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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13일 야곱의 우물- 마태21,23-27 묵상/ 네가 뭔데 ?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12-13 조회수353 추천수5 반대(0) 신고
네가 뭔데 ?

23예수님께서 성전에 가서 가르치고 계실 때,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 그리고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 ?” 24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너희에게 한 가지 묻겠다. 너희가 나에게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해 주겠다.
 
25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 ? 하늘에서냐, 아니면 사람에게서냐 ?” 그들은 저희끼리 의논하였다. “‘하늘에서 왔다.’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않았느냐 ?’ 하고 우리에게 말할 것이오. 26그렇다고 ‘사람에게서 왔다.’ 하자니 군중이 두렵소. 그들이 모두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니 말이오.” 27그래서 그들이 예수님께 “모르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어린 시절, 열 살 즈음으로 기억되는 저는 순진하고 조용하며 그다지 임기응변에는 능하지 않은 아이였습니다. 어느 날 동네 아이 중 한 명이 성당 입구 계단 모서리를 돌로 톡톡 치길래 저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그러지 마 !’ 하며 그 아이를 말렸습니다. 그때 치명적으로 날아온 그 아이의 반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게 다 네 거야 ? 네가 뭔데 무슨 권리로 이러는 거야 ?”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성당 안에 살면서 성당이라는 큰 울타리가 우리 집인 것처럼 여기던 저는 성당이 우리 것도 아니고 또 그리 부유하지도 않다는 슬픈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일로 나는 그 아이 앞에서 자존심을 크게 상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아버지께서 보여주신 지지 반응은 나중에 수도 생활을 하면서 권위를 이해하는데 큰 지혜의 보물창고가 되었습니다. “허허 … 종오야, 이 성당이 비록 우리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관리 봉사자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단다.”
교회가 우리에게 부여한 직책은 내가 가진 소유물이 아닙니다.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교회의 직책을 개인적 소유로 보았기에 두려움의 원천으로 변했습니다. 교회 내의 아무리 작은 직책이라도 개인 소유로 여기면 두려움이나 상처나 좌절 또는 실망의 대상이 되지만, 그 직책을 성령 안에서 수행하는 주님의 도구요 하느님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봉사 직책으로 받아들이고 수행할 때 그 권위는 살아납니다. 교황 바오로 6세와 자주 만나 가톨릭교회와 동방교회를 일치와 화해로 전환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일한 동방정교회 총대주교인 아테나고라스 1세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성령이 없는 교회 권위는 지배 권력이지만, 성령 안에서 교회 권위는 자유의 원천이 됩니다.’
김종오 신부(예수성심전교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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