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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27일 야곱의 우물- 루카21,34-36 묵상/ 당당하게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27 조회수348 추천수5 반대(0) 신고
당당하게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4“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35그날은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것이다. 36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신학교 시절 그리스어 수업 시간. 이 시간은 신학생들 사이에서는 두려움의 시간이기도 했지요 (저만 그랬을까요 ?^^). 왜냐고요 ? 언어의 어려움, 담당 교수 신부님의 엄격함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신학생들을 긴장시킨 것은 교수 신부님의 질문 방식 때문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돌아가면서 문제를 푸는데 그 순서가 불규칙적이거든요. 누군가 시작해서 그 뒤, 그 뒤, 그 뒤가 아니라 너 그리고 대각선, 건너뛰고 누구 이런 식이지요. 그러니 미리 자신이 풀 문제를 예상할 수가 없습니다. 숙제는 해왔지만 어떤 문제가 걸릴지 몰라 긴장하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사람의 아들이 올 그 시간도 그렇겠지요. 우리가 그 시간을 정확히 알아서 준비하고 계획하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시간의 불규칙성,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시간에 대한 무지 때문에 우리는 언제든 당당하게 그분 앞에 설 수 있도록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 그러합니까 ? 깨어 준비하고 있어도 부족할 판에 ‘지금은 아니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과 ‘나는 아니겠지요 !’ 라는 철없는 생각으로 살아갈 때가 더욱 많은 것 같습니다. 이 두 가지 모습이 생겨나는 가장 큰 이유, 다름 아닌 기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도를 통해 그분을 기억하고 그분의 가르침대로 살아가기 위해 준비하고 계획하고 다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이른 아침부터 몰려들었던 사람들의 열정과 비움을 기억하는 오늘이기를 바랍니다.
진우섭 신부(광주대교구 인덕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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