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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사랑이 꽃피는 생명: 청소년주일, 생명의 날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23 조회수1,940 추천수0

[전례 생활] 사랑이 꽃피는 생명 - 청소년 주일, 생명의 날

 

 

하느님은 살아 계신다. 곧 하느님은 생명이시다. 그러기에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 ‘생명’이다. 생명은 신적 근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명의 존엄성은 거의 절대적인 것에 해당된다. 생명보다 더 고귀하고 값진 것은 없다. 생명은 살아 움직인다. 그래서 활동한다. 생명에서 분출되는 활동이 ‘사랑’이다.

 

사람은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삶’에 대한 목적은 곧 삶의 활동인 ‘사랑’을 지향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삶은 사랑을 위한 것이며, 사랑하기에 삶의 의미가 있다. 사람은 사랑하려고 살고, 사는 것은 사랑하는 일이다. 그래서 삶은 사랑이며, 사랑이 곧 생명이다. 생명과 사랑은 ‘하나’이다. 이렇게 하느님에게서 시작하는 생명은 사랑을 베풀고, 사랑은 생명을 낳는다.

 

하지만 현대의 인간 사회는 복잡하고 난해하다. 현대의 많은 갈등과 문제점, 그릇됨과 오염이 생명을 위협한다. 자연 환경뿐 아니라 인위적 환경도 인간에게 해를 끼친다. 현대는 오히려 인간 스스로 저지른 환경에게서 더 나쁜 영향을 받는다. 여러 오염이 끼치는 직접적인 악영향 외에도 정신적, 정서적, 심적인 압박이 더 크다. 현대인이 앓는 질병의 절반 이상이 이른바 ‘스트레스’로 인한 것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인간의 지나친 과욕으로 인해 일어나는 파괴와 해악들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다. 자연의 파괴, 인간 환경의 파괴, 먹거리의 오염뿐 아니라, 더 나아가 미움, 시기, 질투, 집착, 명예욕, 허영심 등 인간 마음 안에서 생겨나는 잘못된 것들은 인간 삶의 본질인 ‘사랑’과 반대된다.

 

이것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며, 그 상처는 그릇된 욕심을 낳게 된다. 결국 사랑과 어울릴 수 없고, 삶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이러한 것들은 생명을 죽이며 ‘죽음’을 지향한다. 이렇게 인간의 왜곡된 근원에서 시작하는 과욕은 생명을 거스르고 죽음을 낳는다.

 

그렇다면 사랑의 근원이신 하느님께로부터 부여받은 생명을 어떻게 보존하고 키워가고 더욱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은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존경, 잘못된 욕심을 절제하는 부단한 노력들로 이루어낼 수 있다.

 

5월을 지내는 우리는 부활시기에 있다. 부활은 생명이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셔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보증하셨기 때문이다. 부활시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행하던 파스카 축제 때와 같은 시기에서 유래했다. 뿐만 아니라 이 시기는 봄과 여름의 초입 절기에 걸쳐져 있다. 교회가 거행하는 절기와 축일은 자연의 절기와 주기를 따르는 경우들이 많다.

 

부활시기도 마찬가지이다. 봄의 기운을 넘어 왕성한 성장을 하는 이 시기는 아직 부활시기이다. 여기에 교회는 이 절기를 지내는 이달 말미에 또 다른 의미의 절기를 지정하고 있다. 그래서 5월은 부활의 푸름과 새 생명의 성장과 활동의 시기이다. 이와 관련된 날들이 이 달에 모여있다.

 

교회는 5월의 마지막 주일을 ‘청소년 주일’과 ‘생명의 날’로 지정하여 지낸다. 생명의 미래인 젊은이와 청소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새 생명들에 대한 존중을 강조한다. 또한 사랑으로 빚은 생명들, 생명이 기울이는 정성과 사랑을 생각하게 해준다. 그래서 ‘청소년 주일’과 ‘생명의 날’은 우리 생명의 미래를 기억하도록 촉구한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삶을 사는 것이 사랑을 위한 것이며, 사랑에서 삶의 의미를 찾도록 이끈다.

 

5월을 맞으면서 아이와 어른(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과 어른됨(스승의 날과 성년의 날)을 지냈다. 여기서 사랑과 은혜, 인간의 아름다움, 삶의 축복을 기억하였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기념일들이 갖는 본래의 의미를 이제 되새기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생명과 그 생명의 바탕인 사랑을 기억하고 우리 삶의 방향이 생명을 지향하는 생활이 되도록 해야 하겠다.

 

그러므로 이 날을 맞아 우리는 사랑으로 살도록 결심하자. 그것이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가르치신 하느님의 뜻이다. 하느님께서는 살아 계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생명을 존중하며 살자.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자. 그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일이다. 교회가 벌이는 ‘생명 운동’, ‘환경 운동’도 같은 맥락에서 지향하는, 사랑하는 삶의 한 형태가 될 것이다.

 

* 나기정 다니엘 - 신부, 대구 가톨릭 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경향잡지, 2003년 5월호, 나기정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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