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6일 대림 제3주간 목요일
All the people who listened, including the tax collectors,
who were baptized with the baptism of John,
acknowledged the righteousness of God;
but the Pharisees and scholars of the law,
who were not baptized by him,
rejected the plan of God for themselves.
(Lk.7.29-30)
제1독서 이사야 54,1-10
복음 루카 7,24-30
요즘 새벽 너무 추워서 자전거 타는 것을 잠시 멈추고 수영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수영복을 사야하겠는데, 문제는 수영복 파는 곳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어디에서인가 보기는 봤는데 기억에 나지 않더군요. 결국 찾지를 못해서 백화점에서 비싼 돈을 주고서 하나 구입할 수 있었지요. 그런데 며칠 전이었습니다. 평소에도 잘 지나가는 길목에 수영복을 싸게 파는 곳이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게 많이 지나다니던 길이었는데 왜 그 때에는 보지를 못했을까요?
사실 우리들은 많은 것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게 많은 것을 보지 못합니다. 특히 지금 다른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정작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때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따라서 무엇에 관심을 갖고 보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만을 볼 것인지, 아니면 주님만을 바라볼 것인지에 따라서 나의 행복은 결정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이 점을 우리들에게 전해줍니다.
“요한의 설교를 듣고 그의 세례를 받은 백성은 세리들까지 포함하여 모두 하느님께서 의로우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지 않은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은 자기들을 위한 하느님의 뜻을 물리쳤다.”
제대로 보고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사람은 하느님의 뜻을 받은 반면에, 제대로 보지 않고 세례를 거부한 사람은 하느님의 뜻을 물리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본다는 것은 이렇듯 하느님의 뜻을 내 안에 모실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한 나그네가 홀로 사막을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걱정에 휩싸였지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마을에 도착하거나 마실 물이 있는 오아시스를 발견하지 못하면 영락없이 죽을 형편이었거든요. 바로 그때 나그네는 사람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제 살았다. 이 발자국을 따라가면 분명히 마을이 나타날 것이다. 이 발자국을 나침반 삼아 부지런히 걷자.’
나그네는 발자국을 따라 열심히 걸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걸어도 마을과 오아시스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발자국을 따라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만을 바라보는 사람은 잘못을 되풀이하며 삶을 허비하게 됩니다. 그러나 인생의 나침반이신 주님만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은 올바른 길, 진정한 구원의 길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코 알 수 없다. 그래서 인생은 멋진 것이다.(톨스토이)
사과나무를 돕는 것(‘좋은 글’ 중에서)
세계 최초로 썩지 않는 사과를 개발한, 일본 아모리 현 이와키마치의 기무라 아키노리 씨.
그는 일본 생명농법의 책을 읽고 감명 받아 1978년부터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농법을 시도하게 되었다. 종전까지는 그도 ‘해충을 없애려면 농약을 뿌릴 수 있는 만큼 다 뿌려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농약은 물론 비료까지 쓰지 않으면서 곧 혹독한 시련에 직면하게 됐다. 나방과 자벌레 등의 병충해가 밤낮으로 들끓고, 사과나무가 누렇게 말라 죽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농사를 망치면서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지만, 다시 용기를 냈다. 대자연의 생명력을 굳게 믿기로 했던 것이다. 이후 그는 온종일 사과나무에 붙은 벌레를 손으로 잡고, 식용 기름으로 나무껍질을 닦거나 분무기에 식초를 넣어 뿌렸다.
사과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게 고개를 숙이며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꽃을 안 피워도, 열매를 안 맺어도 좋으니 제발 말라 죽지만 말아 달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흙이 본래의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잡초들은 일부러 내버려 두었다.
마침내 9년의 시행착오 끝에 가지가 휠 정도로 사과가 열렸다. 기무라 씨의 이 ‘야생 사과’는 우선 맛이 놀라울 정도로 일품이라고 한다. 게다가 사과를 두 조각으로 가른 채 냉장고에 넣지 않고 방치해도 몇 년이 지나도록 갈색으로 변하지 않고 썩지도 않는다고 한다.
강한 태풍으로 이 지역 사과의 90% 이상이 떨어져 농가에 치명적 타격을 줬던 1991년 가을에도 기무라 씨의 사과만 대부분 그대로 나무에 달려 있었다고 한다.
이 기적의 사과를 만들어낸 기무라 씨는 말한다.
“이 일은 내가 한 게 아니라 사과나무가 힘을 낸 것입니다. 이건 겸손이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과나무를 돕는 것 정도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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