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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1일 토요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세계 평화의 날)-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1-01 조회수647 추천수1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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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토요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루카 2장 16-21절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롤모델 성모님>

 

 

    하느님께서 그냥 편하게 하느님으로 계시지 않고 때로 질퍽질퍽한 진흙탕 같고, 때로 악다구니가 끊이지 않는 전쟁터같이 소란한 이 땅에 내려오신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우리 인간의 유한성을 깨트리기 위해 하느님께서 당신의 속성인 ‘무한성’을 버리시고 유한성을 취하신 결과가 육화강생이 아닐까요? 끝도 없이 깊은 바닥을 헤매 다니는 우리를 더 이상 놔두기 안타까워 밑바닥으로 내려오신 것이 예수님의 마구간 탄생이 아닐까요?

 

    우리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끝도 없는 노력, 정말이지 감지덕지한 노력에 우리도 조금은 응답해야 그것이 최소한의 예의일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이런 노력이 아닐까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내려오시기 위해 그토록 노력하셨는데, 우리도 그분을 향해 조금이라도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발돋움 말입니다.

 

    그런 노력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성화’요 ‘영성생활’이 될 것입니다. 성화의 길이란 하느님을 닮기 위해 노력하는 여정입니다. 성화의 길이란 이 땅에 오신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기 위한 여행길입니다. 참 영성생활이란 깨지기 쉬운 질그릇 같은 우리지만, 그 그릇 내면을 그리스도의 향기로 가득 채우는 일입니다. 부족하고 불완전한 우리 인간 존재지만 노력하고 또 노력하면 언젠가 하느님을 닮을 수 있다는 확신을 지니는 일입니다.

 

    이런 면에서 성모님의 생애는 오늘날 우리 모두를 위한 제대로 된 ‘롤모델’입니다. 그녀의 삶을 묵상하다보면 성화의 길이 무엇인지, 참 영성생활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녀는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셨지만 절대로 우쭐한 법이 없었습니다. 구세주 탄생이란 하느님의 큰 사업에 가장 큰 협조자로서 뭔가 기대할 만도 한데 결코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그저 한평생 자신 앞에 벌어진 모든 일에 대해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습니다. 기도하고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진의를 찾아나갔습니다. 자신이 해야 할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별 것도 아닌 인간 존재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첨단과학이 점점 발전하면서, 인간은 큰 착각에 빠집니다. 인간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착각, 그러면서 하느님의 영역, 하느님의 자리는 조금도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따지고 보니 인간 측의 가장 큰 문제는 겸덕의 결핍이군요. 내 힘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도를 넘어서는 지나친 자신감이 문제입니다.

 

    이런 면에서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성모님의 겸손이 유난히 돋보입니다. 성모님이 어떤 분이셨습니까? 영광스럽게도 하느님을 자신의 태중에 모신 분이십니다. 과분하게도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품에 안으신 분입니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충분히 그랬을 겁니다. “내가 누군 줄 알아? 이 몸으로 메시아를 낳은 사람이라구. 우리 아들이 하느님의 아들 예수라구!”

 

    그러나 성모님은 참으로 겸손하셨습니다.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초지일관 겸손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쓰시겠다고 하니 기쁜 마음으로 자신의 몸, 자신의 인생 전체를 다 내어드렸습니다. 자신의 한 몸 희생하여 하느님의 인류 구원 사업에 조그만 기여라도 한다면 참으로 영광이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이토록 겸손했던 성모님이었기에 하느님께서는 그녀의 머리 위에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왕관을 씌워주십니다. 끝없이 밑으로 내려서는 성모님을 하느님께서는 가장 높은 곳으로 올리십니다. 그 자리가 바로 ‘천주의 성모’ ‘하느님의 어머니’였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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