독교를 받아들인 나라가 지진해일 같은 자연 재해도 적고, 더 잘 산다나 어쩐다나? 하는 주장이 그것입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오늘 복음에서 예루살렘성전을 두고, 성전이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졌다고 감탄하며 이야기하는 사람의 심정일 겁니다. 

예수께서는 이런 착각을 여지없이 물리쳤습니다. 번지르르한 겉모습에 도취되지 말고 진정한 믿음을 지키라는 지적입니다.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라는 예언이 실현되고 있습니다. 묵시록에서 말하는 ‘적 그리스도’란 내가 그리스도라고 자칭하는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를 들먹이며 오히려 사람들을 쫓아내는 일만 일삼는 부류를 지칭합니다. 진정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잊고 이런 착각에 빠진 사람들이 출현할 때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나며, 큰 지진이 발생하고 곳곳에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날 것이다.”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입니다.  

예수님 가르침의 매력에 빠져 실천하려고 노력한 간디와 같은 인물이 ‘익명의 그리스도인’이 아닐까요? 가톨릭 신학자 칼 라너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비그리스도교 선언을 통해 하느님과 예수님의 뜻에 알맞게 산 ‘익명의 그리스도인’도 구원 받을 것이라 선언했습니다. 

높고 화려하게 지은 성전은 그 알맹이가 빠졌을 때 여지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싸우는 일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곡해하고 자신들이 만든 그리스도를 주장할 때 벌어집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큰 표징이란 이런 사건을 두고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요?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는 사건의 조짐이 이미 나타났습니다. 아직은 본격적으로 다툼이 불붙지는 않았지만, 얼른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고비가 찾아오리라는 예측을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복음정신으로 되돌아가는 일만이 닥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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