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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4일 대림 제1주간 토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0-12-04 조회수604 추천수1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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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 대림 제1주간 토요일-마태오 9장 35절ㅡ10장 8절


 

“예수님께서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은총의 상처요 축복의 고통>

 

 

    어린 시절부터 제가 지녀왔던 별로 좋지 못한 습관 한 가지가 있습니다.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꼭꼭 감추었습니다. 웬만해서는 병원에 가지 않습니다. 어디 한 군데 상처라도 생기면 빨리 이야기를 해서 치료를 받으면 좋을 텐데, 끝까지 숨깁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크게 덧나서 혼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병은 자랑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처를 낫게 하려면 방법이 없습니다. 그 상처를 의사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아무리 명의라도 환자가 상처부위를 꼭꼭 감추는 데야 도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육신의 상처와 마찬가지로 우리 정신이 입은 충격, 우리 영혼의 상처의 치유도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진정으로 치유되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입니다. 우리의 상처를 치유자이신 하느님께 보여드려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상처 안으로 하느님의 사랑이 스며들게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상처 입은 영혼들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합니다. 이 상처를 어떻게 치료해나갈 것인가? 이 고통을 어떻게 감당해나갈 것인가? 누가 과연 이 상처를 싸매줄 것인가?

 

    이런 우리가 기억할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우리의 하느님은 연민의 하느님, 측은지심의 하느님, 인간의 상처를 보면 결코 그냥 지나치지 못하시는 사랑의 하느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따지고 보니 우리는 우리가 지니고 있는 상처로 인해 하느님의 사랑을 듬뿍 받습니다. 우리의 고통과 우리의 좌절, 우리의 실패가 하느님의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결국 우리의 입은 깊은 상처로 인해 하느님 구원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역설적이지만 참으로 놀라운 은총의 상처요 축복의 고통인 셈입니다.

 

    이렇게 큰마음으로, 긍정적인 자세로, 열린 시각으로 우리의 상처를 바라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깊은 상처를 입고서도, 심한 상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의연하게 우리의 상처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상처를 직면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상처를 이겨낼 힘을 지닐 수 있습니다. 결국 심한 상처 속에서도 평온한 얼굴로 행복한 나날을 영위해나갈 수 있습니다.

 

    거듭되는 불운과 상처 속에서도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상처가 다가올 때 마다 소중한 하느님 체험의 장으로 여기게 되길 바랍니다.

 

    사랑의 하느님께서는 오늘도 우리 각자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더 이상 상처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거라. 사랑은 두려움이 없단다. 사랑은 두려움을 쫒아낸단다. 어서 빨리 두려움의 집에서 나와 내 사랑의 집으로 들어 오거라. 나는 너를 위해 여기 네 옆에 있다. 내가 너를 도와주마. 내가 네 상처를 치유해주마.”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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