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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12-04 조회수816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12월 4일 대림 제1주간 토요일
 
 
 
 Without cost you have received;
without cost you are to give.
(Mt.10.8)
 
제1독서 이사야 30,19-21.23-26
복음 마태오 9,35ㅡ10,1.6-8
 
지난 달, 국내의 유명 잡지사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았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생각을 해서 원고 마감 날에 맞춰 글을 써서 보냈지요. 그런데 잡지사에서 원하는 글이 아니었나 봅니다. 그래서 다시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제 글을 퇴짜 맞았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퇴짜를 놓을 것이면 왜 글을 써달라고 했는가 라는 생각도 들면서, 이곳에 글을 쓰지 않겠다고 말할까 라는 유혹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글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아무런 변명 하지 않고 글을 다시 써서 다음 날에 바로 보냈지요. 그랬더니 잡지사에서 이러한 메일이 날아왔습니다.

“와우~~ 신부님 정말 감사합니다. ....중략.... 마음 상하신건 아닐까, 좀 염려했었는데요. 바로 이렇게 알아서, 1월호에 맞는, 독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줄 수 있는 글 집필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감동입니다. 이대로 게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 안에서 마음 상하는 일을 얼마나 많이 겪게 됩니까? 그러나 그렇게 마음 상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내 자존심을 너무나 많이 내세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자존심을 조금만 가라앉힌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내가 아닌 남을 먼저 배려할 때 우리 모두는 평화로움을 체험할 수가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버스의 맨 뒷좌석에 네 명의 남자 중학생이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년 남자는 버릇없는 아이들을 혼내주기 위해 일부러 뒷좌석으로 가서 조금씩 좁혀 앉으라고 말하고 그 사이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여전히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닙니까? 오기가 생긴 남자는 다리에 힘을 주며 최대한 벌렸습니다. 힘겨루기는 얼마 되지 않아 남자의 승리로 끝났지요. 옆에 앉아 있던 중학생, 마침내 힘을 풀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합니다.

“아저씨도 우리처럼 포경수술 하셨어요?”

버릇없는 학생들이 아니라, 오히려 배려를 해주어야 할 학생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만의 착각으로 전혀 배려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결국 자기의 자존심을 죽이고 남을 배려할 때, 세상은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이를 위한 원칙 하나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나를 내세우다보니 거저 줄 수 없지요. 괜히 손해 보는 것 같고, 괜히 바보 같은 모습처럼 생각도 됩니다. 그러나 일차적으로 내가 하느님께 그 모든 것을 다 받았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어떨까요? 당연히 거저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기억하며 나의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이 세상은 배려할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곳입니다.

 

나이란 성숙해지기 위해서 치르는 비싼 대가이다(톰 스토파드).




오직 나를 위한 노래(‘좋은생각’ 중에서)

아프리카 동부 지역에 사는 한 부족은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부족의 모든 구성원들과 긴밀한 유대를 갖는다. 또한 아기가 태어난 날이나 임신한 날을 기준으로 생년월일을 따지지 않는다. 즉 어머니의 자궁이 아니라, 아기가 갖고 싶다는 생각이 어머니의 가슴속에 처음 자리 잡은 날이 이 부족 사람들의 생일이다.

부족의 여자들은 아기를 갖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면 숲으로 들어간다. 그곳의 나무 아래 앉아 자신이 갖고 싶은 아기의 노래가 들려올 때까지 기다린다. 신으로부터 노래를 듣고 나면 마을로 돌아와 점찍어 둔 남자에게 그 노래를 가르쳐 준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아기를 생각하며 그 노래를 부른다. 이윽고 여자가 아기를 임신하면 자궁 속의 아기에게 그 노래를 들려주고, 마을의 나이 든 여인네들과 산파에게도 가르쳐 준다. 열 달 뒤 산통이 시작되면 모두 그 노래를 합창한다. 아기는 자신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세상과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 후 아이가 자라는 동안 모든 부족 사람들이 그 노래를 배운다. 그래서 아이가 다치거나 몸이 아플 때마다 그 노래를 불러 준다. 아이가 자라 성인이 되는 의식을 행할 때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때도 부족 사람들은 그 노래를 불러 축하한다. 그리고 마침내 생을 마감할 때, 친지들은 임종을 지키며 그 노래를 마지막으로 함께 부른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을 위한 노래. 그것은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이들에게 세상이 처음으로 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인 셈이다.


 
 
 
 
Valentine's Memory - Yui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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