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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19일 야곱의 우물- 마캐1,18-24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12-19 조회수304 추천수4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18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탄생하셨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19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20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21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22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 곧 23“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하신 말씀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는 뜻이다. 24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시작 기도
오소서, 성령님.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충만하게 누리기 위해, 저희를 가로막는 모든 죄에서 벗어나도록 이끌어 주소서.

독서
제1독서에서 들려주는, 이사야 예언자가 아하즈 임금에게 선포하는 임마누엘 예언으로 잠시 돌아가 봅니다. 예루살렘은 포위되어 있습니다. 시리아와 북왕국 이스라엘이 함께, 그들과 손을 잡고 강대국으로 부상하던 아시리아에 저항하려 하지 않는 남왕국 유다의 아하즈를 공격하며 그를 왕위에서 몰아내고 다른 사람을 자신들의 뜻에 맞는 허수아비 임금으로 세우려 합니다. 적군이 점점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숲의 나무들이 바람 앞에 떨듯 임금의 마음과 그 백성의 마음이 떨렸다.” 고 되어 있습니다. (이사 7, 2)

이사야는 하느님께서 택하신 도성 예루살렘이 멸망하지 않으리라는 말씀을 전하지만, 아하즈는 그 말씀을 신뢰하지 못합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그 믿음이었는데 말입니다. “너희가 믿지 않으면 정녕 서 있지 못하리라.” (이사 7, 9) 그러나 아하즈가 하느님께서 함께 계심을 믿지 못한 그 순간에 하느님께서 주시는 표징이 임마누엘의 탄생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는 그 아기의 이름이,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의 약속을 요약해 줍니다. 적군이 시시각각 진격해 와도 아니, 설령 예루살렘이 어느 날 멸망하는 것을 눈앞에서 보게 된다 해도,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함께 계시다는 것입니다.

마태오복음에서 선포되는 기쁜 소식 역시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는 한마디로 요약됩니다. (1, 23) 복음서 첫머리에 아브라함에서부터 요셉에까지 이르는 족보가 나온 다음 (1, 1–16), 족보는 지금까지 이어온 틀에 따라 “요셉은 예수를 낳았다.” 라고 하지 않고, 흐름을 벗어나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1, 16) 라고 함으로써 예수님의 탄생이 인간적인 경로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밝혀주었습니다. 혈연으로 말하면 요셉은 예수님과 무관합니다. (마리아를 받아들이고 태어난 아기에게 이름을 붙임으로써 법적으로는 온전한 아버지의 자격을 지니게 되지만 말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의 족보 안에 들어오시고, 이로써 인간의 삶 속에 엮어져 들어오십니다. 함께 계시는 하느님.

그런데 복음에서는 서로 연관된 예수님의 이름 몇 가지를 함께 이야기해 줍니다. 그 첫째가 “예수” 입니다. (1, 21) 구약의 이름 ‘여호수아’ 또는 ‘예수아’ 에 해당하는 이 이름은 ‘주님은 구원이시다.’ 를 뜻합니다. 요셉의 꿈에 나타난 천사가 이어서 말하듯이, 예수님은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 입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신 것이 구원 상태면, 지금 이스라엘 백성과 하느님 사이를 가로막는 것이 죄입니다. 그래서 ‘임마누엘’ 이신 예수님께서는, 죄에 매여 있는 이스라엘을 그 죄에서 풀어놓으심으로써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도록 하시는 것입니다.
 
포위된 예루살렘 성 안에 있었던, 그래서 하느님께서 함께 계심을 믿지 못하고 두려워 떨던 아하즈의 처지와 죄에 얽매여 구원을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던 이스라엘의 처지는 어떤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그들이 하느님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던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늘로 올라가도, 저승에 잠자리를 펴도, 바다 맨 끝에 자리잡는다 해도’ 하느님을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시편 139, 8–9 참조) 그러나 그들은 하느님께서 함께 계심을, 그들이 하느님 안에 살고 있음을 믿지 못했습니다. 스스로 벽을 쌓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이 멀리 계시지 않은데도 인간이 하느님을 멀게 느끼고 멀리한 것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때 필요한 것이 눈에 보이게 가까이 계시는 하느님, ‘육화’ 였습니다.
 
아하즈에게 주어진 아기가 그 위험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그와 함께 계시다는 표징이었고 유다의 미래를 위한 희망이었듯, 마리아를 통해 태어날 아기는 인간의 죄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가까이 오시는 하느님, 당신 스스로 인간을 죄의 속박에서 풀어내심으로써 인간이 당신 안에서 충만한 생명을 누리도록 하시는 하느님을 보여주며,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 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게 해줍니다. 이것이 다가오는 성탄의 의미입니다.

성찰
“주님께서 저희와 함께 계시다면, 어째서 저희가 이 모든 일을 겪고 있단 말입니까 ?” 이것은 기드온의 말이었습니다. (판관 6, 13) 그런 물음을 던지는 것은 분명 기드온만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시고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임하소서 임마누엘이여’ 노래를 부른다는 것도 아직 이 세상은 완성에 이르지 못했음을 말해 줍니다. 그러나 육화는 바로 이런 세상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기도
만군의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며 야곱의 하느님께서 우리의 산성이시네. (시편 46, 8)
안소근 수녀(성도미니코선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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