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회개 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12-05 조회수833 추천수14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대림 제 2 주일 - “회개 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목록으로 돌아갑니다.

 

집축복을 다닐 때의 일입니다. 첫 보좌를 워낙 새 아파트가 많은 곳에서 했기 때문에, 한 번 집축복을 나가면 30집은 기본이었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한 동에 사는 모든 신자 가정집이 동시에 집을 축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신자 집임에도 불구하고 다음에 하겠다고 하며 집축복을 하지 않는 가정들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일시에 시간을 맞추는 것이 어려워서 그러는 줄 알았는데, 봉사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너무 바빠 청소를 할 시간이 없어서 그냥 다음에 하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정리가 안 되었어도 괜찮으니 그냥 하겠다고 해도 그런 집을 많은 신자들과 사제에게 보이고 싶지는 않았는지 끝까지 원치를 않는 가족들이 있었습니다.

축복은 말 그대로 축복인데 청소할 시간이 없어서, 모두가 직장을 나가서 문을 열어줄 수 없어서, 아이들이 많이 어질러 놔서 등의 이유로 축복을 거부하는 모습은 어쩌면 우리 자신들이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모습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집축복을 하는 것과 동시에 천만 원을 준다고 한다면 집축복을 안 받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참다운 축복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거부하는 것입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합니다. 하느님나라는 마치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하나입니다. 하느님께서 한 분이시지만 동시에 세 분이 되시는 것과 같습니다. 하느님이 거하시는 집이 하느님 나라이고 그리스도를 받아들인 우리 마음이 곧 하느님 나라인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당신 오른 편에 함께 못 박힌 도둑에게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파라다이스에 있게 될 것이다.” (루카 23, 43)라고 하신 약속처럼, 파라다이스 곧 하느님 나라는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둘은 영원히 함께 하기 위해 혼인을 하고 한 집에 살게 됩니다.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한 집에 산다면 그 집이 하느님나라인 것입니다.

 

우리 마음의 집에 그리스도를 가장 처음으로 받아들일 때가 바로 세례성사를 받을 때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오시기에 앞서 그분이 오시는 길을 준비하라는 사명을 받고 사람들에게 회개의 세례를 주었던 세례자 요한을 만나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서 회개를 요구하고 회개하지 않은 사람들은 불속에 던져질 것이라고 선포합니다. 그분의 오심이 곧 심판입니다. 즉, 그분이 오심으로써 받아들일 것인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인지 선택을 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분을 안 받아들이는 것이 곧 축복을 받지 못하는 것이고 행복하지 못한 것이고 지옥의 불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제란 바로 오늘의 세례자 요한처럼 신자들의 마음을 준비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신자들이 합당하게 주님의 나라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정돈시키는 것입니다. 그 정돈의 방법을 세례자 요한은 ‘회개’란 말 한 마디로 정의합니다.

“회개 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마치 바오로 사도께서 “나는 여러분들을 그리스도에게 순결한 처녀로 준비시키기 위하여, 유일한 한 분이신 신랑과 약혼시켰습니다.” (2코린 11, 2)라고 하듯이, 회개란 구체적으로 신랑이신 그리스도께 더 합당한 신부가 되기 위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대림은 이렇게 예수님께서 오심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준비가 되어 있어, 오시는 예수님을 맞아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구원 받은 것이고, 그분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은 그 자체로 심판을 받은 것입니다. 마치 준비하고 있지 못해서 사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래서 사제로부터 오는 축복을 받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미리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던 세례자 요한은 미리 집 청소하고 잘 단장하고 기다리라고 하던 구역장, 반장님들과 같은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아버지와 연애를 하실 때는 아버지의 나쁜 습관을 한 번에 고치실 수 있었다고 하십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께서 담배를 태우셨기 때문에 길에 무심코 침을 뱉으시던 버릇이 있었는데 누가 뭐래도 고치시지 않던 분이 어머니께서 하지 말라고 하니 단 한 번에 그 버릇이 고쳐졌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함께 사시기 위해서는 상대의 뜻을 잘 따라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혼하셔서는 술, 담배를 비롯해 어떤 것도 고치라고 해도 평생 고치시지 않으셨습니다. 아마 결혼하시기 전에 그것들을 고치라고 했었다면 많은 것들을 고칠 수 있으셨을 것입니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란 말이 있듯이, 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와 한 집에 살기 위해서는 그 분이 고치라고 하는 것들을 잘 고쳐야합니다. 이렇게 집을 정돈하는 것이 회개입니다. 회개의 목적은 그 분을 받아들이기 위함입니다. 믿는다고 하면서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 분을 받아들일 마음이 없다고 보아도 되는 것입니다.

 

성자께서 세상에 내려오시기 위해 어느 곳을 선택하셨습니까? 바로 성모님의 아기 방입니다. 예수님도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하늘과 같은 깨끗한 곳에만 머무시는 분입니다. 당연히 원죄의 흔적조차 없이 깨끗한 성모님의 마음을 택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죄의 그림자도 없이 깨끗한 유일한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회개한다는 뜻은 성모님처럼 죄 없이 깨끗한 마음을 준비한다는 뜻입니다. 판공을 보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의미이고 새해엔 더 깨끗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는 것도 같은 의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잉태되시기 위해 먼저 성령님께서 오셨듯이, 우리 마음도 깨끗해지면 더욱 성령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그래서 삶의 변화는 너무나도 명확해집니다. 만약 우리가 회개하여 변화된다면 성령님의 열매들이 더욱 많이 열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성령님의 열매가 사랑, 기쁨, 평화, 온유, 친절, 절제 등인 것처럼, 회개한 사람의 마음에는 벌써 이런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리기 시작합니다. 이런 성령님의 열매와 함께 그리스도께서도 우리 마음 안에 성령의 열매로 탄생하시게 되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이 그리스도를 담 밖에서 십자가에 못 박아 죽임으로써 멸망을 재촉했던 것처럼,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 저절로 허물어지는 것처럼, 우리 안에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축복입니다.

예수님은 성탄 때뿐만 아니라,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도, 성체를 영할 때도 우리 안에 들어오시기 위해 시도하십니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우리 마음이 얼마만큼 준비가 되어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일신 우 일신 (日新 又 日新)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새로워진다는 뜻입니다. 유래는 중국 은나라 탕왕이 자신의 세숫대야에 새겨 세수 할 때마다 보고 되새겼다는 것입니다. 탕왕이 어떻게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잘못된 삶은 살지 않았을 것은 분명합니다. 매일 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사람이 진정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매일 매일 회개 하는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로 새롭게 태어나는 사람입니다.

 

이번 성탄 때 예수님도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오실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의 마음에 태어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그분의 오심을 거부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마치 집 축복을 하기 위해 여기저기 청소하고 정돈하는 것처럼 손님을 맞기에 합당한 모습으로 변화되어야겠습니다. 우리가 축복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 분이 주시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직 우리 마음이 축복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회개 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 마리아를 통하여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