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참 제자로 사는 길은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가 생각하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아픔을 그가 아파하는 대로 함께 느끼는 것입니다. 그 아픔에 하나가 되어, 그 아픔의 치유를 위해 내 작은 한 몸과 마음을 내놓는 것입니다. 우리가 고쳐주어야 할 사람은 죽은 사람이 아니라 앓는 사람이며, 일으켜 주어야 할 사람은 나병 환자가 아니라 죽은 사람이며, 깨끗하게 해주어야 할 사람은 앓는 사람이 아니라 나병 환자입니다.
예수님의 참 제자로 사는 길은 다른 사람이 아파하는 바로 그곳을 낫게 하는 것입니다. 배고픈 이에게 더불어 사는 기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찬밥 한 그릇이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내놓는 것입니다. 외로움에 지친 이에게 마음 없는 물질적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무 말 없이 따뜻하게 어깨를 다독여 주는 것입니다.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패배자처럼 쓰러진 이에게 대리만족할 수 있는 다른 무엇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든든한 받침대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가진 게 없어 내줄 것이 없다고 자신을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함께하는 이의 아픈 부분을 있는 그대로 본다면, 그 아픔을 어루만져 줄 힘은 주님께서 주시기 때문입니다. 「야곱의 우물」 가족이 예수님의 마음과 몸이 되어 이웃을 소중히 보듬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상지종 신부(의정부교구 성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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