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학균 신부의 미사 이야기 (13) 복음 봉독 : 말씀 전례의 화룡점정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선포되는 복음 봉독은 말씀 전례의 정점이다. 복음 환호송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말씀을 받아들이기 위해 일어서서 말씀 선포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복음 봉독을 하는 사제(주례자가 주교일 경우)나 부제는 주례자에게 나아가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축복을 청한다. 주례자는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계시어 그대가 복음을 합당하고 충실하게 선포하기를 빕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하면 봉독하는 이는 "아멘"이라고 응답한다. 장엄미사를 거행할 경우에는 봉독자는 복음서를 조금 높이 받들어 공동체가 볼 수 있도록 하며, 불을 켠 초 복사와 향로를 든 복사를 앞세우고 독서대에 가서 분향(세 번 분향)하고 복음을 선포하게 된다(간추린 미사전례 지침). 복음 선포자는 복음을 제대에서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대에서 선포하는 것임을 잊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불을 켠 초의 의미는 인간 구원을 위하여 세상에 오시는 분에 대한 예의로서, 어둠을 몰아내시는 말씀과 구원에 대한 기쁜 소식을 전하심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독서대에서 복음을 봉독하는 사제는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고 회중에게 인사할 때 손을 모으고 한다(간추린 미사전례 지침). 그리고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라고 말하면 이어서 모든 이들이 "주님 영광받으소서"하면서 복음서(봉독자만)와 이마, 입술, 가슴에 작은 십자를 긋는다-분향의 예를 바칠 경우는 복음 봉독 전에 한다. 강복의 의미를 갖는 작은 십자성호는 11세기 이후에 나타난다. 사실 가톨릭에 입교한 지 얼마 되지 않는 분들이나, 예비신자들은 경배하면서 십자성호를 긋는 행위를 잘 따라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주변의 형제자매들이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면 아주 고맙게 여기며 복음 말씀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복음을 봉독하는 사제는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하지만 힘찬 기운을 갖고서 복음을 읽어 나간다. 복음은 분명한 발음으로 미사전례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쉽게 그날 복음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읽어 나가야 하며, 강론에 필요한 부분에는 강조하면서 읽어 나가지만, 연극대사를 읽어 나가듯 개인감정을 드러내면서 읽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복음을 읽고 난 후에 사제는 분명한 목소리로 그리고 힘찬 목소리로 "주님의 말씀입니다"라고 선포하고, 공동체는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라고 고백한다. 사제는 성사를 집전할 때와 마찬가지로 복음을 선포할 때도 그리스도의 대리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말씀 전례에 참석하는 공동체는 사제의 힘찬 복음 선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면서 삶으로 증거하려는 결심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복음이 선포되는 동안에 공동체는 독서 때와 마찬가지로 성경을 보기보다는 사제가 선포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귀를 집중해야 한다. 사제는 복음을 봉독한 후에 복음서에 친구하거나 경배하면서 "이 복음 말씀으로 저희 죄를 씻어 주소서"하고 기도한다. [평화신문, 2009년 10월 18일, 조학균 신부(예수회, 전례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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