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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뻐하십시오." - 12.1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2-12 조회수410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2.12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이사35,1-6ㄴ.10 야고5,7-10 마태11,2-11

 

 

 

 

 

"기뻐하십시오."

 

 

 

기뻐하십시오.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습니다.

 

영롱한 대림초 세 개가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영롱한 대림 촛불처럼 깨어 주님을 기다리는 우리 영혼들입니다.

온통 깨어 기다리는 표징들로 가득한 자연입니다.

밤새 깨어 기다리다가 떠오르는 태양에 붉게 물든 동녘 하늘은

그대로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에 붉게 물든 우리 마음을 상징합니다.

밤하늘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

그리고 하늘 향한 무수한 겨울 나목의 나뭇가지들 역시

깨어 주님을 기다리는 영혼들을 상징합니다.

이 은총으로 빛나는 대림시기,

밤마다 하늘 보며 빛나는 별들 꼭꼭 여러분의 마음 하늘에 담아 두시고,

별들처럼 초롱초롱 빛나는 영혼으로 깨어 주님을 기다리기 바랍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오십니다.

빛과 생명으로 오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은 예언자 이사야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맥 풀린 손에 힘을 불어넣고, 꺾인 무릎에 힘을 돋우어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너희의 하느님을!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우리를 구원하러 오시는 주님, 바로 이게 구원이요 기쁜 소식입니다.

주님은 어둠을 몰아내는 빛입니다.

떠오르는 태양에 밤의 어둠은 저절로 사라지듯

빛으로 오시는 주님 앞에 흔적 없이 사라지는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입니다.

우리의 근원적 정서가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입니다.

빛이신 하느님이 아니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이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을 내쫓을 수 없습니다.

주님은 생명이요 활력의 원천입니다.

저절로 주님을 맞이할 때 맥 풀린 손엔 힘이 들어가고

꺾인 무릎은 저절로 힘을 받아 꼿꼿해 집니다.

 

 

 

기다리십시오.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누구를, 무엇을 기다립니까?

‘행복하여라,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들!’

진정 주님을 기다리는 이들이 행복합니다.

오시는 주님으로 인해 두려움과 불안도 사라집니다.

기다리는 이를 찾아오시는 주님이십니다.

진정 살아있는 이들은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기다림의 기쁨, 기다림의 행복입니다.

그냥 소극적인 기다림이 아니라 인내의 기다림입니다.

준비하는 기다림입니다.

깨어있는 기다림입니다.

고요히 머물러있는 기다림입니다.

마중 나가며 기다리는 기다림입니다.

말 그대로 정중동의 역동적 기다림입니다.

주님을 기다리기에 지칠 줄 모르는 기다림입니다.

진정 믿는 이들은 ‘기다림의 사람들’입니다.

사도 야고보 역시 기다림에 항구할 것을 간곡히 당부합니다.

 

“형제여러분, 주님이 오실 때까지 참고 기다리십시오.

  땅의 귀한 소출을 기다리는 농부를 보십시오.

  그는 곡식이 익을 때 까지 기다립니다.

  여러분도 참고 기다리며 마음을 굳게 가지십시오.

  주님이 오실 날이 가까웠습니다.”

 

그대로 대림시기에 주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참고 기다리는 자가 마지막 승리자입니다.

오시는 주님을 확실히 감지하고 있기에,

이미 도래한 하늘나라이기에 기쁨의 기다림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다가 주님을 만나 주님의 인정을 받는 세례자 요한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인내하며 기다릴 때 우리 또한 주님을 만나고 주님의 인정도 받습니다.

사도 야고보 역시 우리 모두가 이런 세례자 요한 같은 예언자들을

고난과 끈기의 본보기로 삼으라고 간곡히 당부합니다.

주님의 더 놀라운 말씀은 곧 이어지는 다음 말씀입니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이미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하늘나라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이런 세례자보다 더 크다는 주님의 고무적인 말씀입니다.

 

그러니 인내의 기다림에 박차를 가하십시오.

도대체 인내의 기다림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얼마 전 어느 자매님이 주신 탐스런 감 세 개에서도

이런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빨갛기는 하지만 딱딱했던 감들이었는데

오랫동안 놔두니 먹기 좋게 말랑말랑 잘 익었습니다.

익을 때가지 기다려야 한다는 그 평범한 진리를 새롭게 깨달은 것입니다.

예전 미국에서 영어를 배울 때도

교수님이 가르쳐 준 두 원리도 생각납니다.

첫째 '시간을 내어라(take a time!)!'

      시간을 투자하고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실천하라(practice!)! 입니다.

