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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12-26 조회수688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12월 26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The angel of the Lord appeared in a dream
to Joseph in Egypt and said,
“Rise, take the child and his mother and go to the land of Israel,
for those who sought the child’s life are dead.”
He rose, took the child and his mother,
and went to the land of Israel.
(Mt.2.20) 
 
 
제1독서 집회서 3,2-6.12-14
제2독서 콜로새 3,12-21
복음 마태오 2,13-15.19-23
 
어제 어떤 자매님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어젯밤에 저희 본당에도 ***자매님이 성모님 앞에다 쌀하고 미역하고 놓아드렸대요.”

아마도 제가 어제 썼던 새벽 묵상 글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즉, “성모님, 산후조리 중”이라는 글을 보시고 나름대로 생각을 하시고 성모님 앞에 쌀하고 미역을 봉헌하셨나 봅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슴이 많이 따뜻해지면서도 내 자신은 과연 무엇을 했었는가 라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말뿐인 신앙으로는 주님 앞에 제대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탄생하셨을 때를 떠올리면 모든 이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을 낳기 위해서 얼마나 커다란 고통을 겪으셨습니까? 또한 요셉 성인도 예수님의 양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해 보살피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는 꿈을 통해 얻은 메시지를 듣고서 곧바로 이집트로 피신을 가기도 합니다. 그밖에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은 예수님을 직접 목격하고 찬미 찬양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동방박사, 목동들이 바로 그러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스스로도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완전한 인간이 되시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는 조건은 바로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예수님 성모님 요셉 성인이 일구었던 가정을 성가정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만약 자신들에게 맡겨진 일에 피하고 거부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땅의 구원은 당연히 머나먼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행복한 가정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제게 청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행복한 가정은 고통이 없다고, 시련이 없다고, 많은 것들을 다 가지고 있다고 해서 얻어지는 가정이 아님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보다는 자기가 지금 할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면 행복한 가정이란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 내가 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요? 세상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일이며,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이 일을 통해 우리 가정을 거룩한 성가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성가정의 시작은 다른 누구를 통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합니다.

 

타인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고, 자기를 아는 사람은 현명하다(노자).



 

행복의 기준(최전호, ‘첫날은 무사했어요’ 중에서)

말루아에 다녀오는 길, 20분 정도 걸었을까? 도저히 더 이상 못 걷겠다 싶어서 쉴 그늘을 찾을 즈음 당신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젊은이, 이렇게 해가 뜨거울 때는 걷는 게 아니야. 잠시 쉬어 가. 그리고 이 주스 한잔 들이켜. 피로가 싹 가실 거야.”

당신은 시리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길거리 음료수 장수였다.

“정말 그 주스를 마시면 숙소까지 걸어갈 힘이 생길까요?”

“물론이지. 중동의 더위는 맞서는 것이 아니라 피해 가는 거야. 그게 지혜로운 거야.”

당신의 부드러운 음성과, 주스를 따를 때 유리컵과 주전자를 부딪치며 보여 준 묘기 때문에 그늘에서 주스 한잔을 벗 삼아 쉬기로 했다.

“하루에 몇 통 파세요?”

“아침에 준비해 온 한 통을 다 팔면 집으로 돌아가.”

지금은 점심 전이고 그의 커다란 주스 통은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제 생각엔 하루에 두 통 정도는 너끈히 팔 거 같은데요?”

“물론 마음만 먹으면 세 통도 문제없지. 하지만 그만큼의 돈은 필요 없는 걸. 한 통을 팔고 집으로 돌아가 부인이 만들어 준 맛있는 점심 먹고 낮잠을 자면 귀여운 손자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그럼 그때부터 손자들과 노는 거지. 내겐 가장 행복한 시간이야. 돈을 좀 더 벌려고 그 시간을 포기할 순 없지.”

부끄러웠다. 나는 어쩌면 행복은 더 많은 물질 속에서 이루어지고 그것에 비례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내 멋대로 행복의 기준을 당신에게 들이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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