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2월 22일 대림 제4주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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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0-12-22 | 조회수937 | 추천수20 | 반대(0) 신고 |
12월 22일 대림 제4주간 수요일-루카 1장 46-56절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봇물 터지듯이>
구세사란 큰 무대에 비중 있는 조연 역할에 충실했던 두 여인,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상봉 장면은 참으로 특별합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정말 희극적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비극적이기도 합니다. 마리아가 처한 상황은 어떠했습니까? 외관상으로 마리아는 미혼모였습니다. 물론 ‘말 못할 사정’이 있었지만, 누구에겐가 탁 털어놓고 속 시원히 이야기 할 상대도 없었습니다.
엘리사벳은 또 누구였습니까? 복음사가의 표현에 따르면 ‘그 늙은 나이에도 아기를 가진’ 여인이었습니다. 그녀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엘리사벳이 지나가면 뒤돌아서서 이렇게 수군거렸습니다.
“야,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저 나이에 그게 가능한 일이냐구?”
이런 두 여인이 극적인 상봉을 합니다. 그간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그간 얼마나 털어놓고 싶었겠습니까? 그러나 아무에게나 털어놓았다가는 큰 낭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마음껏 털어놔도 아무 문제없는 대상을 만난 것입니다.
만나자 마자 두 여인의 입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마치 봇물 터지듯이 말이 터져 나오는데, 그 말은 다름 아닌 아름다운 노래였고, 하느님의 놀라운 업적을 칭송하는 찬미가가 되었습니다.
대림 시기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크신 자비와 놀라운 업적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자동으로 우리 입이 ‘쩍’ 벌어지는 시기입니다.
대림 시기는 부족하고 비참한 나란 존재를 살리시기 위해 우리와 똑같은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하느님의 사랑에 감격한 나머지 우리 입에서 자동으로 찬미의 송가가 터져 나와야 하는 시기입니다.
성모님의 생애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하느님께 바쳐드린 아름다운 선율의 찬미가였습니다. 오늘 루가복음사가가 전하는 ‘마리아의 노래’ ‘성모 찬가’에는 성모님의 삶과 신앙, 좌우명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그녀의 한 평생은 하느님을 찬미했던 나날이었습니다. 그녀의 하루하루는 기쁨에 찬 여행길이었습니다. 그녀는 앉으나 서나, 길을 걸으나 늘 하느님께서 온전히 자신을 동행하고 계심을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비록 지금은 뚜렷하지 않으나 언젠가 반드시 하느님의 나라가 임할 것이고, 그 날이 오면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하신 약속이 꼭 이루어지리라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하루도 마리아의 노래처럼 기쁨과 감사의 찬미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우리의 입에서 악담과 저주와 거짓된 말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크신 업적을 기리는 감사의 찬미가가 하루 종일 흘러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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