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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1-01-01 조회수465 추천수3 반대(0) 신고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초    점:

마리아의 지위는 예수님의 지위에서 나온다.
예수님이 이스라엘 백성이 기다리던 메시아 그리스도임을,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깨달은 교회는 서슴없이 예수를 낳고 기르신 마리아를
'천주의 모친'이라고 불렀다.

구원 역사 안에서 마리아의 특별한 위치와 기여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1.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는 교인가?


우리 주변의 프로테스탄 신자들이 가끔 천주교를 비난할 때, "천주교는 예수님을 믿는 교가 아니라 마리아를 믿는 교회이다."고 말한다. 왜 그런 말을 하는가? 성당 마당에 들어서면 어느 성당이나 성모마리아 상(像)이 모셔져 있고, 한해를 시작하는 1월 1일을 마리아의 축일로 지낼 뿐만 아니라, 그 축일의 이름도 '천주의 모친 마리아 대 축일'이다. 한 인간을 '하느님의 모친'이라니 얼마나 엄청난 호칭인가? 더구나 한국 교회는 이 축일을 주일이 아니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축일'로 지낸다. 그리고 계절의 여왕인 5월을 성모님께 봉헌하고 성모성월로 지낸다. 어디 그 뿐인가? 다른 기도는 몰라도 성모송을 계속 바치는 '묵주의 기도'를 모르는 신자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이렇게 성모님께 대한 교회의 애정과 정성이 남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가 성모님께 바치는 이러한 공경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성탄의 기쁨을 경축하는 8일 동안의 축제가 오늘로 마감된다. 어떤 분의 탄생을 축하한다면 그분의 어머님을 그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오늘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 아침을 여는 1월 1일이다. "시작이 반이다."는 말이 있듯이 참으로 한해에 있어 중요한 날이다. 그런데 교회는 이 날을 성모님께 바치고 있는 것이다. 무슨 이유인가?

구약은 신약에로 인도하는 빛이며, 구약의 모든 계시와 예언이 신약에서 완성된다. 구약은 구세주의 오심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시기였다. 말하자면 구약은 메시아의 오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예수의 탄생은 신.구약을 가르는 분기점이 아닌가? 마리아는 그 극적인 사건, 즉 메시아의 탄생 사건의 핵심에 자리하고 계신 분이시다. 마리아를 통해서 신약의 새 빛이 비춰오기 시작했기에 새해 첫날에 마리아의 축일을 지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2. 마리아는 언제부터 '천주의 모친'으로 불리었는가?

한 여인을 '하느님의 어머니' 즉 '천주의 모친'으로 부르는 것은 합당한가? 교회는 왜 이 엄청난 호칭을 마리아에게 드렸는가?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엘리사벳은 마리아에게 "주님의 어머니께서 나를 찾아주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하며 경탄하였다.

교회가 마리아에게 '천주의 모친'이란 이름을 드린 것은, 서기 431년 에페소 공의회 때의 일이다. 아주 오래된 일이다. 교회사를 보면, "예수는 뛰어난 인간일 뿐이지 결코 신(神)이 아니다."하며 예수님의 신성(神性)을 부인한 '아리우스 파'의 주장이 있었다. 서기 325년 니케나 공의회에서 아리우스파의 주장을 이단(異端)이라고 단죄하였다. 그 후 서기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는 신성(神性)과 인성(人性) 두 위격이 있다고 주장한 '네스또리우스'의 주장을 또한 이단으로 단죄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이 한 위격(位格)안에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예수님이 바로 제2위 성자임을 확고히 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하여 마리아에게서 태어난 그 예수가 바로 하느님 제 2위 성자이시기에 당연히 마리아를 '천주의 모친'으로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역적(逆賊)을 낳은 여자는 역적의 모친이 되고, 성군(聖君)을 낳은 여자는 성군의 모후(母后)가 되는 것이 아닌가?

마리아의 위상(位相)은 항상 예수 그리스도의 위상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신학이나 신심의 발전을 보더라도 마리아론(論)은 항상 그리스도론(論)에서 나오게 되어 있다. 마리아께 대한 공경과 신심은 주님이신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마리아가 예수를 낳고 기르신 분이 아니라면 교회가 마리아를 공경할 아무런 이유도 없는 것이다. 교회는 예수님의 신성(神性)을 깨닫고 믿었기에, 일찍부터 마리아에게 '천주의 모친'이라는 엄청난 '호칭'을 드렸던 거이다.


3. 마리아는 그저 운 좋은 여자인가?

마리아는 '운 좋게' 구세주의 어머니로 선택되어, 뭇 사람들의 공경과 사랑을 받게된 스타인가? 결코 그렇지가 않다. 마리아는 예수를 잉태한 그 순간부터 그의 생애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그 길을 가는 예수는 이해하기 힘든 아들이었다. 자신의 인생에 불어닥친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의 손길은 갖가지 시련을 안겨주었다. 불가사의한 출산, 피난, 아들의 엉뚱한 언행, 아들의 가출, 방랑 설교가가 된 아들, 사형수 어머니 등등 시련의 연속이었다.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나를 어디로 내몰고 계시는가?" 마리아는 이런 의문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헤아려야 했다. 그러나 한 번도 하느님의 원망하기보다는 줄곧 "그대로 내게 이루어지소서.(fiat)"를 반복하는 삶이었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때로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때가 많다.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오는지?" 이해하기 힘들 때 우리도 성모님처럼 "당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하며 그분께 온전히 우리를 내맡길 수 있어야 하겠다. 오늘 본기도의 말씀대로 "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생명의 근원이신 당신 성자를 맞아들이게 되었사오니, 우리로 하여금 성모 마리아는 또한 우리의 전구임을 깨닫게 하소서." 하며 정성되이기도하자.

-마산교구 유 영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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