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오늘 구원자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셨습니다." - 12.2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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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10-12-24 | 조회수396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2.25 토요일 예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이사9,1-6 티토2,11-14루카2,1-14
"오늘 구원자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셨습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천사의 우렁찬 복음 말씀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오늘 너희를 위하여 요셉 수도원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오늘 밤 가난한 땅, 곳곳에서 생명과 빛으로, 희망으로 새롭게 태어나시는 구원자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셨기에 살맛나는, 희망찬 세상이 되었습니다. 예수님 탄생이 없다면 도대체 절망의 어둠 짙은 이 세상을 무슨 맛으로, 무슨 희망으로 살아가겠는지요.
"정의의 태양, 떠오르는 샛별, 영원한 빛이신 주님, 어서 오시어, 어둠 속 죽음의 그늘에 앉아있는 우리를 비추소서.”
오늘 밤 그동안 기도하며 학수고대하던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께서 빛으로 탄생하셨습니다. 예언자 이사야의 예언이 마침내 실현되었습니다. 좋으신 하느님은 우리의 간절한 소원에 응답하여 약속하신 대로 우리에게 구원자 그리스도를 보내 주셨습니다. 어둠 속을 걷던 우리가 오늘 밤 큰 빛을 보았습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우리에게 빛이 비칩니다. 이 절망의 시대에 희망으로, 어둠의 시대에 빛으로, 죽음의 시대에 생명으로 우리 가난한 마음의 구유 안에 탄생하신 구원자 그리스도이십니다.
누구에게나 자명하게 체험하는 구원자 그리스도의 탄생이 아닙니다.
깨어있는 가난한 영혼만이 구원자 그리스도를 체험합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말씀대로 깨어있는 마음 가난한 이들이, 마음 깨끗한 이들이 마음의 눈이, 마음의 귀가 열려 구원자 그리스도의 탄생을 체험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 베들레헴에서 구원자 탄생의 복음을 들은 이는 오직 밤새 양떼를 돌보며 깨어 주님을 기다렸던 가난한 영혼의 목자들이었습니다. 우리 역시 구원자 탄생 소식을 듣고자 이 거룩한 성탄 밤 미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를 향한 주님 천사의 말씀입니다.
“오늘 밤 너희를 위하여 요셉수도원에서 구원자가 태어 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
바로 여기 대림초가 빛났던 이 자리, 성탄 구유에 탄생하신 구원자 그리스도께서 누워계십니다. 성탄의 구유가 상징하는바 가난한 마음입니다. 이 가난한 우리 마음의 구유 안에 생명과 빛, 희망으로 태어나신 주님이십니다. 바로 여기 마음의 구유 안에 계신 구원자 그리스도로부터 샘솟는 생명과 빛, 기쁨과 희망이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가난한 부자로서 살 수 있게 된 복된 우리들입니다. 세상에 기쁨 없이 불행하게 사는, 부자이나 가난한 이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는 가난하지만 생명과 빛, 기쁨과 희망으로 탄생하신 주님을 마음 깊이 모시고 있으니 누구보다 행복한 부자들입니다.
그러니 천사들과 함께 좋으신 하느님을 찬미합시다.
하느님의 은혜가 이토록 크시니, 보잘 것 없는 우리 마음 안에 구원자 탄생시키셨으니, 우리 모두 하느님을 찬미합시다. 찬미의 기쁨, 찬미의 행복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드릴 가장 좋은 선물은 찬미뿐입니다. 어떻게 찬미합니까? 천사들과 함께, 형제자매들과 함께 다음과 같이 하느님을 찬미하십시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하느님께는 영광이 되고 사람들에게는 평화가 되는 구원자 그리스도이십니다. 영광과 평화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한 실재의 양면입니다. 하느님 영광의 열매가 평화요, 세상의 평화가 하느님께는 영광이 됩니다. 하느님께는 영광이 되고 이웃에게는 평화가 되는 삶, 바로 이게 구원의 현실이요 우리 모두에 대한 주님의 소망입니다. 과연 우리의 삶은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처럼 하느님께는 영광이 되고 이웃에게는 평화가 되는 삶인지요.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세상 곳곳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가 침묵 중에 하느님께 영광, 사람들에게 평화를 노래합니다. 지난 20일 조계사에서는 개신교와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조계사 일주문에 성탄을 축하하는 3개의 점등식을 갖고 총무원장은 성탄절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이 또한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열망의 반영입니다.
“예수의 마음, 부처의 지혜로 살아 누구나 예수가 되고 부처가 되자.”
하느님의 소원도 이런 종교 간의 평화로 하나가 된 세상일 것입니다. 이런 조계사의 크리스마스 트리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게, 지난 21일 북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순복음교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서부전선 최전방 애기봉에서 점화식을 가진 대형 트리입니다. 북한을 자극하여 전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애기봉의 성탄 트리는 주님 성탄의 평화에는 정말 어울리지 않습니다.
오늘 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우리를 위하여 구원자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셨습니다. 대림시기, 깨어 주님을 기다리던 가난한 우리 마음의 구유 안에 생명과 빛, 희망으로 구원자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셨습니다. 우리 마음 안,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으로부터 끊임없이 샘솟는 기쁨과 평화입니다. 우리 모두 천사들과 함께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며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합시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오늘 밤 탄생하신 그리스도 예수님의 축복과 은총이 여러분 모두에게 충만히 내리시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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