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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의 어머니" - 12.2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12-22 조회수400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2.22 대림 제4주간 수요일

사무 상1,24-28 루카1,46-56 수요일        

 

 

 

 

 

"기도의 어머니"

 

 

 

예전 강론 중 한 말이 생각납니다.

‘부부자격시험을 봐서 합격한 사람만 결혼하게 하고,

  부모자격시험을 봐서 합격한 사람만 자녀를 갖게 하면 좋겠다.’라고

한 말입니다.

사실 시험을 본다면 합격할 사람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자격 미달 되는 사람들이

부부가 되고 부모가 되어 파생되는 온갖 문제들입니다.

그렇다하여 자격이 되어 부부가, 부모가 되기로 하면

부부가, 부모가 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평생 부부가, 부모가 되어가는 중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묵상 주제는 어머니입니다.

세상에 어머니란 말보다 친근한 명칭도 없을 것입니다.

성탄을 앞 둔 요즘 복음의 주인공들은 예외 없이 어머니들입니다.

기도의 어머니, 믿음의 어머니들입니다.

기도와 더불어 거룩한 어머니가 되어갑니다.

부전자전이라 말도 있지만 모전자전이란 말도 그대로 통합니다.

위대한 믿음의 인물들 배후에는

반드시 거룩한 기도의 어머니들이 있었습니다.

이 거룩한 어머니들이 자식에게 준 최고의 유산은 사랑과 신앙이었습니다.

사실 어머니들이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사랑과 신앙뿐입니다.

학교 교육이 줄 수 없는 오직 어머니만이 줄 수 있는 사랑과 신앙이요,

세상 그 누구, 무엇도 이런 아이들을 다치지 못합니다.

그러니 어머니의 기도와 사랑과 신앙을

보고 듣고 배울 수 있는 아이들보다 행복한 아이들도 없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주변에서

이런 거룩한 믿음의 어머니들과

바르게 자라고 있는 이들의 자녀들을 종종 보아왔습니다.

오늘 1독서의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어머니들의 모범입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는 진정 ‘기도의 어머니’였습니다.

 

“제가 여기 나리 앞에 서서 주님께 기도하던 바로 그 여자입니다.

  제가 기도한 것은 이 아이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제가 드린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를 주님께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이 아이는 평생을 주님께 바친 아이입니다.”

 

자기의 전부와도 같은 사무엘을 주님께 봉헌한 한나는 가난의 극치입니다.

한나 빼기(-) 사무엘 해보셔요.

답은 제로(0)입니다.

바로 사무엘이 빠진 그 텅 빈 자리에

하느님 믿음과 사랑으로 가득 채운

가난하나 진정 부요한 믿음의 어머니 한나였습니다.

복음의 마리아 역시 이미 태몽과도 같은 체험 중

주님의 천사의 말을 통해

예수님이 하느님께 봉헌되었음을 깨달아 알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의 텅 빈 가난의 기쁨 충만함 속에서

터져 나오는 하느님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입니다.

가난한 이들이, 가난한 어머니들이, 가난한 교회가

저녁기도 때마다 2000년간 성모 마리아와 함께 불러온

‘가난한 이들(아나뵘)의 노래’입니다.

우리 수도자들 역시 평생, 매일 저녁기도 때다

주님의 가난한 자 되어 끊임없이 충만한 기쁨 중에

성모님과 함께 이 찬미가를 바칩니다.

성경을 요약한, 하느님 자비의 승리를 노래한

참 아름답고 은혜로운 찬미와 감사의 기도입니다.

 

이런 하느님 찬미와 감사 기도가

가난 중에도 내적부요의 삶을 살게 하며,

부단히 우리를 치유하고 성화시켜주며 믿음과 사랑, 희망을 북돋아 줍니다.

온전히 하느님께 의탁한, 집착 없는 초연한 믿음의 삶을 살게 합니다.

모든 믿음의 어머니들의 삶이 그러했고

그 열매가 위대한 신앙의 자녀들이었습니다.

한나 어머니가 없었다면 사무엘도 없었을 것이며

성모 마리아가 없었다면 예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 거룩한 어머니들은 칼릴 지브란의

‘아이들에 대하여’ 라는 글대로 아이들을 그렇게 대했습니다.

자녀를 다루는 데 좋은 참고가 될 칼릴 지브란의 글 일부를 나눕니다.

 

“그대의 아이들은 그대의 것이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열망하는 큰 생명의 아들과 딸들이다.

  그들이 비록 너희를 통해 태어났지만 너희로부터 온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그대들과 함께 지낸다하여도 너희에게 속한 것은 아니다.

  그대는 아이들에게 그대의 사랑은 주되

  그대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는 말라.

  왜냐하면 아이들은 그들 자신만의 사명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그대는 아이들에게 몸이 거처할 집은 줄 수 있으나

  영혼의 거처까지는 줄 수 없으리니,

  왜냐하면 아이들의 영혼은 그대들이 꿈에서라도 가 볼 수 없는

  내일의 집 속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들이 아이처럼 되려고 하는 것은 좋으나

  아이들을 그대들처럼 만들려고 하지는 말라.

  삶이란 나아가는 것이며 어제와 함께 머무르는 것이 아니기에.”

 

부모의 이런 깨달음보다 자녀교육에 도움이 되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기도와 봉헌, 찬미의 삶을 통해

한나와 마리아 이미 이런 깨달음에 도달했음을 봅니다.

비단 아이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존중과 사랑의 원리입니다.

우리 모두 좋으신 하느님께 마음을 다해

찬미와 영광, 감사를 드리며

성모 마리아와 그리스도와 함께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합시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돌보셨기 때문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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