       비단 언어 공부만 아니라

       영성생활 전반에 관련되는 실제적 지혜입니다.

       기다림의 항구한 실천이 바로 기쁨과 활력의 샘임을 깨닫습니다.

 

 

 

 

기뻐하십시오.

 

아무도 줄 수 없는, 아무도 빼앗아갈 수 없는 기쁨이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입니다.

주님을 만난 이들의 한결같은 권고가 기뻐하라는 것입니다.

주님을 만날 때 저절로 터져 나오는 기쁨입니다.

저도 오늘 아침 8시, 3시경 기도를 바칠 때 이런 체험을 했습니다.

제 기도 석, 맞은 편 창문을 통해 환히 비춰오는 햇빛에

3개의 대림 촛불 빛은 얼마나 미미하던 지요.

기쁨은 빛입니다.

우울했던 어둔 얼굴들이 기쁨으로 환히 빛나는 것을 봐도

단박 기쁨은 빛임을 깨닫습니다.

세상이 주는 기쁨의 빛이 촛불 빛 같다면

주님 주시는 기쁨의 빛은 햇빛 같아

온갖 근심, 걱정, 두려움의 어둠은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완전히 빛 속의 삶입니다.

예언자 이사야는 바로 이런 체험을 우리와 나눕니다.

주님은 예언자 이사야를 통해

메마른 땅 광야와 같은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광야와 메마른 땅은 기뻐하여라. 사막은 즐거워하며 꽃을 피워라.

  수선화처럼 활짝 피고, 즐거워 뛰며 환성을 올려라.

  너희가 주님의 영광을, 우리 하느님의 영화를 보리라.”

 

주님을 만날 때 기쁨의 꽃으로 피어나는 우리 영혼들이요

주님의 영광 가득한 세상입니다.

온갖 상처는 치유되어 온전한 참 나의 회복입니다.

바로 이 구원의 절정을,

참 나의 실현을 예언자 이사야는 다음 같이 신바람 나게 표현합니다.

그대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그 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그 때에 다리 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 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누구나 갈망하는 이런 구원입니다.

언젠가의 그 때가 아니라

바로 대림시기 오늘 여기 지금이 바로 이 구원의 때요 기적의 때입니다.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 실현된 하느님의 비전이

오늘 여기 지금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여러분 모두에게 그대로 실현됩니다.

끝없는 즐거움이 우리 머리 위에 넘치고

기쁨과 즐거움이 우리와 함께하니 슬픔과 탄식은 자취 없이 사라집니다.

 

믿는 이들의 우선적 권리가 기쁨입니다.

왜 이런 기쁨을 놓치고 침울하고 어둡게 삽니까?

믿는 이들의 우선적 특징 역시 기쁨과 평화입니다.

기쁨의 자발적 표현이 하느님 찬미, 하느님 감사입니다.

기쁨에서 저절로 샘솟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요,

하느님 찬미와 감사에서 더욱 증대되는 기쁨입니다.

그러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뻐하십시오.

기쁨의 때 기다리다간 결코 그런 때 오지 않습니다.

우리가 기뻐할 때 하느님도 신나게 우리를 위해 일하시니 모두가 잘 됩니다.

사도 야고보의 간곡한 당부 말씀입니다.

 

“형제 여러분, 서로 원망하지 마십시오.

  그래야 심판받지 않습니다.

  보십시오. 심판자께서 문 앞에 서 계십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를 망하게 하는 삼망이 원망, 실망, 절망입니다.

우리를 망하게 하는 삼망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를 망하게 하는 삼불도 있으니 불평, 불만, 불화입니다.

삼망을, 삼불을 일거에 날려 보내는 최고의 처방은

하느님 주시는 기쁨이요 찬미와 감사의 삶입니다.

찬미와 감사는 영혼의 양 날개입니다.

주님 만난 기쁨에서 터져 나오는 영혼의 양 날개 찬미와 감사가

우리 모두 하느님 창공을 훨훨 나는 자유인의 행복을 살게 합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지 살 줄 알면 행복입니다.

 

행복은 의지의 선택이자 결단입니다.

주님을 선택하여 기다릴 때,

주님을 만날 때 샘솟는 기쁨에 찬미와 감사의 삶입니다.

행복한 삶입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주님을 기다리십시오.

 

기뻐하십시오.

 

바로 이게 행복의 지름길입니다.

이 기쁨, 이 행복은 아무도 앗아가지 못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를 당신 생명과 빛으로 충만케 하시고

우리의 영육을 치유해주시어 참 자유인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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